LG전자, G2와 넥서스5 많이 팔았는데... 적자?
LG전자가 2013년 4분기 스마트폰 판매량 1,320만 대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한 분기에 1,300만 대를 돌파한 것은 LG전자에게 처음 있는 일이다. LG전자 관계자는 LG G2, 넥서스5 등 LTE 스마트폰이 시장에서 선전하며 전체 판매량 증가에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연간 판매량도 4,759만 대를 기록해, 2012년 2,620만 대와 비교해 82% 증가했다.
이런 호조에도 불구하고 LG전자 MC사업부는 2013년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적자를 기록했다. MC(Mobile communications)사업부의 2013년 4분기 영업적자는 434억 원이다. 2012년 4분기 영업이익 565억 원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크게 떨어졌다. 반면 2013년 4분기 매출액은 3조 5,515억 원으로, 2012년 4분기 매출액보다 28% 성장했다. LG G2와 넥서스5를 말 그대로 '불티나게' 팔았지만, 오히려 적자를 봤다는 뜻이다.
LG전자는 지난 2013년 7월, 옵티머스G의 차기작의 이름을 LG G2로 확정하면서 앞으로 출시할 G시리즈에서 '옵티머스'라는 이름을 빼기로 했다.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세계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포석이라는 것이 LG전자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 브랜드 프리미엄화 전략과 글로벌 마케팅을 위한 투자 증가가 영업 적자의 배경이다. 여기에 중국 기업이 스마트폰 시장에 뛰어들면서 가격 공세를 펼친 것도 영업 이익 악화에 한몫했다.
LG전자는 3분기와 4분기 적자를 기록 했지만 큰 손해를 본 것은 아니다. 앞서 말한 것처럼 실제로 제품을 판매해 얻은 매출액을 약 3조 5,000억 원으로 높였으며, 적자규모도 마케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2013년 3분기보다 줄였다. 797억 원이던 2013년 3분기 적자 규모는 4분기 48% 감소해 434억 원을 기록했다.
여기에 LG전자가 올 상반기와 하반기에 출시할 제품이 맞물리면 적자 규모를 더 줄일 수 있을 전망이다. LG전자는 2014년 상반기에 '옵티머스G 프로'의 후속작인 'LG G프로2'를 출시할 계획이며, 하반기에는 LG G2의 후속작 'LG G3'를 선보일 예정이다.
다만, 2014년 상반기 MC사업부의 흑자전환 여부는 미지수다. LG전자는 삼성전자나 애플 등의 기존 경쟁 기업 외에도 화웨이, ZTE, 샤오미 등 중국의 경쟁자를 신경써야 한다. 환율 변동 역시 순이익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예의주시해야 한다.
LG전자 관계자는 이런 상황의 해결책으로 '투 트랙' 전략을 제시했다. G시리즈 등의 프리미엄 제품에 대한 마케팅 강화는 물론, 최근 성장하고 있는 보급형 스마트폰 시장에 L시리즈(LG전자 보급형 스마트폰) 제품을 출시해 수익성과 성장성을 모두 노리겠다는 의미다. 또한, 기존 프리미엄 제품에만 탑재하던 UX(사용자 경험)도 보급형 제품까지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사실 LG전자의 해결책은 지난해와 동일하다. 이 전략으로 2013년 상반기에 어느 정도 재미를 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변수가 많은 스마트폰 시장에서 같은 전략을 고수하는 것만이 능사일지 조금 의문이다.
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