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투자자들을 어떻게 설득해야 하나요?"
투자자 앞에 선 당신, 지난 주 엠마의 조언대로 '사용자 수를 늘리는 데 집중하겠습니다'고 대답하자 예리한 눈빛의 투자자는 '매출은 어떻게 하실 건가요?'라고 물어왔다.
탄탄한 수익모델을 갖춘 다른 스타트업의 대표를 곁눈질하며 당신은 결국 투자를 받기 위해 매출에 신경 써야 함을 되새길지도 모르겠다. 이스라엘 스타트업 컨설턴트 엠마 부틴(www.cubbying.com/emmathequeen)은 스타트업이 향후 계획을 짤 때 기억해야 할 매출, 수익 모델, 기업가치 관련 기준을 제시했다.
지난 기사(트위터는 대체 뭘 먹고 사나요?)에서 엠마는 트위터가 사용자의 수를 늘리는 데 집중했기 때문에 가치 10억 달러의 기업이 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내에선 수익모델이나 적정수준의 매출 없으면 투자자들이 관심을 두지 않는 것이 보통이다. 때문에 많은 독자들의 질문이 이어졌다.
독자들은 사용자를 늘리는 데 집중해 10억 달러 기업이 된 사례인 트위터와 핀터레스트와 관련해, 최근 두 기업에 행보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한 독자는 트위터가 이번에 IPO(기업공개)를 하면서 매출에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다고 의견을 제시했고, 다른 독자는 핀터레스트 역시 수익모델을 보유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엠마는 이 사례들이 오히려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해줄 좋은 근거라며 미소를 띠었다.
이번 연재에선 독자들이 제기한 의문에 답하고, 트위터, 핀터레스트의 사례를 통해 초기 스타트업이 무슨 교훈을 얻을 수 있는지 알아본다. 흥미롭게도 엠마는 "매출은 어찌해야 하나요?"라는 질문에 숫자로 대답하지 않았다.
Ch5 얼마나 가치 있나요? 질문과 답변(수익모델과 기업가치평가)
How much is it worth? Q&A (Business model and valuation)
에바: IT동아 독자 guest1님의 질문입니다. "옳게 보이는 view(관점)와 동의하기 어려운 view가 혼재합니다. 결국은 매출이지요. 기업 초기에는 맞는 말일 수 있지만, 언제까지 매출 없이 기업을 지탱할 수 없습니다. 투자자들이 허용할 때까지만, 그런 모델이 가능합니다. Twitter가 IPO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합니다. 어떻게 수익을 낼 수 있는지 여부가 기업의 궁극적인 지향점이기 때문입니다"
엠마: Guest1님 보내주신 질문과 트위터 관련 링크에 감사드립니다. 보내주신 링크 "다가오는 IPO(기업공개)로 손실을 떠안은 트위터, 투자자들을 염려시키다(With IPO looming, Twitter takes on losses, wary investors)"는 기사였습니다. 기사 내용을 요약하자면, '트위터가 계속 성장해 작년에만 매출로 4억 달러를 벌었으며, IPO를 통해 10억 달러의 자금조달을 목표로 하고 있다'입니다. 또 다른 자료는 트위터가 15억 달러의 자금조달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합니다.
반면 투자자들은 심란할 것입니다. 트위터가 영업 손실이 발생했다고 발표했기 때문이죠. 투자자들은 트위터가 지출하는 비용이 매출보다 커서 영업이익이 적자가 났다고 판단했습니다. 이 시점에 IPO를 하면 투자분석가는 산업 승수를 그들의 손실에 곱할 것이고, 이 또한 기업가치 평가에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트위터가 IPO를 실행하면 기업가치가 대중에게 공개되고, 우리는 10억 달러라는 트위터의 기업가치를 보고 주식을 살 것입니다. 그런데 만약 투자분석가가 트위터의 손실이 기업가치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분석한다면, IPO 이후 트위터의 기업가치는 떨어질 것이고, 트위터에 돈을 투자한 사람들은 손해를 볼 수 밖에 없습니다.
때문에 매출이 전부라는 guest1님의 말씀이 전적으로 맞습니다. 중요한 것은 결국 매출입니다. 그래서 역설적으로 트위터는 지금 사용자의 수를 더 끌어올리기 위해 애쓰고 있습니다. 만약 IPO 발표를 하지 않았다면 매출을 끌어올릴 시간을 더 벌 수 있었겠죠. 하지만 이제 IPO 일정을 공개한 만큼 전 세계에서 사용자를 끌어 모르고 있습니다. 얼른 많은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서입니다.
