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분석] 윈도8.1과 IE11, 마침내 출시... 뭐가 달라지나?

강일용 zero@itdonga.com

마이크로소프트(MS)의 최신 PC, 태블릿PC 운영체제 윈도8.1(Windows 8.1)과 웹브라우저 인터넷 익스플로러11(Internet explorer11, IE11)이 오늘 공개된다. 원래 정식 출시일은 10월 18일이지만, 사용자들은 17일 저녁 9시부터 윈도8에 내장된 윈도스토어를 통해 윈도8.1을 내려받을 수 있다. IE11은 윈도8.1에 포함돼 있다. 업데이트 비용은 무료다.

윈도8.1은 완벽하게 새로운 운영체제가 아니다. 윈도8에서 단점으로 지적받은 부분을 수정하고, 몇 가지 자잘한 기능을 추가한 마이너 업데이트(Minor update)다. 윈도8의 기본 틀은 고스란히 유지한다. 기존 윈도에서 제공하던 서비스팩(Service pack)과 유사하다.

그럼에도 꽤 많은 부분이 변한다. 미리 정보를 접하지 못하면 윈도8에 익숙한 사용자조차 당황할지도 모르겠다. 윈도8.1과 IE11은 무엇이 달라지고, 개선됐는지 한번 알아보자.

윈도8.1
윈도8.1

1. 시작 버튼이 돌아오다

사용자가 체감할 수 있는 윈도8.1의 변경 점은 크게 세 가지, '시작 버튼 부활', '모던UI 개선', '200PPI(Pixel per inch) 이상의 HiPPI 디스플레이 지원'이다.

일단 시작 버튼 부활에 대해 얘기해보자. 윈도8 왼쪽 하단에는 윈도95 이래 쭉 존재했던 시작 버튼이 없다. 윈도8을 처음 접한 사용자들이 당황할 수 있는 부분이다. 이 시작 버튼이 윈도8.1에서 다시 돌아온다.

하지만 주의해야할 점이 있다. 이 시작 버튼은 우리가 알고 있던 시작 버튼이 아니다. 원래 시작 버튼을 마우스 왼쪽 버튼으로 누르면 내컴퓨터, 문서, 제어판, 프로그램 목록 등으로 구성된 '시작 메뉴'가 나타난다. 하지만 윈도8.1의 시작 버튼은 마우스 왼쪽 버튼으로 눌러도 시작 메뉴가 나타나지 않는다. 모던UI 화면으로 진입할 뿐이다.

모던UI는 태블릿PC 시대에 맞춰 MS가 고안해낸 사용자환경(UI)이다. PC나 태블릿PC에 설치된 응용프로그램(애플리케이션)을 한곳에 모아 보여준다. 기존의 프로그램 목록을 대체한다(윈도8부터 프로그램 목록은 사라졌다).

얼핏 윈도8 때와 별다른 차이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이 윈도8.1 시작 버튼에는 비밀이 하나 있다. 시작 버튼을 마우스 오른쪽 버튼으로 누르면 내컴퓨터, 제어판, 문서, 시스템 종료 등 기존 윈도 사용자에게 익숙한 메뉴가 나타난다. 왼쪽 버튼 대신 오른쪽 버튼을 누르도록 바뀐 셈. 또, PC의 각종 고급 설정을 변경할 수 있는 메뉴도 함께 제공한다.

하지만 프로그램 목록은 여전히 존재하지 않는다. 이것만큼은 반드시 모던UI를 거쳐야 한다.

2. 모던UI 개선

윈도8.1
윈도8.1

이제 모던UI에 대해 얘기해볼 차례다. 앞에서 잠깐 설명했지만, 모던UI는 터치스크린을 내장한 태블릿PC 환경에 최적화돼 있다. 반면 마우스와 키보드를 사용하는 기존 PC 환경에는 그다지 어울리지 않는다고 지적받았다.

가장 큰 문제는 마우스 이동 동선이다. 아이콘(icon) 대신 들어온 타일(tile)이 너무 커 마우스를 쓸데없이 많이 움직여야 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윈도8.1은 타일크기를 보다 세분화할 수 있도록 했다. 타일 크기를 윈도8 때의 1/4로 줄일 수 있다. 기존 아이콘과 비슷한 크기다. 여기에 여러 개의 타일을 한꺼번에 선택해 이동, 변경, 삭제, 타일크기 수정 등을 할 수 있게 했다.

