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쇼핑 시대, 핵심 트렌드와 과제는?
스마트폰 사용자 5명 중 4명은 '모바일 쇼퍼'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가 4,000만 명에 달한 가운데, 모바일 쇼핑 이용자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글로벌 모바일 광고 기업 인모비가 지난 15일 발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스마트폰 사용자 5명 중 4명은 모바일 기기를 통해 소비재를 구입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스마트폰을 통한 모바일 쇼핑은 앞으로 더욱 가속화돼 트렌드로 자리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온라인쇼핑협회가 10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해(2013년) 국내 모바일 커머스 시장 규모는 2012년보다 130% 성장한 3조 9,700억 원 규모에 달했다. 올해는 지난 해보다 91.4% 성장한 7조 6,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모바일 쇼핑 시장 및 모바일 쇼핑 시스템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짚어본다.
모바일 쇼핑 성장 동력은? '소셜커머스'
현재 모바일 쇼핑 시장을 이끄는 주요 동력은 소셜커머스다. DMC 미디어가 2013년 12월 발표한 '2013 디지털 소비자 조사'에 따르면, 실제 온라인 쇼핑 시 스마트폰 이용률은 25.7%로 2012년 대비 94.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소셜커머스 이용은 9.3%에서 33.8%로 폭발적으로 늘어 263.8%의 증가율을 보였다.
실제로 소셜커머스 업체별 모바일 결제 비중이 크게 증가했다. 티켓몬스터는 지난 12월 티몬의 모바일 결제 비중이 주간 단위로 62%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9월 모바일 결제 비중이 52%를 차지한다고 발표한 후 불과 3달 만에 나타난 수치다. 티몬 측은 모바일 퍼스트 전략, 몬스터 세일 등 모바일 중심 마케팅 활동을 전개해 온 것을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쿠팡은 코리안클릭이 집계하는 모바일 UV 순위에서 2012년 7월 이후 16개월 동안 전자상거래 업계 전체에서 1위를 유지했다. 지난 11월 쿠팡에 따르면, 2013년 쿠팡의 모바일 거래액은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며 PC 거래액을 추월하기 시작, 최대 60%의 비중을 보이고 있다.
소셜커머스 업계가 모바일을 필두로 크게 성장하자 최근에는 오픈마켓, 홈쇼핑, 대형마트도 모바일 업계에 공격적인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 현재 오픈마켓과 홈쇼핑 등의 모바일 매출 비중은 20% 이하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각 업체들은 모바일 앱 UI 개선, 큐레이션서비스의 도입 등 모바일 비중을 확대하고자 힘쓰고 있다.
모바일 쇼핑의 과제, 사용자 경험
모바일 쇼핑 상승세는 시장 성장을 견인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되나, 아직 모바일 쇼핑 업계가 나아가야 할 점도 많다. 가장 큰 장벽은 모바일 결제의 안정성과 편의성 등이다. 많은 소비자들이 개인정보 유출과 해킹에 대한 우려, 공인인증서의 번거로움에 불편을 겪고 있다.
DMC 미디어가 지난 2월 발표한 '모바일 결제 서비스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모바일 뱅킹을 가로막는 주요 요인으로 응답자의 41.2%가 '개인정보 보안 및 해킹에 대한 우려'를 꼽았다. 이어 공인인증서 이용 과정의 번거로움(34%), 휴대폰 분실에 따른 우려(30.7%)를 지적했다.
모바일 쇼핑 시 사용자 만족도도 개선되어야 한다. DMC 미디어가 2013년 3월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온라인 쇼핑과 모바일 쇼핑에 대한 만족도를 묻는 질문에 온라인 쇼핑의 만족도(55.6%)가 모바일 쇼핑(6.8%)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모바일 쇼핑을 하지 않는 이유로는 작은 화면의 불편함(84.4%)이 압도적으로 높았으며, 다음으로 인터넷 사용환경의 제약(42.4%), 보안에 대한 불안감(41.8%) 때문인 것으로 조사됐다.
향후 모바일 쇼핑 사용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관련 업계는 간편한 결제 시스템과 보안 강화, 쇼핑 편의성 등을 개선하는 데 주력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모바일 결제의 딜레마, 안전성과 편의성
문제는 모바일 쇼핑 시 안정성과 편의성을 동시에 향상한다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모바일 쇼핑 시 이용 과정의 번거로움은 해소되어야 하나, 역설적으로 모바일 결제가 간편해지면서 따르는 문제점도 있다. 지난 16일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최근에는 초등학교 6학년 자녀가 게임 아이템으로 1,720만 원을 결제한 사건이 있었다. 해당 보도는 지난 해 콘텐츠 분쟁 5183건 중 미성년자 결제가 46%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해외에도 유사한 일이 많다. 최근 애플은 부모 동의 없이 앱스토어와 인앱 방식으로 결제된 금액 345억 원을 환불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비단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의 문제가 아니다. 스마트폰으로 누구나 손쉽게 결제를 할 수 있다는 것은 스마트폰 분실 시 위험도 그만큼 커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온라인 전자상거래는 거래를 할 때마다 복잡한 인증 과정을 거치지만, 모바일 전자상거래는 터치 몇 번으로 결제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보안에 더욱 취약하다. 이제 스마트폰 분실은 신용카드 분실과도 같은 상황이 될 수도 있다. 아니, 신용카드보다 스마트폰을 잃어버렸을 때 대처하기가 더욱 까다롭다.
이처럼 모바일 결제의 편의성과 안전성을 양립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이에 대한 업체들의 고민도 깊다. 새로운 기술을 대처 방안으로 제시하는 기업도 있다. 예를 들어 팬택은 지난 6일 자사의 지문인식 스마트폰 3종(시크릿 업, 시크릿 노트, 베가 LTE-A)을 통해 지문으로 카드 결제를 할 수 있는 모바일 안전결제 서비스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지문 인식 기능이 더해진 모바일 안전결제 서비스에서는 비밀번호 유출 시를 대비해 비밀번호와 지문을 함께 입력해야 결제를 완료할 수 있다.
이와 같은 딜레마를 해소하려면 전자상거래 업계, 스마트폰 제조사, 통신사, 소프트웨어 업체, 그리고 소비자들의 고민이 충분히 논의되어야 한다. 또한 관련 업계는 모바일 쇼핑 생활을 개선하는 방안 및 기술에도 촉각을 기울여야겠다.
글 / IT동아 안수영(syah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