이는 페이스북이 IPO를 했을 때와 비슷한 상황입니다. 페이스북은 기업가치가 가장 높게 평가 받을 때 IPO를 하고 싶었습니다. (2012.05.18 IPO 당시 주당 38달러) 그런데 IPO를 하면서 주가가 떨어졌습니다. (2012.09.14 주당 17.72달러) 투자분석가들이 페이스북의 매출은 예상을 넘어서지 못할 것이라고 분석했기 때문입니다. 트위터의 상황도 이와 비슷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투자분석가가 트위터의 기업가치를 얼마로 평가할지 기다리는 것입니다. 트위터가 IPO를 실시했을 때 평가된 기업가치를 보고 우리가 그 주식을 사야 할지 여부를 결정하도록 말입니다.
에바: IT동아 독자, 카라멜 님의 질문입니다. 먼저, 기업가치 평가가 높다면 그것이 매출로 어떻게 이어지는지 궁금합니다. 아무리 기업가치평가가 높아도 수익모델이 없다면 매출이 잘 나올 거라고 생각하기 힘들어서 입니다. 두 번째로는, 수익모델을 중간에 도입해서 매출을 낼 때에도 기업가치를 염두에 둬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엠마: 카라멜씨 질문에 감사 드립니다. 주옥 같은 질문입니다. 트위터와 인스타그램은 어떤 흐름을 타고 있는 것일까요? 바로 "언제 수익을 올릴 것인가?"입니다. 일단 수학적으로 살펴봅시다. 당신의 스타트업에 10만 명의 사용자가 있다고 가정하죠. 상당한 숫자라고 생각됩니다. 자 이제 이 고객들에게서 수익을 창출해볼까요? 만약 당신이 사용자들에게 수익을 올리겠다고 가정하면 산업 승수(Industry multiplier)를 생각해야 합니다. 평균적으로 전체 사용자 수의 0.5%나 1%의 승수로 수익을 올릴 수 있습니다. 승수를 1%라고 합시다. 이것도 거의 최대로 잡은 겁니다. 10만 명의 1%는 1,000명입니다. 1000명으로부터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뜻이지요.
이제 한 명이 내는 돈을 정해야 하는데, 산업에 따라 차이가 심하지만 한 달에 2달러라고 칩시다. 이것도 상당히 높은 수치입니다. 그렇다면 한 달에 2,000달러의 매출을 올릴 수 있겠네요.
당신은 한 달에 2,000달러를 버는 것과 계속 성장하는 것, 둘 중에 어느 쪽이 더 중요한가요? 만약 당신이 계속 성장하고, 당신 스타트업의 무기(제일 잘 하는 것)를 안다면, 2,000달러의 수익보다 더 가치 있는 기업이 될 수 있습니다. 수익을 올리려면 바로 이것을 먼저 고려해야 합니다.
그 다음 고려해야 하는 것이 '유료화로 사용자들에게 직접 수익을 올리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들의 주변에서 수익을 올리는 것'입니다. 사용자들로부터 직접 수익을 거두지 않는 수익모델이 당신에게 휠씬 어울릴 수 있습니다. 만약 우리에게 10만 명의 사용자들이 있다고 하면, 계속 사용자의 수를 늘림으로써 그 주변에서 수익을 거둘 수 있을 것입니다. 사용자 주변에서 수익을 올린다는 것은 파트너십, B2B 그리고 광고를 수익원으로 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매우 중요한데요, 당신이 사용자 외의 요소에서 수익을 거두면 사용자수 증가와 상관없이 수익이 증가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바로 투자자들이 당신의 수익모델은 무엇인가 묻는 이유입니다. 투자자들은 스타트업을 어떻게 키워나갈지 당신이 제대로 이해하길 바랍니다. 또, 기업가치를 판단할 때 당신이 선택한 수익모델을 중요하게 여깁니다. '어떤 수익모델을 선택했는지'가 기업가치에 영향을 미칩니다.
