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미디어 페스티벌 2013, 국내 미디어 산업 저력 과시하다
디지털 미디어 콘텐츠 기술 및 장비를 선보이고, 디지털 미디어 산업의 미래를 조망하는 산업 전시회 '디지털 미디어 페스티벌 2013'이 일산 빛마루에서 5일 개최됐다. 이번 행사는 방송, 커뮤니케이션, 스마트 미디어, 디지털 콘텐츠, 엔터테인먼트 등에 속하는 기업들이 최신 기술을 선보이고 산업 발전을 도모하고자 마련됐다.
이날 행사에서는 국내 방송통신 장비 기업들의 기술력과 전문성을 엿볼 수 있었다. 예를 들어 라온 테크놀로지(LAON Technology)는 '5GHz 디지털 무선 인터컴 시스템'을 공개했다. 이 제품은 방송사에서 스텝들이 의사소통을 할 때 사용하는 오디오 통신 장비다. 일반적으로는 2.4GHz 제품이 많지만, 해당 주파수를 사용하는 기기가 많다. 따라서 주파수 간섭으로 소음이 발생한다. 반면, 이 회사는 5GHz 인터컴을 개발해 전파 트래픽과 간섭이 적어 안정적이고 쾌적한 통신 품질을 보장한다. 라온 테크놀로지 박미연 과장은 "고주파 장비는 소리가 멀리 전달되지 못한다'고 우려할 수도 있지만, 해당 기기는 '코어 기술'을 통해 통화 범위도 확대했다. 현재 일본, 프랑스 등에서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님버스(NIMBUS)는 방송카메라로 촬영한 풀HD 동영상을 인코딩해 무선(와이파이)으로 스크린에 즉시 전송하는 기기 'WiMi6200'을 선보였다. 동영상을 무선으로 전송할 경우 거리에 제한이 있으나, WiMi6200은 900m 거리까지 영상을 전송할 수 있다. 이와 같은 기술을 보유한 기업은 국내 시장에서 님버스가 유일하다. 장비 가격도 저렴하다. 님버스 송주빈 대표는 "일본산 제품을 구입할 경우 가격이 약 2,000만 원이지만, 자사 제품은 400만 원에 불과하다. 현재 영국을 비롯해 유럽에서 호응을 얻고 있다"라고 밝혔다.
현재 외산 장비가 주를 이루는 방송 장비 시장에서 이와 같은 국내 업체들의 경쟁력은 상당히 고무적이다. 또한, 이처럼 우수한 국내 기업들의 기술력을 알리고 해외 진출에 도움을 주고자 미래창조과학부의 산하 기관인 한국방송기술산업협회에서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국방송기술산업협회는 우수한 방송 장비 제조업체를 선발해 해당 기업들의 경쟁력을 홍보하고, 국내외 방송사와 연계해주고 있다. 대부분의 방송 장비 업체들이 1~2개 가량의 장비를 제작하는 중소기업이기에 직접 홍보를 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방송 장비뿐만 아니라 스마트TV 관련 솔루션과 콘텐츠를 선보이는 기업들도 있었다. 에스클라우드랩, 두두씨에스, 부싯돌 등은 모바일 기기와 스마트TV를 활용하는 각종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및 게임들을 전시하고 체험 기회를 제공했다. KT,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등 통신사들도 IPTV 관련 솔루션 등을 선보였다.
이 외에 부대행사로 국내 예술 작가들의 작품을 디지털 디스플레이로 즐기는 '디지털 미디어 아트 특별 전시회'가 열렸다. 이번 전시회를 기획한 아트뮤제 문정희 대표는 "과거에는 예술이나 IT 기술이 해당 영역에만 국한돼 소수 전문가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졌지만, 이제는 달라졌다. 최근에는 순수 예술을 하던 작가들도 미디어를 이용해 색다른 시도를 하고, 이를 통해 대중의 공감을 이끌어내고 있다"라며 예술, IT, 미디어의 결합을 통해 기존에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예술 작품들이 탄생하고 있음을 설명했다.
디지털 미디어 페스티벌 2013은 오는 6일까지 개최된다. 관람 시간은 10~17시까지며, 관람비는 무료다.
이번 행사는 '국내 중소기업의 경쟁력' 그리고 '다양한 산업분야의 융합' 등 2가지 키워드로 바라볼 수 있겠다. 행사장에서 마주한 국산 방송 장비 기업들은 모두 중소기업이지만, 기술력을 바탕으로 유럽을 비롯한 세계 시장에서 이목을 끌고 있었다. 다만, 이들 기업과 제품에 주목하는 것은 주로 해외 방송사들이었다. 국내 방송사의 경우 대부분 외산 장비를 사용하고 있다. 해외 시장에서 주목하는 만큼 국내에서도 우수 중소기업에 관심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스마트TV 관련 솔루션과 디지털 미디어 아트 전시회를 통해 볼 수 있듯이, 디지털 미디어 기술이 해당 산업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닌 다양한 산업을 아우르는 것임을 알 수 있다. 'ICT 컨버전스 시대'라는 말이 있듯이, 요즘에는 미디어, IT, 예술 등 여러 산업 분야를 융합해 새로운 콘텐츠를 창출하는 것이 대세가 됐다. 이번 행사를 통해 디지털 미디어 기술이 다른 영역과 어떻게 융합될 수 있는지 접점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 같은 시도가 '창조 경제'의 바탕이 될 것이라고 본다.
다만 아쉬웠던 점은 행사 규모와 장소다. 일산 빛마루 개관을 기념하고자 행사 장소를 빛마루로 정한 것이나, 많은 이들이 접근하기에는 어려운 장소였다. 또한 행사 취지에 의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행사 규모가 크지는 않아서 아쉽다. 다음에는 행사 장소와 규모를 수정해 보다 많은 이들의 관심을 이끌어낸다면 더욱 좋겠다.
글 / IT동아 안수영(syah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