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공장 MS가 생각하는 클라우드
"클라우드(Cloud)가 무엇인지 아시나요?"
지나가는 사람 100명에게 이런 질문을 던졌다고 가정하자. 여기에 29명이 "구름이요"라고 대답하는 게 현실이다. 물론 구름이란 대답을 들으려고 이런 질문을 던진 것은 아닐 터. IT업계에서 클라우드는 다른 의미로 통용된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클라우드가 무엇인지, 그리고 어떤 의미를 품고 있는지 들려줬다. 한국MS 개발전도사 김재우 부장은 "사용자가 의식하지 않아도 자연스레 프로세스(작업)를 나눠주는 것, 즉 분산 컴퓨팅이 바로 클라우드"라고 클라우드를 정의했다. 또, "100명 가운데 클라우드의 개념을 정확히 이해하는 사람은 드물지만, 이미 95명은 자연스레 클라우드를 사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사실 PC는 참으로 번거로운 기계다. 하드 용량이 꽉 차면 데이터를 나눈 후 이를 다른 하드로 옮겨야 했다. CPU와 메모리도 마찬가지다. 게임을 즐기려는 데 성능이 부족하면 사용자가 직접 교체해줘야 했다.
PC보다 고성능이라는 서버도 상황이 다를 게 없다. 사용자가 몰려들어 트래픽이 폭주하면 뻗어버리기 일쑤. 결국 언제 들이닥칠지 모를 사용자를 대비하기 위해 최대 가용량(서버가 감당할 수 있는 최대 데이터 처리량)을 상시 유지해야 했다. 평균 사용자는 그보다 한참 적음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불합리함을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기술이 클라우드다. PC 하드 용량이 꽉 차면 나머지는 클라우드에 저장하면 된다. CPU, GPU, 메모리 성능이 부족해 게임을 실행할 수 없다면 클라우드에서 실행한 후 화면 데이터만 받아오면 된다. 아니면 클라우드에서 프로세스 처리 능력을 빌려오거나.
서버도 마찬가지다. 평균 사용자 수만 감당할 수 있을 정도로 서버를 구축한 후, 트래픽이 증가하면 그만큼 클라우드에서 자원을 빌려오면 된다.
개인 사용자가 클라우드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센서 기술도 함께 발달했다. 사용자가 의식하기 전에 특정 데이터를 클라우드로 넘길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다.
김 부장은 "PC,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기기(디바이스)에 내장된 센서를 통해 정보를 수집한 후, 이 데이터를 클라우드 서버에 넘겨 프로세스를 처리한다. 그 후 다시 디바이스로 처리된 데이터와 정보를 전송한다. 이것이 바로 클라우드의 핵심"이라고 밝혔다. 사용자가 의식하기 전에 모든 과정이 알아서 끝난다는 뜻이다.
실제로 노트북, 스마트폰, 태블릿PC는 카메라, GPS, 가속센서, 고도센서, 조도센서, 습도센서, 자이로스코프 등 온갖 센서의 집합체나 다름없다. 모바일 기기뿐만 아니라 TV, 셋톱박스, 게임기 등 거치형 기기에도 여러가지 센서가 추가되고 있다. 클라우드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김 부장은 사물지능통신(M2M)의 개념도 들려줬다. "센서가 내장됨에 따라 기기가 사람처럼 오감을 갖춰가고 있다"며, "오감을 갖춘 기기를 연결하기 위해 중간에 매개체로 클라우드가 존재한다"고 밝혔다. 또, "디지털 세상에선 사람도 기기에 포함된다"는 흥미로운 의견도 전했다. 오감과 처리능력 그리고 데이터 전송능력을 갖추고 있는 만큼, 클라우드의 일부분으로 포함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는 이어 "기업의 정체성은 해당 기업이 돈을 어디에서 벌어 들이는지로 알 수 있다"며, "2012년 매출을 분석해보면 애플은 하드웨어 기업, 구글은 광고 기업, 아마존은 유통 기업, 그리고 MS는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정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니까 MS는 온갖 소프트웨어를 생산해내는 소프트웨어 공장인 셈"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김 부장은 "MS는 단순 소프트웨어 기업에서 벗어나 서비스, 그러니까 클라우드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때문에 MS의 클라우드 서비스는 여러 분야에서 다른 IT 기업 서비스와 경쟁 중이다. 구글 앱스, 애플 아이클라우드의 도전에 맞서 클라우드 문서 도구 시장을 수성 중인 '오피스365'. 아마존의 서버 호스팅 및 컴퓨팅 자원 임대 서비스 AWS와 겨루고 있는 '윈도 애저', 세일즈포스의 클라우드 CRM(고객관리) 서비스 세일즈포스닷컴의 아성에 도전하는 'MS 다이나믹 CRM', 밸브 스팀 및 소니 가이카이와 함께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 상용화를 노리는 'XBOX 라이브' 등이 그 대표적인 사례다.
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