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화상영어서비스에 철학을 담고 싶어요", 아미고톡 변노을 대표
전화영어/화상영어 회화학습이 인기를 끌면서 이를 제공하는 서비스 업체가 많아졌다. 저마다 높은 강사 수준, 효율적이고 체계적인 커리큘럼 등을 내세우고 있어 독특한 교육철학이 담긴 교육 서비스를 찾기가 쉽지 않다. 대형 콜센터에서 강사를 아웃소싱하는 업체가 대부분이라, 가격만 다를 뿐 제공하는 서비스는 사실상 대개 비슷하기 때문이다.
이에 스마트폰을 활용해서 예습과 복습을 할 수 있는 전화/화상영어 시스템을 개발한 업체가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전화영어서비스 업계에서 젊은 여성CEO의 맨파워를 발휘하고 있는 변노을 대표가 운영하고 있는 '아미고톡(www.amigotalk.com)'이다. 아미고톡은 기존의 전화/화상영어 서비스와 같이 강사와의 일대일 수업에서 끝나지 않고, 총 5번에 걸쳐 핵심 표현을 스마트폰으로 전송해 주는 스마트회화 과정을 최근 신설했다.
변노을 대표는 대학서 영문학을 전공하며 유학이나 어학연수를 꿈꿨지만 가정형편상 여의치 않아, 외국에 나가지 않고도 영어회화를 잘 할 수 있는 방법을 열심히 찾았다. 그러다 우연히 접하게 된 외국인 전화영어회화를 통해 지금의 아미고톡 사업 구상을 그리게 됐다. 당시 자신에게 영어회화 수업을 진행했던 필리핀 강사를 고용하여 지금까지 함께 일하고 있다.
"원어민이 아닌 필리핀 영어강사에 대해 더러는 부정적인 의견을 보이는데요. 영어회화 학습에 있어서 중요한 건 강사의 출신성분보다는 강사와의 호흡, 그리고 그로 인한 흥미라고 생각해요. 수다처럼 즐겁게 대화하면서 회화를 익히는 거죠. '누가 가르치는가'가 아니라 '얼마나 재미있는가'에 사업의 초점을 맞추고자 했습니다."
하지만 특별할 것 없는 전화/화상영어서비스에서 학습의 재미를 추구하기란 그리 쉽지 않다. 재미를 느끼려면 수업 내용을 완벽하게 파악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암기해야 할 것이 적지 않다. 변 대표는 수강생들의 암기 효율을 높이기 위한 학습법을 마련해야 했다.
"전화영어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쉽지 않은 고민이었어요. 학창시절에 제가 공부하던 방식을 떠올려 반복 학습이 가장 효과적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전화영어 수업 전에 학습 내용을 MP3 파일로 녹음해 수강생이 이를 내려받아 예습, 복습할 수 있도록 했어요. 생각보다 수강생들의 반응이 꽤 좋아서 정식과정으로 구성했습니다."
아미고톡의 '스마트회화' 과정은 수업 전후의 핵심 표현과 단어/숙어 등을 MP3 파일로 저장해 스마트폰 등으로도 들을 수 있다. 아미고톡은 총 5차례에 걸쳐 MP3 파일을 제공한다. 본 수업까지 포함하면 총 6번의 반복 학습을 진행할 수 있다. 이와 함께 단조로운 학습에서 벗어나고자 '아톡이'라는 학습 프로그램을 개발해 수강생의 학습 진도와 수업 진행을 돕도록 했다.
"요즘의 스마트폰은 통신기기를 넘어 완벽한 학습기기이기도 합니다. 하루종일 손에서 놓지 않는 만큼 이를 학습에 활용하면 효과가 높을 거라 생각해요. 아톡이 프로그램도 이를 토대로 개발됐습니다. 스마트폰에 아톡이 앱(애플리케이션)을 깔고, 음성으로 '수업연기'를 입력하면 수업이 자동 연기되고, '수업노트'라 입력하면 수업 내용 MP3 파일을 자동으로 내려받게 되죠. 천편일률적인 전화영어 학습이지만 무언가 스마트한 트렌드가 반영돼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변 대표는 영문학을 전공했고 지금 영어교육 업체를 운영하고 있면서도 영어 때문에 고민하는 경우가 많다고 고백한다. 특히 어학연수나 유학 만이 회화실력을 키우는 유일한 방법이라 여기는 사람들의 편견을 바꾸는 게 가장 어렵다 말한다. 그가 5년 전 전화영어서비스 업체를 설립한 계기도, 외국을 나가지 않아도 얼마든지 회화실력을 쌓을 수 있다는 확실한 믿음이었다. 지금도 그 믿음은 결코 변함 없고 이를 아미고톡 수강생들로 증명하겠다고 다짐한다.
"영어학습은 헬스와 같다고 생각해요. 운동하는 정도에 따라 근육이 성장하듯 영어도 학습한 만큼 실력이 향상되거든요. 학습한 걸 일상 대화에서 그대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학습 장소와 상대는 부수적인 요소일 뿐이에요. 시설 좋은 헬스장 며칠 다닌다고 근육이 만들어 지는 게 아닌 것처럼, 한두 달 언어연수 갔다 온다고 회화능력이 생기는 게 아닙니다. 언제 어디서든 '반복 학습'이 가장 중요하다고 믿습니다."
아미고톡의 '아미고'는 '친구'라는 뜻의 스페인어다. 변 대표는 그 뜻에 맞춰 앞으로 영어버전 홈페이지를 개설하여, 아미고톡을 외국인과 자유로운 의사 소통이 가능한 공간으로 개선할 생각이다. 영어회화는 친구처럼 편한 상대와의 대화를 통해 공부해야 된다는 학습철학 때문이다.
"영어는 물론이고 모든 언어가 그렇지만 학습이 부담스럽고 지루하면 금방 포기하게 된다. 친숙함과 재미를 추구하면서 나름의 교육철학이 담기지 않으면 교육 서비스의 생명은 짧을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전화영어서비스 업체로는 쉽지 않겠지만, 이후로도 아미고톡 만의 교육철학과 의지를 담은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싶습니다."
글 / IT동아 이문규 (munc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