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판 중인 삼성, LG UHD TV는 절름발이... 아니 왜?
삼성전자, LG전자, 소니 등 제조사가 UHD(울트라 HD) TV를 속속 선보이고 있지만, 현재 시중에 판매 중인 제품은 UHD 콘텐츠를 제대로 재생할 수 없기에 논란이 예상된다.
UHD TV란 3,840x2,160 해상도의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TV로, 풀HD(1,920x1,080) TV보다 4배나 선명한 제품이다. 스마트TV, 3D TV의 뒤를 잇는 차세대 TV로 각광 받고 있다. 현재 UHD TV 사업에 진출한 회사는 삼성전자, LG전자, 소니, 파나소닉 등이지만, 소니와 파나소닉은 국내에서 TV 사업을 전개하지 않는 관계로 소비자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제품만 만나볼 수 있다.
문제는 현재 시판 중인 삼성전자, LG전자의 UHD TV가 HDMI 2.0 규격을 지원하지 않는 점이다. 두 회사의 제품은 HDMI 1.4 규격만 지원한다.
HDMI 2.0은 현재 널리 사용 중인 HDMI 1.4를 대체하기 위해 HDMI 포럼이 지난 9월 발표한 신규격이다. HDMI 2.0의 가장 큰 특징은 UHD를 정식 지원하는 것이다. 대역폭을 확장해 '3,840x2160 해상도, 60프레임'의 영상 입력을 받을 수 있다. 반면 기존 규격인 HDMI 1.4는 '3,840x2160 해상도, 30프레임'까지만 영상 입력을 받을 수 있다.
다시 말해 현재 시판 중인 삼성전자, LG전자의 UHD TV는 UHD 해상도, 60프레임으로 제작된 영상을 제대로 감상할 수 없다는 뜻. 영화의 경우 보통 24프레임으로 영상을 제작하기에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반면 다큐멘터리, 드라마, 3D 애니메이션 등 우리가 TV를 통해 보는 일반 콘텐츠는 60프레임으로 제작된다. 중간에 프레임 손실이 발생해 화면이 끊긴다고 느낄 수밖에 없다. PC와 연결해도 마찬가지다. 윈도, OS X의 UI 애니메이션은 60프레임으로 설계돼 있는데, 이를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니 애니메이션이 뚝뚝 끊긴다. 고사양 3D 게임을 즐길 때에도 문제가 된다. UHD 해상도, 60프레임을 구현할 수 있는 고성능 PC를 연결해도 30프레임으로만 즐길 수 있다.
비슷한 시기에 발매된 타사의 제품은 UHD 해상도 60프레임 입력을 받을 수 있기에 더 큰 문제다. 소니의 경우 이미 HDMI 2.0을 지원하는 UHD TV를 출시한데다, 펌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기존 제품도 HDMI 2.0 입력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파나소닉의 경우 UHD TV에 HDMI 단자뿐만 아니라 DP 1.2A 단자도 함께 탑재해 UHD 해상도 60프레임 입력을 받고 있다. DP 1.2A 단자는 비슷한 시기에 나온 HDMI 1.4 단자와 달리 UHD 해상도 60프레임 입력을 받을 수 있다. 시중에 출시된 UHD 모니터 역시 DP 1.2A 단자를 탑재해 이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향후 UHD 콘텐츠가 본격적으로 제작되기 시작하면 현재 UHD TV를 구매한 사용자 사이에서 불만이 터져 나올 수밖에 없다. 여기에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묵묵부답이다. 사후지원에 대한 아무런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한두푼하는 것도 아니고 수백~수천만 원을 호가하는 제품임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와 LG전자가 CES 2014에서 공개할 UHD TV는 발매 시기와 21:9로 확장된 해상도를 감안하면 모두 HDMI 2.0을 탑재하고 있을 전망이다. 신제품을 출시하는 것도 좋지만, 기존 제품 구매자에게도 지속적인 사후지원을 해야 하지 않을까. 제품을 판매하고 사후지원은 나몰라라 하는 것은 중국산 저질 제품에서나 볼 수 있는 모습이다. 전세계 TV 시장 1, 2위를 다투는 회사가 보여서는 안될 모습이기에 아쉽기 그지 없다.
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