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를 들고 물속으로 풍덩!" 방수 카메라 니콘1 AW1 리뷰
"이 사진은 어떻게 찍은 걸까요?"
답은 '물속에서 찍었다'다.
사용자에 이어 IT 기기도 아웃도어를 입고 있다. 방수, 방습, 방진으로 무장한 제품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는 뜻. 이러한 추세는 특히 카메라 분야에서 두드러진다. 야외에서 사용할 일이 잦기 때문이리라.
미러리스 카메라도 예외는 아니다. 고급 미러리스 카메라는 당연하다는 듯이 방습, 방진 기능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방수 기능까지 갖춘 경우는 드물다. 때문에 물놀이, 스키 등 주요 아웃도어 활동 시 불안한 마음을 감출 수 없다. 방수기능을 갖춘 미러리스 카메라는 없을까.
이런 사용자층을 노리고 니콘이 방수 미러리스 카메라를 출시했다. 이름은 '니콘1 AW1', 수심 15m에 한 시간 정도 빠져있어도 끄떡없는 제품이다.
방수가 되면 어떤 이점이 있을까. 일단 수영장이나 바닷가에 들고 갈 수 있다. 스키장, 온천 등 물과 접촉할 일이 잦은 곳에서도 안심이다. 또, 물속에서 촬영할 수 있으니 평소에는 찍을 수 없는 독특한 사진을 많이 건질 수 있다. 앞에서 보여준 사진이 그렇고, 스쿠버 다이빙을 통해 찍은 사진이 그렇다. 사진의 본질이 추억의 기록인 점을 감안하면, 니콘1 AW1은 남들과 다른 추억을 기록한다는 점에서 높게 평가할 수 있겠다.
수중 촬영 특화 기능도 갖췄다. '표준', '스쿠버', '클로즈업' 등을 활용해 얕은 수심, 깊은 수심, 수중 근접 촬영 시 좋은 사진을 촬영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때문에 따로 고가 장비 없이도 수중 촬영의 참맛을 느낄 수 있다.
디자인도 방수에 초점을 맞췄다. 외부 버튼을 되도록 줄이고, 내부로 물이 유입될 수 있는 공간은 이중 잠금장치를 더했다.
단지 방수에만 집중한 제품인 것은 아니다. 나름 고급 미러리스 카메라를 지향하는 제품이다. 본체를 튼튼하게 하기 위해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플라스틱, 알루미늄 대신 스테인리스 스틸을 채택했다. 때문에 충격과 소금으로부터 강하다. 약 2m 높이에서 떨어뜨려도 견뎌내고, 바닷물 속으로 뛰어들어도 녹이 슬지 않는다.
실제로 제품이 충격에 강한지 확인해보기 위해 2m 높이에서 바닥으로 5번 떨어뜨려봤다. 그 결과 좌측에 약간의 흠집이 났지만, 제품은 정상적으로 사용할 수 있었다. 제품이 충격에 견딘다는 것이지 흠집이 나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니 실제로 따라하는 것은 금물이다.
방수를 지원하는 본체가 있어도 렌즈가 방수를 지원하지 않으면 말짱 도루묵이다. 니콘1 AW1에는 방수를 지원하는 니코르 AW 11-27.5mm F3.5-5.6 렌즈(환산화각 28-75mm)가 포함돼 있다. 성능은 DSLR이나 미러리스 카메라를 구매하면 지급하는 번들렌즈 수준이지만, 방수를 지원한다는 데 그 의의가 있다. 재질 역시 본체와 마찬가지로 스테인리스 스틸이다. 또, 니콘은 니콘1 AW1을 보조하기 위해 렌즈에 김이 서리는 것을 막는 전용 필터와 수중 촬영에 특화된 방수 플래시를 출시할 예정이다.
미러리스 카메라로서 성능은 기존 니콘1 시리즈 미러리스 카메라와 대동소이하다. 방수를 위해 외부 조작계도 되도록 줄였다. 모드 전환, 조리개, 셔터스피드 변경은 LCD 화면을 보면서 해야 한다. 1,425만 화소, CX포맷 이미지 센서를 탑재했고, ISO 감도는 160에서 6400 사이에서 조절할 수 있다.
물론 니콘1 AW1이 장점만 갖춘 것은 아니다. 일단 크고 무거운 점을 지적해야겠다. 기존 니콘1 제품군은 콤팩트 카메라에 버금가는 가벼운 무게를 장점으로 내세웠는데, 니콘1 AW1은 일반 미러리스 카메라와 비슷한 크기와 무게를 갖췄다. 방수, 충격보호를 위해 스테인리스 스틸 재질과 큼지막한 프레임 디자인을 채택했기 때문. 사용자에 따라서는 장점으로 느낄 수도 있겠다.
또, 물에 들어갔다 나온 후 버튼 사이에서 물이 잘 빠지지 않는 문제가 있다. 제품을 들고 물에 들어갔다 나오면 반드시 제품을 탈탈 털어주자.
니콘1 AW1은 방수 카메라라는 본질에 상당히 충실한 제품이다. 다만 방수 설계 때문에 가격이 상당히 비싼 편. 일본의 경우 렌즈 포함 9만 엔이며, 국내 가격은 아직 미정이다. 100만 원을 조금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호불호가 명확하게 갈리는 제품인 만큼 일반 사용자에게 추천하긴 조금 망설여진다. 하지만 수중 촬영을 즐기는 사용자 또는 수중 촬영에 입문하려는 사용자에겐 이만한 제품도 없을 듯하다.
<니콘1 AW1으로 찍은 사진>
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