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없인 못 살아..."
구글과 함께하는 하루(A day with Google) 취재기
구글이 지난주 화요일(19일) 대만 타이베이 화산문화공원에서 '구글과 함께하는 하루(A day with Google)'라는 행사를 개최했습니다. 구글과 함께하는 하루는 놀라운 신제품이나 신규 서비스가 등장하는 자리가 아닙니다. 구글이 이미 제공하고 있는 서비스를 상기시켜주는 행사입니다. 때문에 언론 주목도는 조금 떨어지죠.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을 다시 듣는 행사니까요.
그럼에도 현장에서 만난 구글 관계자는 이번 행사는 큰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구글은 손으로 셀 수 없을 만큼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이를 제대로 활용하는 사용자는 그다지 많지 않다는 겁니다. 심지어 구글이 이러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경우도 있습니다.
때문에 기획한 행사가 구글과 함께하는 하루입니다. 구글의 서비스를 어디에, 어떻게 사용할 수 있는지. 그리고 얼마나 유용한지 알리고 싶다는 게 구글 관계자의 발언입니다. 구글과 함께하는 하루, 그 막을 열어볼까요.
검색의 미래, 구글 나우
요새는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도 만들고, 유튜브를 통해 동영상 서비스도 제공하는 등 정체성이 모호하지만, 구글의 주력 사업은 누가 뭐래도 인터넷 검색입니다. 구글은 가장 먼저 자신들이 인터넷 검색에 대해 가지고 있는 비전을 들려줬습니다. 구글 검색이 추구하는 목표라고 해석하면 되겠죠?
지난 10년 동안 구글 검색 엔진 개선 작업에 참여해온 구글 켄타로 도쿠세이 이사는 "구글 검색은 세 가지 명확한 목표를 추구하고 있다"고 운을 뗐습니다. 세 가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검색 엔진은 사용자가 원하는 답을 알려줘야 합니다. 둘째, 파편화된 정보가 아닌 완성된 정보를 대화의 형태로 알려줘야 합니다. 셋째, 사용자의 질문을 사전에 예측하고 원하는 답을 먼저 줄 수 있어야 합니다.
구글은 첫 번째 목표를 지속적인 검색 엔진 개선으로 이뤄나가고 있습니다. 또, 사용자가 이러한 검색 엔진을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필기 입력'과 '음성 검색' 기능을 강화해나가고 있습니다. 알파벳이나 한글처럼 키보드로 입력하기 쉬운 문자는 필기 입력이 그다지 필요 없습니다. 하지만 한자, 힌두어, 말레이시아어 등 대부분의 아시아 문자는 키보드만으로 입력하자니 대단히 번거롭죠.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필기 입력 기능을 강화해나가고 있습니다. 음성 검색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은 영어 위주로 지원하고 있지만, 한국어 등 다른 아시아 국가의 음성도 완벽하게 알아들을 수 있도록 연구를 진행 중입니다.
두 번째 목표를 추구한 결과 등장한 서비스가 '지식 그래프'입니다. 지식 그래프란 구글에 특정 키워드를 검색하면 이미지와 간단한 요약문을 검색 결과 옆에 보여주는 서비스입니다. 따로 웹 페이지를 뒤지지 않아도 해당 키워드 관련 정보의 개요를 알 수 있습니다. 물론 자세한 정보를 원하면 지식 그래프를 한번 더 누르거나, 다른 웹 페이지를 뒤지면 됩니다.
세 번째는 구글 검색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목표입니다. 묻기도 전에 답을 주는 검색엔진이라… 생각만으로도 근사하네요. 구글은 지난 15년 동안 검색 엔진을 운영해오며 사용자들의 검색 패턴이 생각보다 단순하다는 사실을 파악했습니다. 날씨, 교통, 주식, 일정, 메일 등 주로 검색하는 단어는 한정돼 있다는 거죠. 그래서 사용자들이 주로 검색하는 키워드를 약 40종 정도 파악해서 이를 먼저 보여주는 서비스를 출시했습니다. 바로 '구글 나우(Google now)'입니다. 사용자의 거주지를 파악하면 주변 날씨를 알 수 있고, 현재 위치를 파악하면 교통을 알 수 있습니다. 사용자가 지메일을 사용한다면 일정과 메일도 알 수 있겠죠. 구글에서 특정 회사의 주식을 자주 검색하면 해당 회사의 주식 현황도 미리 알려줍니다. 구글 나우는 이러한 원리로 움직입니다. 해당 정보는 사용자의 스마트폰을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국내의 경우 약 15종의 키워드를 미리 파악해서 보여줍니다.
사용법도 간단합니다. 안드로이드 4.1(젤리빈) 이상이 설치된 스마트폰, 태블릿PC는 바탕화면 상단 구글 검색 위젯을 선택하면 구글 나우가 자동 실행됩니다. 아이폰은 구글 검색 애플리케이션(앱)을 설치하면 구글 나우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협업과 강력한 백업 기능이 장점, 구글 독스
'구글 독스(Google docs)'는 구글이 제공하는 클라우드 문서 도구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MS) 오피스는 다들 아시죠? 그걸 웹으로 옮겨둔 서비스입니다. 웹 브라우저만 실행할 수 있으면 어디서나 문서를 생성, 편집, 공유, 출력할 수 있습니다. 따로 응용 프로그램을 설치하지 않아도 됩니다. PC, 노트북뿐만 아니라 스마트폰, 태블릿PC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게다가 일반 문서(워드), 스프레드시트(엑셀), 프레젠테이션(파워포인트) 등 대부분의 문서 형태를 지원합니다.
