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in-1 PC에 확장성을 더했더니, 도시바 포테제 Z10t-A 리뷰
최근 스마트폰과 태블릿PC의 보급으로 PC시장의 전반적인 성장률이 떨어졌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웹서핑, 게임, 콘텐츠 감상 등 PC에서 사용하던 기능 일부분을 스마트폰과 태블릿PC로 대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이 PC를 넘어서기 어려운 곳이 있다. 바로 업무 생산성이다. 이를테면, 워드프로세서로 문서 작업을 할 때 화면에 나타나는 터치키보드나 크기가 작은 블루투스 키보드보다 넓고 사용이 편리한 노트북이 작업에 편리하다. 물론 노트북에도 단점은 있다. 휴대성이 낮다는 점이다. 노트북의 업무 생산성과 스마트기기의 휴대성을 서로 융합한다면 언제 어디서나 쉽고 간편하게 원하는 작업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이유에서인지 올해 초부터 여러 PC 제조사가 노트북에 스마트기기의 장점을 더한 '2-in-1 PC'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12년 마이크로소프트가 터치에 최적화한 운영체제 윈도8을 출시하면서 이런 현상이 빨라졌다.
지난 10월 중순 도시바가 2-in-1 PC 하나를 국내 시장에 선보였다. 포테제(Portege) Z10t-A라는 제품인데, 비슷한 시기에 출시된 제품과 달리 3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를 탑재했다.
응? 3세대?
우선 사양을 살펴보자. 포테제는 앞서 말한 것처럼 인텔 3세대 코어 i5-1339Y를 탑재했다. 이는 올해 초 출시된 프로세서인데, 기존 3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보다 전력 소모량이 낮다(최소 전력 소모량 6W). 전력 소모량이 낮으면 배터리 크기를 줄일 수 있고, 발열도 적어 내부 냉각 시스템도 더 간단하게 설계할 수 있다. 그만큼 제품은 더 얇고 가벼워진다. 다만 다른 프로세서보다 성능이 조금 떨어진다(성능 테스트 결과는 잠시 뒤 소개한다). 운영체제 64비트 윈도8 프로를 탑재했으며, 메모리(RAM) 4GB, 저장장치는 256GB(SSD)다. 그래픽은 인텔 내장 그래픽인 HD4000이다. 키보드 독을 포함한 무게는 1.4kg이며, 본체 무게는 840g이다.
확장성이 좋아 높은 활용성
확장성은 만족스럽다. 제품 본체에는 마이크로HDMI, USB 3.0, 음성 입출력(헤드폰) 단자, SD카드 슬롯 등을 갖췄으며, 키보드 독에는 USB 2.0단자, 표준형 HDMI 단자, VGA 단자, 유선 랜 단자 등을 갖췄다. 보통 이렇게 휴대성을 높인 제품은 제품 부피를 줄이기 위해 각종 단자의 크기를 줄이는데, 이 제품은 마이크로HDMI를 제외한 모든 단자가 일반적인 크기다. 자신이 평소에 사용하던 모니터, 프로젝터 등의 외부 기기를 변환 젠더 없이 바로 연결할 수 있으니 그만큼 활용성도 높다
확장성이 높은 점은 좋으나,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 보통 SD카드 슬롯은 평상시 슬롯을 보호하기 위해 덮개를 덮거나 더미(Dummy)를 삽입한다. 이 제품은 더미 방식인데, 이 더미가 아주 짧고 고정상태도 조금 헐거운 편이다. 손가락으로 '슥' 밀면 그냥 빠져버리기 때문에 주의하지 않으면 분실할 수도 있다. 물론 더미에만 해당하는 문제다. SD카드를 삽입했을 때는 이런 일이 없다.
스타일러스 내장… 종이에 필기하는 기분
화면은 11인치 풀HD(1,920x1,080) IPS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 이 덕에 시야각이 넓으며, 색상도 좋다. 키보드 독에 장착했을 때 화면은 약 100도 정도로 열린다. 조금만 더 뒤로 펼 수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하지만 화면(본체)과 키보드 독을 분리하면 태블릿PC처럼 사용할 수 있으니 화면 각도 문제는 그리 크지 않다. 화면은 10포인트 멀티 터치를 지원하며, 전자유도식 스타일러스를 내장했다. 터치감은 만족스럽다. 반응속도가 빠르며, 특히 스타일러스를 사용했을 때 '사각사각'하는 소리가 종이에 연필로 글을 쓰는 느낌을 준다.
화면 아래에는 양쪽으로 스피커가 내장돼 있다. 스피커 성능은 조금 불만스럽다. 일단 소리가 가볍고 떨리며, 음량을 키우면 고음역대 소리에서 찢어지는 느낌이 난다. 이밖에 키보드 독과 화면이 연결되는 부분은 조금 헐겁다. 손가락으로 움직여보면 약간 유격이 발생한다. 이런 세밀한 부분을 신경 쓰지 못한 점은 조금 아쉽다.
