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난하게 쓸 수 있는 태블릿PC, 에이서 아이코니아 A3-A10
최근 등장하는 태블릿PC를 보면 강력한 성능 및 확장성으로 기존 노트북의 업무 환경을 가져오는가 하면, 사양은 낮지만 긴 배터리 사용시간과 사용 편의성으로 '엔터테인먼트'에 최적화한 제품들이 많다.
사실 이전까지는 태블릿PC의 포지션이 조금 애매했었다. 기능 대부분이 스마트폰과 유사하며, 업무 생산성도 노트북과 비교해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그런데이런 태블릿PC가 각각의 정체성을 찾아가며 소비자의 이목을 끌고 있다. 실제로 시장조사기관 가트너가 발표한 자료를 보면 2013년 태블릿PC의 전세계 출하량은 1억 8,400만 대에 이르며, 2014년까지 3억 6,320만 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태블릿PC의 용도가 대한 소비자의 용도가 뚜렷해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여러 태블릿PC 제조업체도 이런 상황에 맞춰 다양한 태블릿PC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필자가 이번에 소개할 제품은 에이서가 조만간 국내 출시할 10인치 안드로이드 태블릿PC '아이코니아 A3-A10(이하 A3)'이다. 이 제품은 긴 배터리 성능과 각종 편의기능을 갖춰, 콘텐츠 감상에 최적인 제품이다.
몇 가지 사용자 편의기능
A3의 눈에 띄는 편의기능은 크게 두 가지다. 우선 '터치 웨이크앱(Touch WakeApp)'이다. 터치 웨이크앱은 태블릿PC 화면이 꺼진 상태에서 간단한 터치 동작만으로 설정한 앱을 바로 불러오는 기능이다. 이 기능이 인식하는 동작은 크게 두 가지로, 화면 양쪽 아래를 엄지손가락으로 잡는 것과 손가락 5개를 화면에 올리는 동작이다. 자신이 자주 사용하는 앱을 여기에 등록하면 쉽고 빠르게 해당 앱을 불러올 수 있다. 예를 들어 카메라 기능을 양쪽 엄지로 실행하도록 등록했다면, 이 기능으로 앱을 바로 실행한 뒤 태블릿PC를 잡은 손을 바꿀 필요 없이 그대로 사진을 촬영할 수 있다. 만약 이 기능을 쓰지 않는다면 화면을 켜고 잠금을 푼 뒤 카메라 앱을 실행하고 사진 촬영하기 좋은 자세로 손을 바꿔 잡아야 한다. 단, 패턴이나 비밀번호 등으로 암호를 설정했다면 앱이 아닌 암호 해제화면이 나타나고, 이후 앱이 실행된다.
A3를 바닥에 수평으로 놓으면 우측 하단에 평소에는 보이지 않던 항목이 생겨난다. 바로 '인텔리 스핀(IntelliSpin)'이다. 이 기능은 제품을 바닥에 놓고 회전시켰을 때 거기에 맞춰 화면이 자동으로 회전하는 기능이다. 태블릿PC를 손에 잡고 사용하면서 가로 혹은 세로로 사용할 때 화면이 회전하는 것과 같다. 10인치 크기의 태블릿 PC는 들고 사용하는 일보다 책상에 놓고 사용하는 일이 많으니 은근히 편리하다. 이 기능은 터치 한 번으로 간편하게 켜고 끌 수 있다.
음장 기술은 좋지만 스피커 성능은 조금 아쉬워
음장 기술로는 '돌비 디지털 플러스(Dolby Digital Plus)'를 탑재했다. 돌비 디지털 플러스 기능을 켜고 음악이나 영화를 감상하면, 일반 소리로 감상할 때보다 더 깊고 풍부한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돌비 앱을 실행하면 영화, 게임, 음악, 대화 강조 등 다양한 기본 설정을 선택하거나, 사용자 취향에 따라 이퀄라이저를 설정할 수 있다.