윈도8.1
윈도8.1

또 데스크탑 화면(바탕화면)과 모던UI 화면 간 이질감을 줄이기 위해 모던UI 배경을 사용자가 원하는 데로 변경할 수 있게 했다. 바탕화면과 모던UI 화면의 배경을 동일하게 설정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멀티태스킹 기능을 강화한 점도 눈에 띈다. 기존 윈도8은 모던UI 상에서 애플리케이션을 2개만 동시 실행할 수 있었지만, 윈도8.1은 3개까지 동시 실행 가능하다. 화면을 나누는 비율도 기존 2:1 방식 외에 1:1, 1:1:2 등 다양한 방식을 추가했다.

하지만 많은 사용자가 원하던 모던UI 세로 방향 스크롤은 아직 지원하지 않는다. 오직 가로 방향 스크롤만 지원한다. 마우스휠을 세로로 굴려도 모던UI 화면은 가로로 움직일 뿐이다. 사용자 입장에서 헷갈릴 수 있는 부분이다. 추후 업데이트로 개선되길 바란다.

3. HiPPI 디스플레이 지원

윈도8.1은 2K(2,000) 이상의 초고해상도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제품을 사용할 때 자동으로 화면을 선명하게 해주는 기능을 내장했다. 무슨 말인지 잘 이해가 되질 않는다. MS가 조금 싫어하는 표현이지만, 쉽게 얘기해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지원한다는 뜻이다.

지금까지 윈도는 2K 이상의 고해상도 대응에 미흡했다. 해상도를 키우면서 화면 정보량을 늘리는 기존 방식으론 PC, 노트북, 태블릿PC의 해상도를 키우는데 한계가 있다. 기껏해야 10인치 크기에 풀HD 해상도(1,920x1,080)가 한계였다. MS 서피스 프로나 삼성전자 아티브 스마트PC가 그 예다. 풀HD 이상으로 해상도를 늘리면 기존 데스크탑 환경에선 글씨가 너무 작아 제대로 된 사용이 불가능했다.

윈도8.1은 이를 개선했다. 해상도를 늘리면서 화면의 선명함을 강화하는 애플의 방식, 이른바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도입했다. MS는 윈도8.1에 사용자의 디스플레이를 감지해 2K 이상의 초고해상도일 경우 화면을 보기 편하게 자동으로 화면을 확대해주는 '자동 스케일링 레벨 설정(Let me choose scaling level for all my display)' 옵션을 추가했다. 이를 통해 2K 이상 초고해상도의 PC, 노트북, 태블릿PC 사용자는 애플 맥북프로 레티나처럼 선명한 화면을 볼 수 있다.

때문에 제조사들은 맥북프로 레티나처럼 초고해상도를 갖춘 윈도 노트북, 태블릿PC 출시를 준비 중이다. 윈도8.1이 자동 스케일링을 지원하니 더 이상 망설일 이유가 없다는 분석. 삼성전자 아티브9 플러스, HP 엔비14 등 3,200x1,800급 초고해상도를 갖춘 노트북이 윈도8.1을 내장하고 출시될 예정이다.

사실 윈도8 때도 스케일링 레벨을 설정할 수 있었지만, 사용자가 수동으로 변경해야 했다. 윈도8.1처럼 본격적으로 지원한 것은 아니다. 스케일링 레벨은 최대 5배 확대(500%)까지 지원한다.

윈도8.1은 이 세 가지 큰 변화 외에도 자잘한 부분이 개선된다. 일단 부팅 시 초기화면을 모던UI로 할지, 바탕화면으로 할지 설정할 수 있다. 예전에는 부팅 시 초기화면이 무조건 모던UI로 고정돼 있었다.

키오스크(Kiosk, 옥외전광판)를 위한 기능도 추가된다. 부팅 시 특정 앱이 자동으로 실행되도록 설정할 수 있다는 뜻.

MS의 클라우드 스토리지(저장공간) '스카이 드라이브' 연동 기능이 강화되고, 검색 기능에 MS의 검색 엔진 빙(Bing)을 통합시켜 특정 키워드를 검색하면 PC, 노트북, 태블릿PC 속 파일뿐만 아니라 인터넷에 존재하는 파일도 함께 찾아준다.

