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전 5기 제4이통 KMI와 LTE-TDD, 와이브로는 어디로?
지난 2013년 11월 14일, 미래창조과학부가 설립예정법인 한국모바일인터넷(이하 KMI, 대표 공종렬)의 기간통신사업(LTE-TDD 기술방식) 허가신청서를 접수했다고 밝혔다. 앞으로 KMI는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른 기간통신사업 허가와 전파법에 따른 주파수할당을 받아야 이동통신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기간통신사업 허가 심사는 허가신청일로부터 60일 이내에 허가신청서류를 토대로 공공의 이익과 관련 규정에 적합여부, 주파수 할당 공고 여부 등에 대한 적격심사를 실시하고, 120일 이내 기술적/재정적 능력, 이용자보호계획의 적정성 등 사업계획서 심사를 거쳐 허가 여부를 결정한다.
같은 날, KMI는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제4이동통신 사업 계획 및 일정에 대해서 밝혔다. 어느덧 KMI의 기간통신사업 허가 신청은 5번째다. 지난 2009년부터 와이브로 방식으로 4차례 신청했지만, 재무건전성 문제가 매번 발목을 잡았다. 이 날 기자간담회에서 KMI는 이 부분을 강조했다.
KMI측에 따르면, 초기 법인 설립자본금 8,530억 원을 확보했으며, 허가 시 현물출자 470억 원을 받아 총 9,000억 원으로 증자할 계획이다. 내년에는 해외 투자 8,000억 원을 유치하고, 국내에서 공모주 방식 청약으로 4,000억 원을 조달해 자기자본을 2조 1,000억 원까지 늘릴 예정이다. 주주는 법인 및 개인사업자가 234명, 개인 380명 등 총 614명이 참여했으며, 대주주 및 주요 주주의 비율은 32.24%, 0.1% 이상 주주는 129명으로 50.08%, 0.1% 미만 주주는 479명으로 17.68%이다.
4전 5기 KMI, 가계통신비를 낮추겠다
KMI가 내세운 가장 큰 장점은 가계통신비 인하다. 일단, KMI는 가입비를 폐지한다. 음성통화는 월 기본료 8,000원, 초당 통화료 1.4원(현행 1만 2,000원/1.8원)에 제공한다. 여기에 월 기본료 3만 원에 무제한 데이터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KMI 공종렬 대표는 "무제한 데이터를 이용하면 테더링(스마트폰으로 이동통신을 무선 와이파이로 바꿔 이용하는 것)을 통해 초고속 인터넷을 이용할 필요도 없다"라며, "1인 가구의 경우 기존 요금 대비 약 60%, 일반 가구의 경우 30% 이상 가계통신비를 절약할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서 그는 "기존 대비 60% 저렴한 요금으로 2020년까지 860만 가입자를 확보할 계획"이라며,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를 서비스해 가입자가 늘어나도 현재 신청한 주파수 대역폭이라면 기술적으로 800만~1,000만 명까지 감당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KMI가 밝힌 요금제는 일단 가계통신비 인하에 긍정적일 것으로 판단한다. 스마트폰 도입 이후 LTE, LTE-A 등 데이터 중심의 이동통신 발전은 가계통신비 부담을 이전보다 늘렸다. 초기 3G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의 기준이었던 5만~6만 원 요금제가 마치 스마트폰을 사용하기 위한 표준 요금제로 자리잡은 형국이다. 음성통화, 문자 사용 중심에서 데이터 사용 중심으로 바뀌며 스마트폰 사용 방식 자체가 빠르게 바뀌었기 때문. 음성통화 몇 분, 문자 몇 건이 아닌 데이터 몇 기가로 통하는 것이 지금의 요금제다.
KMI가 내세운 요금제 핵심도 데이터가 중심이다. 무제한 요금제를 월 3만 원에 책정, 가계통신비를 낮추겠다는 것. 단순히 이동통신 요금 인하에 그치지 않는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무제한 데이터를 이용할 경우, 테더링 역시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다. 이는 스마트폰을 활용해 가정 내 와이파이도 공짜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과 같은 의미. 즉, 초고속 인터넷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는 뜻이다.
LTE-TDD로 도전, 와이브로는 어디로 가나
KMI가 제4이통에 5번째 도전하면서 바뀐 것이 와이브로가 아닌 LTE-TDD 방식으로 서비스하겠다는 점이다. LTE는 크게 FDD와 TDD, 두 가지 방식으로 나뉜다. FDD는 주파수 분할 방식(Frequency Division Duplex), TDD는 시분할 방식(Time Division Duplex)의 약자다. 즉, 기지국과 단말기가 주고 받는 통신방식의 차이다.
FDD 방식은 데이터를 송수신할 때, 업로드와 다운로드 주파수를 각각 사용한다. 예를 들어 1.8GHz 주파수에서 40MHz 대역폭으로 서비스하고 있다면, 40MHz 중 20MHz는 업로드용으로, 나머지 20MHz는 다운로드용으로 사용하는 것. 상하행선으로 나뉜 2차선 도로라고 이해하자. 국내 이동통신 3사 및 전세계 대부분의 이통사가 FDD 방식으로 LTE를 서비스하고 있다.
TDD 방식은 업로드와 다운로드를 같은 주파수에서 시간차를 두고 나누어 처리하는 방식이다. FDD 방식과 마찬가지로 1.8GHz 주파수에서 40MHz 대역폭으로 서비스한다면, 매우 짧은 시간 간격을 두고 교대로 데이터를 주고받는다. 교통량에 따라 상하행선을 바꿔서 운영하는 가변차로와 비슷하다. LTE-TDD는 중국 주도로 개발되어 ‘중국식 LTE’라고 불리기도 한다. 최근에는 일본, 인도, 홍콩, 미국 내 일부 지역도 LTE-FDD와 TDD 방식을 병행으로 서비스하기 시작했으며, 작년 10월말에는 와이맥스(WiMax) 진영도 LTE-TDD 시장에 합류했다.
LTE-TDD가 국내에서 주목 받은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전세계에서 가장 큰 이동통신 시장인 중국이 LTE-TDD를 주력으로 서비스하고 있다는 점과 현재 국내에서 서비스하고 있는 와이브로를 LTE-TDD로 전환해 이용하자는 대안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와이브로는 TDD와 같은 시분할 이동통신 방식이다. 서비스 전환에 걸리는 시간이나 비용이 크지 않은 상황. 전국에 와이브로를 서비스하고 있는 KT가 LTE-TDD 전환에 대해 의견을 내비쳤던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사실 와이브로는 이미 계륵 같은 존재다. 지난 2006년, KT와 SK텔레콤이 와이브로 서비스를 시작할 당시만해도 황금알을 낳을 사업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약 7년이 지난 지금은 두 이통사를 더해 100만 가입자가 전부인 실정이다. 특히, LTE를 위시한 4G 이동통신이 주목을 받으면서 KT와 SK텔레콤을 비롯해 통신 장비 업체 등은 와이브로에 관심을 두고 있지 않다. 서비스 지역 확장이나 품질 향상 등도 요원하다.
KMI가 제4이통 허가 신청을 LTE-TDD 방식으로 바꾼 이유는 간단하다. 미래부가 2.5GHz 와이브로 주파수에 LTE-TDD 방식 할당을 허가했기 때문이다. 아무리 국책 사업이었지만, 와이브로는 사업 전망이 어둡다. 상대적으로 LTE-TDD는 세계적으로 성장 가능성이 높으며, 그만큼 국내외 통신 장비 업체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제는 그만 와이브로를 놓아줄 때가 아닌가 싶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