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퇴를 위한 첫 걸음, 한글 2014
한글과 컴퓨터(이하 한컴)가 한글날을 맞아 한컴 오피스 2014를 출시했다. 기존 한컴 제품의 가장 큰 단점으로 지적된 '호환성'을 대폭 개선했으며, 이밖에 다양한 편의기능을 더해 사용자 작업 효율성을 높였다. 특히 지금껏 다른 오피스에서는 볼 수 없었던 색다른 기능들도 있어, 이를 잘 활용하면 직장인 누구나 꿈꾸는 '칼퇴'를 이룰 수도 있다.
다양한 문서 포맷 호환으로 뷰어 없이
한글 2014는 기존 한글(워드 프로세서)과 달리 다양한 문서 포맷과 호환된다. 다시 말하면 MS 워드로 작성한 문서를 서식 깨짐 현상 없이 한글 2014에서 보고 수정할 수 있다는 의미다. MS 워드로 hwp 파일을 열었을 때 텍스트나 서식이 깨지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공공기관에서 보낸 문서를 확인하기 위한 hwp 뷰어가 필요 없으며, MS 워드 뷰어도 따로 설치할 필요 없다. 과거 일부 기업에서는 정부 시책으로 한컴 오피스 2014를 설치했지만, 호환성 때문에 MS 오피스를 추가로 설치해야 한다는 불만도 있었다. 하지만 한글 2014에서는 이런 추가 비용 부담이 전혀 없다.
MS 워드 파일을 바로 열고 수정할 수 있는 것은 물론, 한글 2014에서 작성한 파일을 MS 워드 방식으로 저장할 수도 있다. 한글 2014는 파일 저장방식을 hwp 외에 doc, docx 등의 MS 워드 방식이나 국제 표준인 odt, 웹 문서인 html, 전자 문서인 pdf, 문서를 그림형식으로 저장하는 jpeg 등 다양한 포맷으로 설정할 수 있다. 과거에는 우리나라 기관과 외국 기관이 사용하는 포맷이 서로 달라 문서를 주고받는데 어려움이 있다는 지적이 많았지만, 한글 2014는 이를 반영한 탓인지 호환성에 많은 노력을 기울인 듯하다. 참고로 MS 워드 2013에도 한글 포맷으로 저장하는 방식이 있지만, 몇몇 경우에서 서식이 깨진 상태로 저장된다. 예를 들어 MS 워드에서 표를 만든 뒤 hwp 포맷으로 저장하면 표는 사라지고 표에 있는 텍스트만 나타난다.
클라우드로 언제 어디서나
한글 2014은 클라우드 기능도 강화됐다. 한글과 컴퓨터의 클라우드 서비스인 '씽크프리 드라이브'나 웹 오피스인 '씽크프리 온라인'과 연동된다. 사무실 PC에서 작성하던 문서를 씽크프리 온라인에 저장하면, 인터넷이 되는 곳 어디에서든 워드프로세서 없이도 웹 오피스에서 문서를 수정하고 편집할 수 있다. 문서가 저장되는 포맷은 docx다. 모바일 기기에 docx 문서를 편집할 수 있는 앱이 설치돼있다면, 씽크프리 온라인에 저장한 파일을 내려받아서 수정 및 편집할 수도 있다. 이 기능을 사용하려면 한글 2014 내에 씽크프리 온라인 계정을 등록해야 한다. 도구 항목에서 '인터넷 폴더 연결 관리'를 선택해 씽크프리 계정을 등록하면 이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씽크프리 온라인 회원가입은 무료며, 이메일 인증만 거치면 바로 사용할 수 있다.
한컴 사전과 다음(Daum) 사전으로 빠르게
한글 2014는 사전을 불러오는 방식도 간편하다. 작성한 단어를 블록처리하면 한컴 사전이 바로 옆에 작은 창으로 열린다. 이를 통해 단어의 뜻을 확인하거나 해당 단어로 시작하는 긴 단어를 바로 입력할 수 있다. 한컴 사전외에 다음 사전과 연동되는 기능도 있다. 이 기능을 사용하면 일반 단어 검색뿐만 아니라 위키백과, 다음 백과사전 등 다양한 사전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로버트카파'라는 단어를 입력하면 다음 웹에서 로버트카파를 검색해 한국어 위키백과 및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에서 제공하는 그의 생애 및 작품 등의 정보를 보여준다.
소책자 인쇄로 회의 자료를 간편하게
한글 2014에는 문서 페이지를 자동으로 재정렬해 소책자 형태로 인쇄하는 기능이 있다. 양면 인쇄를 지원하는 프린터에서 이 방식으로 인쇄하면 출력물을 반으로 접기만 해도 출력물을 일반 책처럼 넘겨가며 읽을 수 있다. 일반 인쇄방식은 8페이지를 인쇄하기 위해 8장(양면은 4장)이 필요하지만, 이 방식은 A4용지 두 장만 있으면 인쇄할 수 있어 용지를 아낄 수 있다. 물론 일반 인쇄도 2쪽씩 모아 찍는 기능이 있지만, 상대적으로 가독성이 떨어진다.
동영상을 삽입으로 첨부 자료를 손쉽게
한글 2014에는 문서에 그림을 삽입하듯 동영상을 바로 삽입하고 재생하는 기능도 있다. PC에 있는 동영상(avi, wmv)을 바로 불러와 삽입할 수 있으며, 웹 동영상을 태그형식으로 삽입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유튜브 동영상 '공유' 항목에 있는 '소스 코드'를 선택하면 동영상을 다른 웹 페이지에 넣을 수 있는 html 태그가 나타나는데, 이를 복사해 한글 2014 동영상 삽입 창에 넣으면 문서 안에서 바로 웹 동영상을 재생할 수 있다. 다른 워드 프로세서에는 단순 링크만 삽입할 수 있고, 이 링크를 클릭하면 해당 웹 페이지로 연결된다.
한글 2014에는 이밖에도 점자 변환, 문서 스크롤 방향 가로로 설정, 자동 줄번호 메기기 등 다양한 부가기능이 있다. 특히 맞춤법 자동교정기능은 국내 모든 워드 프로세서 중 가장 뛰어나기 때문에 따로 문서를 검토하는 시간도 줄일 수 있다. 앞서 말한 기능들을 모두 자유롭게 활용한다면 '칼퇴'가 꿈이 아닌 현실이 되리라.
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