터치패드와 트랙포인트를 모두 갖춘 키보드 독
이제 키보드 독을 살펴보자. 키보드는 숫자패드가 없는 86키를 갖췄다. 배터리는 없으며, LED 백라이트를 갖춰 어두운 곳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물론 백라이트는 화면을 연결해야 작동한다.
이밖에 입력 방식으로 터치패드와 트랙포인트를 갖췄다. 터치패드는 터치를 통한 우클릭을 지원하며, 동시에 마우스 버튼도 갖췄다. 터치패드 좌우에는 터치패드 잠금과 도시바 에코 유틸리티(전원 관리 기능)를 실행할 수 있는 영역도 있다. 여기를 두 번 터치하면 펑션(Fn)키 조합으로 터치패드를 잠그지 않아도 쉽고 빠르게 잠금 설정 및 해제를 할 수 있다. 문서 작성 시 이 터치 패드에 손바닥이 닿아 마우스 커서가 마음대로 움직이는 일이 있는데, 이때 터치패드를 잠그고 키보드 가운데 있는 파란색 트랙포인트를 사용하면 된다. 그러면 일일이 마우스가 필요할 때마다 터치 패드 기능을 활성/비활성 할 필요가 없다.
실제 성능은?
제품을 살펴봤으니 이제 성능을 보자. 먼저 배터리 성능이다. 이 제품은 '2012년형 울트라북' 기준에 해당하는 제품으로, 배터리 사용시간은 최소 5시간 이상이어야 한다. 참고로 울트라북이란 인텔이 제시한 일정 기준을 충족한 제품에 부여하는 이름이다(관련기사: 시대가 낳은 해법, 울트라북 - http://it.donga.com/15743).
배터리 성능을 시험하기 위해 HD급(720p) 영화 한 편(2시간 10분)을 끝까지 재생했다. 화면 밝기는 최대 밝기에서 한 단계 낮췄고, 음량은 70으로 설정했다. 무선네트워크(와이파이)도 활성화한 상태로 진행했다. 영화가 끝난 뒤 잔여 배터리는 약 33%. 밝기와 음량을 조금만 더 낮추거나 도시바 에코 유틸리티를 실행하면 HD급 영화 2편을 연속으로 감상할 수 있으며, 웹 서핑이나 일반 문서 작업 시 5~6시간 가까이 사용할 수 있겠다.
다음으로 게임 구동 성능을 시험해봤다. 게임은 프로세서, 메모리, 저장장치, 그래픽카드 등 컴퓨터 부품을 전체적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성능을 시험하는 방법으로 자주 쓰인다. 실험에 사용한 게임은 리그 오브 레전드다. 우선 그래픽 품질을 최대로 맞추고 진행했다. '라인전'이라고 부르는 1:1 혹은 2:2 교전 상황에서는 fps(Frame Per Sec, 초당 화면 표시 수, 높을수록 화면이 부드럽게 움직임)가 20 정도로 낮았으며, 대규모 집단전투(5:5) 상황인 '한타 싸움'에서 여러가지 화려한 기술을 사용하면 화면이 잠깐 정지하기도 했다. 최대 품질로 게임을 진행하는 데는 무리가 있다.
이번엔 그래픽 품질을 중간(최대보다 두 단계 낮음)으로 설정해 게임을 진행했다. 중간 품질에서는 모든 상황에서 fps가 29~30으로 비교적 안정적이었다. 일반 동영상이 30fps 정도고, 영화가 24fps인 것을 생각하면 화면이 끊기지 않고 부드럽게 게임을 즐길 수 있겠다.
게임 구동 성능은 낮다. 리그 오브 레전드가 이 정도면 다른 고사양 게임을 즐기려면 그래픽 품질을 아주 낮게 설정하거나 아예 포기해야겠다.
확장성은 좋지만, 성능은 조금 아쉬워
이 제품을 사용하면서 계속 아쉬웠던 점은 바로 성능이다. 지난 10월에 출시된 제품이지만 인텔 최신 프로세서 '하스웰'이 아닌 이전 세대 '아이비 브릿지'를 탑재했다. 하스웰은 아이비 브릿지보다 성능을 높이면서 전력소모량을 낮춘 프로세서로, 이 제품 같은 2-in-1에 적합하다. 만약 이 제품이 하스웰을 탑재했다면 배터리 사용시간과 그래픽 성능이 더 향상됐을 것이다. 물론 필자의 눈높이가 높은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사용자 입장에서 성능을 포기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하지만 이 제품에는 뚜렷한 장점도 있다. 256GB 대용량 SSD를 탑재했으며, 2-in-1 PC답지않은 확장성도 갖췄다. 스타일러스를 기본 내장해 간단한 필기 및 전문 그래픽 작업도 할 수 있다. 기존에 사용하던 모니터를 연결해 큰 화면에서 작업을 할 수 있고, 필요하면 프로젝터 등을 연결해 영화를 감상할 수도 있다. 제품 가격은 142만 9,000원이다. 만약 기존 2-in-1 PC의 확장성에 만족하지 못한 사람이라면 구매할 만한 제품이다.
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