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시아에서 가장 스마트한 도시… SNS는 유행 지나
일본의 대형 광고기획사 하쿠호도(博報堂)가 2013년 상반기 아시아 주요도시 스마트폰 보급 현황과 사용 형태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서울은 아시아에서 가장 스마트폰 점유율이 높은 도시였고, 홍콩과 싱가포르가 그 뒤를 이었다. 타이페이, 베이징, 도쿄도 스마트폰 점유율이 피처폰(일반 휴대폰)보다 높았다. 반면 상하이, 광저우, 마닐라 등은 스마트폰 점유율이 아직 피처폰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스마트폰 점유율 85.4% 너도 나도 스마트폰
이번 조사에서 서울은 스마트폰 점유율 85.4%를 기록해 스마트폰 보급률이 아시아에서 가장 높은 도시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 인구가 약 1,040만 명인 점을 감안하면 약 884만 명이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는 셈. 반면 피처폰의 점유율은 17.4%에 불과했다.
서울 다음으로 스마트폰 점유율이 높은 도시는 홍콩이었다. 스마트폰 점유율 81.4%, 피처폰 점유율 45.8%를 기록했다. 서울의 스마트폰 점유율과 피처폰 점유율의 합이 100에 근접했던 것과 달리 홍콩은 127%를 기록했다. 홍콩 거주민 5명 가운데 1명은 단말기를 2개 이상 사용하고 있다는 뜻. 이는 통신사에 따른 음영지역 탓에 한 사람이 여러 단말기를 사용하는 비율이 국내보다 높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 뒤를 싱가포르가 이었다. 싱가포르의 스마트폰 점유율은 71.2%, 피처폰 점유율은 32.8%였다.
대만 수도 타이페이의 조사결과는 매우 흥미롭다. 타이페이 스마트폰 점유율은 64.8%, 피처폰 점유율은 63.5%였다. 스마트폰 점유율과 피처폰 점유율이 비등비등한 것으로 드러났다. 점유율의 합은 128%로, 타이페이 역시 전체 거주민 5명 가운데 1명이 단말기를 2개 이상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도쿄는 스마트폰 점유율 58.9% 피처폰 점유율 57.4%를 기록했다. 국내보다 평균소득이 더 높음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보수적인 소비 형태를 보여줬다.
중국 수도 베이징의 경우 스마트폰 점유율 53.5%, 피처폰 점유율 50.4%를 기록해 스마트폰 사용자가 피처폰보다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다른 주요도시인 상하이의 경우 피처폰 점유율 52.9%, 스마트폰 점유율 49.1%를 기록했고, 광저우의 경우 피처폰 점유율 68.3%, 스마트폰 점유율 41.6%를 기록해 피처폰 사용자가 스마트폰 사용자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필리핀 수도 마닐라는 피처폰 점유율 86.5%, 스마트폰 점유율 27.1%를 기록했고, 말레이시아 수도 콸라룸프르는 피처폰 점유율 74.8%, 스마트폰 점유율 26.6%를 기록했다. 인도네이사 수도 자카르타는 피처폰 점유율 84.4%, 피처폰 점유율은 23.3%였다.
조사 대상 가운데 피처폰 점유율이 가장 높은 도시는 92.3%를 기록한 인도의 연방직할시 델리였다.
서울에선 인터넷 검색이 대세, 다른 도시는 SNS 열풍
하쿠호도는 스마트폰 점유율과 함께 스마트폰 사용 형태도 함께 공개했다. 설문조사는 문자, 채팅(카카오톡, 라인 등), SNS(페이스북, 트위터 등), 이메일, 인터넷 검색, 인터넷 뉴스, 음악청취, 콘텐츠 다운로드, 카메라 가운데 어떤 기능을 활용하는지 묻는 형식으로 진행됐다(복수응답 가능).
서울의 경우 인터넷 검색(69.8%), 카메라(68.6%), 뉴스(65.1%), 문자(60.9%), 이메일(60.4%) 순으로 나타났다. 인터넷으로 정보를 찾는 비중과 카메라 비중이 높고, 상대적으로 SNS 비중이 낮은 셈.
홍콩은 문자(83%), 이메일(79.2%), SNS(75.4%), 채팅(66.7%), 카메라기능(66.4%) 순이었고, 싱가포르는 문자(73.9%), 이메일(61.6%), SNS(59.6%), 검색(45%), 카메라(44%) 순으로 나타나 비슷한 사용 형태를 보여줬다.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등 중국 도시는 다채로운 사용 형태를 보여줬지만, SNS는 순위권에 없었다. 페이스북이 금지된 상태고, 트위터도 제한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점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반면 마닐라, 콸라룸푸르, 자카르타, 방콕 등은 SNS의 비중이 가장 높았다. 2년 전 국내 스마트폰 사용 형태 조사 결과에서 SNS의 비중이 높았던 점을 감안하면, 스마트폰 도입단계의 국가에선 사용자들이 SNS 위주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도쿄의 경우 아직 조사 결과가 나오지 않아 이번 조사 발표에서 제외됐다. 이번 조사 결과를 볼 때 주의해야 하는 점이 하나 있다. 하쿠호도의 미숙함이 조금 드러나는 부분인데, 문자와 채팅의 구분을 명확히 하지 않은 점이다. 때문에 응답자들 대부분이 카카오톡, 라인 등 채팅 애플리케이션 사용을 이동통신사가 제공하는 문자 메시지와 채팅으로 나눠 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사용 형태에서 문자 메시지의 비중이 이상하게 높은 것은 이러한 사실을 감안하고 이해해야 한다. 굴지의 광고기획사답지 않은 실수다.
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