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연근무제 본격 확산… 얻을 수 있는 효과는?

이상우 lswoo@itdonga.com

오늘날 전 세계에서 가장 오랜 시간 일하는 사람은 한국인이라고 한다. 한 취업포털 사이트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3년 하루 평균 근로시간은 약 9시간 26분으로 2008년과 비교해 약 40분 줄었지만, 법정 근로시간(8시간)과 비교했을 때 여전히 1시간 26분 더 일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04년부터 법정 근로시간을 40시간으로 점차 단축해 왔다. 하지만 연평균 근로시간은 2,092시간(OECD, 2012년)에 이르며, 이는 OECD 국가 평균 근로시간인 1,705시간보다 많다. 가까운 일본(1,765시간)과 비교하더라도 327시간 많다. 프랑스는 2000년부터 국가적으로 주당 35시간 근무제를 실시했지만, 프랑스 사람들은 이조차도 많다고 말하는 것을 볼 때 한국은 다른 국가와 비교해 많은 시간을 업무에 투자하고 있다.

유연근무제 증가추세
유연근무제 증가추세

사무 공간 컨설팅 그룹인 리저스(Regus, www.regus.com)가 95개국 근로자 수 2만 명 이상 기업의 임원 및 경영진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한국인 응답자 70%는 업무관련 스트레스 관련 질환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절반 이상(55%)이 업무에 대한 걱정으로 수면 시간이 줄었다고 응답했다. 이번 조사에서 주목할 만한 것으로 응답자 64% 자율 출퇴근제 등의 유연근무제가 스트레스를 완화하는 데 중요하다고 말했다. 유연근무제란 근로자의 개인 여건이나 특성에 따라 이루어지는 다양한 범위의 근무제도로, 자유로운 출퇴근 시간, 재택근무, 시간제근무, 자유로운 장소에서의 업무 등이 있다.

유연근무제와 관련된 국내 대표적 사례로 최근 서울시가 행정국 소속 공무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유연근무제를 들 수 있다. 서울시는 올해(2014년)부터 모든 직원에게 유연근무제를 의무화하기로 발표했고, 실제로 모든 직원에게 이를 의무화했다. 이러한 흐름에 올라타는 듯, 서울시의 발표가 있은 후 국내 한 대기업에서 전 직원을 대상으로 유연 근무제를 도입했다.

이렇게 공공기관에서 유연근무제를 도입하고, 대기업이 유연근무제 도입을 추진하는 이유가 무엇 일까? 가장 큰 이유는 유연 근무제가 근로자의 삶의 질을 높이며 업무효율 향상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유연근무제를 실시하고 있는 국내 기업 중 83%는 유연근무제를 통해 생산성이 증가했고, 89%의 기업은 수익 증가를 이루었다고 밝혔다(리저스 설문조사 결과). 또한, 유연한 근무를 통해 활력과 동기부여를 느낀다고 밝혔으며(83%), 이것이 생산성과 수익성 증대의 이유일 것이라고 답했다.

스트레스
스트레스

조직심리학자 토마스 콕스(Thomas Cox)는 "근로자에게 그들이 일하는 시간과 방식을 조절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업무 스트레스를 줄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언제, 어떻게 업무를 수행할지 선택할 수 있는 자유를 제공함으로써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 동안만큼은 직장 스트레스와 업무 생각 등으로 가득 차지 않도록 보장해야 한다. 근로자는 이를 통해 더 나은 삶의 균형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고 밝힌 바 있다.

유연근무제는 필수적인 국가적 제도가 되어야 한다거나, 모든 기업이 실천해야 하는 업무 시스템이 아니다. 그러나 위의 결과를 보면, 효율적인 근무환경을 추구하는 기업이 더욱 건강한 업무환경을 제공하고 근로자의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한 가지 방법이 될 수 있음을 볼 수 있다.

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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