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진일보하는 소셜쇼핑, 큐레이션/섭스크립션 커머스
과유불급(過猶不及). '지나치게 많으면 없느니만 못하다'는 의미의 성어다. 정보의 홍수 속에 사는 현대인들에게 적합한 말이기도 하다. 인터넷 등을 통해 매일 쏟아지는 엄청난 양의 데이터 속에서 정작 자신에게 필요한 정보만을 찾아내기가 더욱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자신이 원하는 정보를 찾아주는 큐레이션(Curation) 서비스가 정보홍수시대의 개인해결사로서 인기를 끌고 있다.
큐레이션은 원래 박물관이나 미술관 등에서 각종 작품 수집, 전시를 기획함으로써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는 작업을 말하며, 그런 일을 하는 사람을 큐레이터(Curator)라 부른다. 이러한 큐레이션 개념이 온라인 상거래에 접목되며 파생된 것이 바로 '큐레이션 커머스(Curation Commerce)'다. 즉 큐레이터(상품전문가)가 온라인 상의 수많은 상품 중에 소비자에게 딱 맞는 것만 골라 주어 쇼핑의 피로와 수고를 줄인다는 뜻이다.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지인들과 함께 공동구매하여 가격을 낮추는 소셜커머스(Social Commerce)에서 한단계 진보한 소비형태다. 여기에 자신에게 필요한 상품을, 마치 신문/잡지 정기구독하듯 정기적으로 구매하여 받아보는 이른 바 '섭스크립션 커머스(Subscription Commerce)'도 새롭게 등장했다. 인터넷, 이동통신, 모바일기기의 IT 기술이 소비자의 구매패턴까지 바꿔놓고 있다.
전문가가 콕콕 집어주는 족집게 쇼핑 - 큐레이션 커머스
큐레이션 커머스의 상품전문가는 일반적인 MD(머천다이저, merchandiser)와 달리 업체가 아닌 소비자에게 초점을 맞춘다. 즉 해당
소비자의 평소 구매 상품(혹은 관심 상품), 지출 비용, 주요 구매처 등의 개인쇼핑정보를 토대로 소비자의 입장에서 소비자에게 적합한 상품을
추천한다. 소비자는 양질의 상품을 고르느라 시간을 소비할 필요가 없으며, 자신의 취향과 성향에 맞춘 상품전문가가 직접 여러 상품을 비교,
분석하여 추천해 주니 믿고 구매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시간과 돈을 허비하지 않도록 도와준다.
국내의 대표적인 큐레이션 커머스로는 '미스터쿤(www.mrkoon.co.kr)', '디블로(www.dblow.com)', '미미박스(www.memebox.co.kr) 등이 있으며, 몇 천원 대의 아이디어 상품부터 주방용품, 사무용품, 화장품, 가구, 디지털 기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상품이 큐레이션들의 추천으로 판매되고 있다. 최근 들어 국내에서는 접하기 어려운 독특한 상품이 인기를 끌면서 큐레이션 커머스의 입지를 견고히 하고 있다.
원하는 상품이 다달이 집으로 배달 - 섭스크립션 커머스
큐레이션 커머스와 유사하지만, 기존 구매 상품이나 관심 상품을 매번 구매할 필요 없이 소정의 '구독료'를 지불하고 해당 상품을 주기적으로
받아보는 구독형 구매 서비스다. 즉 상품 큐레이터가 선별한 상품이 매주 혹은 매달 집으로 배달된다.
예를 들어, 쇼핑할 시간이 없는 남성직장인을 위해 그의 취향과 성향에 맞춘 셔츠와 타이를 때에 맞춰 보내는 형태다. 여기서 섭스크립션 커머스는 구독자(소비자)와 공급자(상품제조사) 사이에서 중간자 역할을 한다. 소비자는 섭스크립션 커머스에 가입하면서 자신의 취향과 성향 등의 개인정보를 공유하며, 섭스크립션 커머스는 이를 토대로 적절한 공급자와 상품을 선별해 소비자에게 배송한다. 물론 상품이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 반품하거나 구독을 중단할 수도 있다.
이미 해외에서는 다양한 산업분야를 아우르는 섭스크립션 커머스가 성행하고 있으며, 몇몇 업체는 대규모 투자까지 받으며 급격한 성장세를 타고 있다. 국내의 경우 '글로시박스(www.glossybox.co.kr)'의 화장품 구독 서비스, '에스티오(STO) 셔츠매거진(www.shirtsmagazine.com)'의 셔츠 구독 서비스, '덤앤더머스(www.dummerce.com)'의 직장인 생활용품 구독 서비스 등이 섭스크립션 커머스로 확실한 자리매김을 했다.
실례로 '셔츠매거진'은 가입 후 회비 10만 원을 내면 STCO 브랜드의 셔츠와 넥타이, 화장품, 양말 등 중에서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을 골라 매달 사용할 수 있다. 또한 매달 셔츠 한 벌씩 1년 최대 12 벌의 셔츠를 받을 수 있다.
빅데이터 시대와 소셜커머스의 과제
이러한 큐레이션 커머스, 섭스크립션 커머스가 가능하게 된 배경에는 빅데이터(Big Data)가 자리한다. SNS와 인터넷 등을 통해 매일
생산되는 데이터를 축적, 분석하여 의미 있는 정보로 가공하는 IT 핵심 트렌드인 만큼 시간이 지날수록 소비자의 일상에 더욱 깊숙이 파고들
것으로 예측된다. 그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진일보한 커머스가 등장하겠지만 개인정보의 남용/악용이라는 맹점도 수반된다. 이와 함께 소비자와
커머스 주체, 상품제조사 간의 긴밀한 신뢰체계가 구축되지 않으면 빅데이터 분석 자체가 무의미해진다. 따라서 소셜커머스, 큐레이션 커머스,
섭스크립션 커머스로 이어지는 미래지향형 상거래 트렌드가 한때의 유행으로 끝나지 않으려면 상호 신뢰를 기반으로 한 안전한 데이터 활용이 최대
관건이라 하겠다.
글 / IT동아 이문규 (munc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