솔직히 말하겠습니다. 구글 독스는 아직 갈길이 멉니다. MS 오피스와 비교하면 기능이 많이 부족하죠. 스프레드시트와 프레젠테이션은 비교조차 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문서는 많이 따라잡았습니다. 다양한 폰트를 지원하고 오탈자 교정 등 문서 작성 앱이 갖춰야할 기능을 대부분 지원합니다. 어떤 면에선 MS 워드보다 더 나은 부분도 있습니다. 실시간 협업과 막강한 백업 기능이 그것입니다. 구글 독스는 팀원들과 채팅을 하면서 문서를 함께 편집, 교정할 수 있습니다. 편집한 부분은 상대방 화면에도 실시간 반영됩니다. 또, 구글 독스에서 생성한 문서는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과정이 하나하나 저장됩니다. 문서를 예전 모습으로 돌리기 위해 '컨트롤+Z'를 열심히 누르지 않아도 됩니다. 진행 목록에서 돌아가고 싶은 부분을 찾아 선택하면 그만입니다. 특정 단계까지 진행된 문서만 빼내서 백업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물론 DOC, XLS, PPT 등 기존 오피스 파일 형식으로 내려받는 것도 지원합니다. 사용자의 기기와 웹을 오가며 작업할 수 있습니다. 개인 사용자와 구성원이 일정 숫자 이하인 회사는 무료로 사용할 수 있으니 속는 셈치고 지금 한번 시작해보세요.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겠으면 구글 맵스를 실행해봐
구글의 전세계 지도 서비스 '구글 맵스(Google maps)'도 다양한 기능을 추가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익스플로러 너비(Explorer nearby)' 기능입니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로 구글 맵스를 실행하고 검색창을 선택하면 (키워드를 입력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사용자 주변의 맛집, 관광 명소 등을 자동으로 찾아주는 기능입니다. 국내에도 출시됐으니 여행 중에 익스플로러 너비를 한 번 사용해보세요. 힘들여 검색창에 맛집, 명소 등을 검색하지 않아도 됩니다.
원래 구글 맵스는 네비게이션 기능을 지원합니다만, 국내에선 사용할 수 없습니다. 관련 법규가 외국 업체에겐 조금 까다로운 편이라서요. 구글 관계자는 국내 구글 맵스 사용자가 네비게이션 기능을 사용할 수 없는게 안타깝다고 말했습니다. 외국에선 사용할 수 있으니 외국 여행 중이라면 구글 맵스의 네비게이션 기능을 한번 사용해보세요. 도보, 대중교통, 자가용 별로 나눠서 가는 방법과 걸리는 시간을 상세하게 알려줍니다.
나도 오늘은 슈퍼스타, 유튜브
월드스타 싸이의 대성공이 유튜브 덕분이란 것, 이제는 모르는 사람이 없죠. 그런데 유튜브 스타는 싸이만 존재하는 것이 아닙니다. 수많은 스타가 유튜브에서 활동하고 있고, 많은 시청자가 그들의 UCC를 시청하고 있습니다.
구글과 함께하는 하루에서 그 스타중 한명인 아미 니시무라(Ami Nishimura) 양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녀는 유튜브에 예쁜 요리(맛있는 요리가 아닙니다^^;)를 만드는 법을 올려 큰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유튜브엔 조회수가 일정 이상을 넘으면 광고 수익을 나눠주는 제도가 있습니다. 싸이가 이 제도 덕분에 20억 원 이상의 수익을 거두기도 했죠. 니시무라 양 역시 동영상을 통해 수익을 얻고 있습니다. 잘다니고 있던 광고대행사를 그만두고 이쪽에 주력해도 될 정도로 높은 수익을요.
니시무라 양은 수많은 유튜브 스타 가운데 한 명입니다. 이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도 유튜브 스타가 될 수 있습니다. 국내에도 생방송은 아프리카로, 재방송은 유튜브로 중계해 양쪽에서 수익을 거두고 있는 개인 방송인이 여럿 있다네요.
구글 한국과 구글 한국어의 차이점을 아시나요?
마지막으로 질문을 하나 던지겠습니다. 구글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Google 한국'이라 나타날 때도 있고, 'Google 한국어'라고 나타날 때도 있습니다. 사용자 여러분은 이 둘의 차이점을 아시나요?
Google 한국은 구글코리아에서 운영하는 국내 구글 홈페이지(www.google.co.kr)입니다. 검색결과가 대한민국 웹페이지 위주로 나타납니다. 국내 자료를 찾고 싶다면 여기를 이용하는 편이 더 유리하겠죠? Google 한국어는 구글의 글로벌 홈페이지(www.google.com)에 한국어 운영체제로 접속하면 나타나는 창입니다. 검색결과가 영문 구글 홈페이지와 동일하게 나타납니다. 단지 메뉴창을 한글로 보여주는 것 뿐이죠. 외국 웹페이지를 찾고 싶다면 여기를 사용하면 됩니다.
마지막으로 행사를 마무리하며 구글코리아에서 홍보를 담당하고 있는 정김경숙 상무가 기자들에게 구글이 추구하는 목표를 들려줬습니다. "구글은 포털 사이트가 아닙니다. 검색 엔진입니다. 사용자들이 구글을 통해 재빨리 다른 웹페이지로 건너가는 것을 원한다는 뜻입니다. 구글 내부에선 사용자들이 구글 웹 페이지에 체류하는 시간이 짧으면 짧을 수록 성공적이라 평가합니다. 사용자들의 구글 홈페이지 체류 시간을 10초 가까이 줄였다고 환호한 적도 있습니다. 사용자들이 인터넷에서 좀 더 빠르게 원하는 정보를 찾는 것, 이게 바로 구글이 추구하는 목표입니다"
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