또, 그림판, 계산기, 녹음기 등 몇 가지 기본 앱을 모던UI에 맞춰 새로 제공한다. 모던UI 용 그림판(프래시 페인트), 계산기, 녹음기는 윈도스토어에서 내려받을 수 있다. 물론 기존 그림판, 계산기, 녹음기는 윈도8.1 속에 고스란히 존재한다. 윈도스토어 검색 기능도 사용자들이 보다 앱을 찾기 편하게 변경된다.

4. IE11, 웹표준과 액티브X의 공존

IE11
IE11

마지막으로 IE11의 차례다. IE11은 참 특이한 웹브라우저다. 다양한 최신 기술을 추가했고 구글 크롬, 모질라 파이어폭스 못지않게 웹 표준을 준수하는데, 여전히 액티브X(Active X)도 지원한다.

일단 속도부터 얘기해보자. IE11은 웹페이지 표시 속도가 한층 빨라졌다. '더욱 강화된 프리렌더링 엔진'과 '네트워크 요청 우선순위 지정 기능'을 내장했기 때문.

웹브라우저의 이미지, 글씨 표시 속도는 브라우저 엔진의 성능에 좌우되는데, 프리렌더링 엔진을 강화했다는 것은 이 웹브라우저 엔진을 개선했다는 뜻이다. 네트워크 요청 우선순위 지정 기능이란 말 그대로 네트워크 신호를 주고받는 최우선 순위를 IE11로 지정한다는 의미다.

또, '백 내비게이션 캐싱 기능(back navigation caching)'을 추가해 예전 페이지로 재빠르게 돌아간다.

HTML5 웹 표준 지원도 강화했다. 일단 구글이 크롬을 통해 강력하게 추진 중인 WebGL을 지원하는 점이 눈에 띈다. WebGL은 웹브라우저 상에서 3D 그래픽을 처리할 수 있는 기능으로, 웹 게임 등에 널리 사용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크로노스 그룹의 OpenGL ES를 웹브라우저 상에서 실행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기술이다). 이밖에 다양한 HTML5 관련 기술을 지원한다.

IE11은 액티브X도 여전히 지원한다. 액티브X는 쉽게 말해 웹 브라우저 상에서 EXE 파일을 실행하는 기술이다. 문제는 이 액티브X가 웹 표준이 아니라 IE에서만 실행 가능하다는 것. 다른 웹브라우저는 액티브X를 실행할 수 없다.

물론 액티브X는 사라져야 할 기술이지만, 국내 은행, 관공서 홈페이지 상당수가 보안을 액티브X에 의존하는 것이 현실이다. 없어지면 혼란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 일종의 필요악인 셈.

IE11은 IE10과 마찬가지로 데스크탑 버전과 모던UI 버전이 함께 제공된다. 이 가운데 데스크탑 버전만 액티브X를 지원하니 주의할 것. 모던UI 버전 IE11은 액티브X를 지원하지 않는다. 모던UI 버전 IE11에서 은행, 관공서 홈페이지에 접속하고 싶다면 오른쪽 하단 설정 버튼을 눌러 '데스크탑 화면에서 홈페이지 열기' 메뉴를 선택하면 된다. 이 버튼을 누르면 해당 홈페이지가 데스크탑 버전 IE11로 열리면서, 액티브X(보다 정확히 말하자면 각종 플러그인)를 설치할 수 있다.

한국MS는 IE11로 농협, 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한국씨티은행, 스탠다드차타드은행 홈페이지를 정상 이용할 수 있고, 외환은행과 기업은행 홈페이지도 곧 정상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모던UI 버전 IE11은 UI 도 조금 변경됐다. IE10은 메뉴가 화면 위/아래로 나뉘어 있었지만, IE11은 모든 메뉴가 하단으로 이동했다.

이밖에 IE11은 HiPPI 디스플레이를 지원하고(데스크탑 버전 기준, 모던UI 버전은 IE10부터 지원했다), 웹페이지 탭을 최대 100개까지 열 수 있다. 모던UI 버전을 기준으로 화면에 웹페이지 2개를 동시에 띄울 수 있는 기능도 추가했다. 윈도8용 IE11은 윈도8.1과 함께 출시되며, 윈도7용 IE11은 10월 말에 출시될 예정이다.

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

IT동아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Creative commons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의견은 IT동아(게임동아) 페이스북에서 덧글 또는 메신저로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