다만, 내장 스피커 성능은 음질에 민감한 사용자라면 만족하기 어렵겠다. A3는 제품 양쪽으로 스테레오 스피커를 내장했는데, 스피커 출력이 낮아 소리가 가볍고 고음처리도 깔끔하지 않다. 만약 돌비 디지털 플러스의 음장 기술을 제대로 즐기고 싶다면 외장 스피커나 헤드셋을 사용해야겠다.
배터리 성능은 만족스러워
에이서는 이 제품의 배터리 사용시간을 11시간이라고 소개했다. 7,080mAh 대 용량 배터리를 채택했으며, 프로세서의 전력소모량도 적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말을 그대로 믿을 수는 없으니 실제 배터리 성능을 확인해봤다.
와이파이를 끄고 화면 밝기 및 음량(이어폰 사용)을 최대로 설정해 HD급(720p) 영화 한 편을 끝까지 재생했다. 영화 1편을 재생하는데 소모한 배터리는 약 33%로, 영화 3편(약 7시간)까지 이어볼 수 있는 수준이다. 10인치 태블릿PC로는 양호한 편이지만, 화면 밝기 및 음량을 적절한 수준으로 조절하더라도 에이서가 밝힌 11시간까지는 조금 무리가 있어 보인다. 11시간 가까이 사용하려면 화면을 아주 어둡게 해야 할 듯하다.
기기 성능은 조금 낮아
이 제품은 미디어텍 8125 쿼드코어 프로세서(1.2GHz)와 1GB DDR3L 메모리, WXGA(1,280x800) 해상도의 10.1인치 광시야각(178도) 디스플레이 등을 갖췄다. 내장 메모리는 16GB며 마이크로SD카드 슬롯을 갖춰 최대 32GB까지 추가할 수 있다. 이밖에 마이크로HDMI 단자를 갖춰 TV나 대형 모니터에 연결해 영화를 감상하거나 웹 서핑을 할 수 있다.
사실 이 제품의 성능은 국내 소비자의 눈높이에 조금 못 미친다. 국내 스마트기기 사용자는 대부분 LG전자, 삼성전자, 애플 등이 출시한 고사양 제품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A3는 필요 사양이 낮은 캐주얼 게임을 즐기기에 큰 무리가 없지만, 최근 등장하고 있는 대용량, 고사양 모바일 게임을 즐기기에는 부적합하다. 필자가 실행해본 게임은 '모두의 밴드 for Kakao'다. 필자가 사용하는 옵티머스 G프로에서는 부드럽게 구동된 반면, A3에서는 노트가 내려올 때 버벅이는 현상이 발생했으며 심지어 터치스크린 기능이 정지하기도 했다.
카메라는 전면 30만, 후면 500만 화소 카메라를 탑재했다. 화면을 터치해 초점을 잡는 수동 초점 기능은 없고, 전면/후면 모두 얼굴을 자동으로 인식하는 기능을 갖췄다. 한글 키보드는 기본 지원하지 않으며, 한글 키보드를 사용하려면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구글 한글 키보드(Google Korean Keyboard)'를 설치해야 한다.
보조 태블릿PC로 적절
A3는 현재 국내 출시 미정이다. 현지 출시 가격은 249달러(약 26만 원)이고, 여기에 관세와 부가가치세 등이 추가되면 약 30만 원 초반 정도로 국내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가격은 비싸지도, 싸지도 않은 제품에 맞는 적당한 가격이다. 이 제품의 장점이라면 10인치 크기에도 양호한 배터리 성능이다. 마이크로SD카드 슬롯을 지원하니 동영상이나 사진 등을 저장해 언제 어디서든지 감상할 수 있다. 평소 스마트폰으로 영화감상을 하다 배터리가 부족해 곤란했던 사람이라면 한 번쯤 눈여겨볼 만한 제품이다.
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