에바: 카라멜 님의 질문이 하나 더 있습니다. 세 번째로 핀터레스트가 기업과 연계라는 수익모델을 구축하고 매출을 올리려 하고 있는데, 이 부분을 어떻게 평가하시는지 궁금합니다. 현재 핀터레스트는 수익모델을 구축해도 될 시기인가요, 아니면 사용자를 더 확장하는데 치중해야 하나요?
엠마: 이 질문은 바로 돈에 직결됩니다. 왜냐하면 핀터레스트가 매출을 일으키고 있고, 이로 인해 수익을 창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핀터레스트의 흥미로운 점은 사용자 주변에서 수익을 얻는다는 것입니다. 사용자를 늘리는 데 영향을 주지 않기 위해 무료 사용자들에게 수익을 거두려 하지 않습니다. 전자상거래, B2B, 그리고 파트너십으로 수익을 거두고 있습니다. 이것이 핀터레스트에게 배울 점입니다. 기업가치 평가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수익을 거두고 있습니다. 무료 사용자들에게 수익을 거두려 하지 않으니, (특별한 악재가 없는 이상) 사용자는 계속 증가할 것입니다. 핀터레스트가 무엇에 집중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부분입니다.
에바: 그렇다면 초기 스타트업을 운영할 때 우리가 반드시 감안해야 할 점은 무엇인가요?
엠마: 초기 스타트업은 투자자들에게 보여줄 로드맵을 준비해야 합니다. 첫 날부터 수익을 거둘 수 있는 수익모델을 보여줄 수 있다면, 투자자들의 흥미를 끌 수 있을 것입니다.
만약 사용자수를 끌어올리는 데 집중할 것이라면 투자자들에게 당신의 스타트업의 무기를 보여주시길 바랍니다. 투자자들에게 당신의 회사가 가장 잘 하는 것, 가장 많이 하는 것, 가장 전문적인 것을 보여주는 겁니다. 투자자들이 당신이 만들고 있는 회사의 가치를 이해한다면, 회사를 어떻게 성장시킬 것인지 이해하기 쉬울 겁니다. 수익모델은 함께 따라오겠죠.
'내 스타트업이 제일 잘 할 수 있는 것'에 대한 빈칸을 채울 수 없다면, 투자자들은 당신 스타트업의 가치가 무엇인지 명확히 이해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럴 때 투자자들에게 자주 나오는 답변이 바로 "회사를 더 키우고 오세요"입니다.
우리는 로드맵을 그려 투자자들이 우리의 가장 주요한 무기에 집중을 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투자자에게 로드맵에 맞춰 회사가 성장해나가는 것을 보여줘야 합니다. 큰 투자자들은 스타트업이 한 분야에서 전문가가 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매출은 한번에 바로 나타나지 않습니다. 웨이즈, 트위터, 인스타그램, 샤잠(Shazam)의 사례를 통해 우리는 큰 투자자들이 그 회사의 가치를 구축해나기까지 시간을 주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투자자들에게 인정받으려면 당신 스타트업의 무기가 아주 간결하고 명확해야 합니다. 당신 스타트업이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될 수 있다면, 초기 매출이 그리 중요하지 않을 것입니다. 회사가 충분히 성장하고 수익을 거두면 됩니다. 다시 한 번 기억하세요. 당신의 무기가 무엇인지 알고, 어떻게 그 무기에 집중할 수 있는지, 그리고 투자자들에게 그 무기를 어떻게 갈고 닦아나가는지 보여주시길 바랍니다.
엠마의 일곱 번째 메시지
바쁠 수록 돌아가라: 엠마는 유료화를 통해 사용자들에게 수익을 올리기 보다 고객들의 주변(파트너십, B2B)에서 수익을 거두라고 조언했다.
이 방법을 활용하면 사용자의 수를 계속 늘리면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진심은 통한다: 엠마는 "매출은 어디서 거둬야하나요?"라는 질문에, 먼저 당신의 스타트업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을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로드맵을 짜서 투자자들에게 전달하라고 조언했다. 당장 매출이 보이지 않더라도, 확실한 무기가 있다면 사용자를 크게 늘린 뒤 수익모델을 도입할
수 있다고 투자자를 설득하라는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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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se Idea is it Anyway? (Setting up a Company and Relationship between
Entrepreneu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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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st Laid Plans(Finance and Structuring business plans)
글 / 내일비 유채원(www.cubbying.com/chaewony)
인터뷰 / 스타트업 컨설턴트 엠마
부틴(www.cubbying.com/emmatheque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