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로이드의 완성, LG G2 국내 출시

강일용 zero@itdonga.com

깜짝 놀랐다. 제품에서 LG전자의 절치부심이 느껴졌기 때문. 바로 LG전자의 최신 고급 스마트폰 LG G2(이하 G2)의 이야기다.

LG전자가 뉴욕 G2 공개행사를 앞두고 국내 언론을 대상으로 G2를 소개하는 행사를 7일 여의도 사옥에서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G2를 접하고 온 소감을 적는다.

LG G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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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 스마트폰보다 더 빠르게, 더 선명하게

G2를 처음 접하고 받은 느낌은 '매끈하네'였다. 외관은 전작 옵티머스G보다 패블릿 옵티머스G 프로에 더 가깝다. 동그란 외관 등 옵티머스G 프로의 크기를 줄여놓은 느낌.

디자인적으로도 흥미로운 점이 많다. 일단 전면, 측면에 어떤 버튼도 존재하지 않는다. 극단적으로 간결한 디자인이다. 전원, 음량조절 버튼은 제품 뒷면으로 이동했다. 그 동안 그 어떤 국내 스마트폰에서도 볼 수 없던 독특한 디자인이다.

전원, 음량조절 버튼은 왜 뒤로 이동한 걸까. LG전자 관계자는 "스마트폰이 대형화됨에 따라 측면 버튼을 누르기 힘들어진데다, 실수로 떨어트리는 일이 잦아졌다"며, "사용자가 스마트폰을 쥐는 동선을 고려해 검지손가락이 닿는 위치로 버튼을 이동했다"고 밝혔다. 수긍이 간다. 실제로 스마트폰을 손에 쥘 때 검지손가락은 아무런 역할을 하지 않는다. 놀고 있는 사용자의 검지손가락에 버튼조작이라는 중대한 역할을 준 셈이다. 실제로 쥐어보니 기존 측면 버튼과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편리했다. 대형 스마트폰은 이제 제품 뒷면에 버튼을 배치하는 것이 트렌드가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LG G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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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인치 화면을 탑재했음에도 불구하고 제품 크기는 기존 5인치 대 제품과 대동소이하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해 갤럭시S4와 크기가 동일하다는 뜻. LG전자는 G2의 화면 크기를 키우기 위해 베젤(테두리) 크기를 극단적으로 줄였다. 제로 베젤이라고 하지는 않았지만, 국내 스마트폰 가운데 베젤이 가장 얇다고 자신했다. 베젤 두께를 줄이기 위해 LG전자는 '듀얼 라우팅(Dual Routing)'이라는 기술을 도입했다. 터치 콘트롤러를 둘로 나눠 측면의 연결선을 최소화하는 기술이다.

LG G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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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의 선명함은 매우 인상적이다. 전작과 동일한 풀HD(1,920x1,080) 해상도 광시야각 IPS 디스플레이를 채택했는데, 화면 크기가 줄어들어 선명함은 더 올라갔다. 423PPI 수준이다. 또, LG전자 관계자는 옵티머스G에 채택한 '제로갭터치' 기술을 채택해 제품 두께를 더 얇게 할 수 있었다고 자신했다. 제로갭터치란 전면 유리, IPS 디스플레이, 터치필름을 일체화시킨 기술이다.

LG G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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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는 전력소모를 줄이기 위해 'GRAM(Graphic RAM)'이라는 화면 관련 기술을 채택했다. 정지 화면일 때 프로세서를 쉬게 하고 대신 GRAM이 화면을 표시한다. 이를 통해 스마트폰 사용시간을 조금이나마 더 연장할 수 있다. LG전자는 약 1.1배 연장된다고 밝혔다. 사실 스마트폰 전력 소모는 프로세서보다 디스플레이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이 정도면 꽤 선전한 셈이다.

배터리는 국내 사용자들이 그리도 염원하는 교체형을 채택했다. 용량은 2,610mAh, 다른 5인치 대 스마트폰과 대동소이하다. 그런데 해외용 G2의 경우 일체형 배터리를 채택한 대신 용량이 3,000mAh에 이른다. 어느 쪽이 낫다고 감히 결론을 내릴 수는 없다. 어떻게든 국내 사용자들이 단점으로 지적한 부분을 개선해야 한다는 LG전자의 고민이 느껴진다.

LG G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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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세서는 퀄컴 스냅드래곤800(2.26GHz)이다. 사실 삼성전자(갤럭시노트3 예정), 팬택, 소니 등 타사의 고급 스마트폰 대부분이 스냅드래곤800을 채택했다. 흠잡을 데 없는 성능을 보여주지만, 성능으로 차별화는 쉽지 않을 듯하다. 메모리는 2GB, 저장공간은 32GB다.

물론 LTE-A(어드밴스드)도 지원한다. SK텔레콤, LG유플러스용으로 출시되는 모델은 LTE-A를, KT용으로 출시되는 모델은 LTE만 지원한다. 아직 KT가 LTE-A를 상용화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내부 통신칩셋은 LTE-A를 지원하는 만큼 KT가 LTE-A를 상용화하면 KT용 G2도 LTE-A에 연결할 수 있을 전망이다.

카메라 기능을 강화한 점도 눈여겨볼 요소다. 예전에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한 탓일까. LG전자는 G2의 카메라 기능이 경쟁사 제품보다 훨씬 뛰어나다고 계속 강조했다. 일단 OIS(광학 손떨림 보정)를 탑재한 점이 눈에 띈다. DSLR, 고급 콤팩트 카메라 등에 사용되는 기술로, 스마트폰에 채택된 것은 처음이다. 이 기술을 통해 보다 선명하고 흔들림 없는 사진을 찍을 수 있다고 LG전자 관계자는 말했다. 실제 사진을 입수하지는 못했지만, 사진 품질에 큰 영향을 주는 기능임에는 분명하다. 카메라 화소는 후면 1,300만, 전면 210만이다. 동영상 촬영기능도 향상됐다. 최대 풀HD 해상도, 60프레임으로 촬영할 수 있다. 카메라 렌즈 전면에는 빛 투과율이 좋고 흠집에 강한 사파이어 글라스를 덧댔다.

LG G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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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가 강조하지는 않았지만, AC 규격의 와이파이(Wi-Fi)도 지원한다. N 규격보다 한층 빠르게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는 기술이다.

운영체제는 안드로이드 4.2 젤리빈이며, 제품 색상은 하얀색과 검은색 두 가지다.

경쟁 스마트폰에는 없는 G2만의 독특한 기능

사실 앞에서 설명한 특징 및 기능은 스마트폰이 새로 나오면 흔히 들을 수 있는 이야기다. "경쟁사 제품보다 얼마나 더 빠르고, 선명하고, 사진도 잘 찍을 수 있고…" 이런 것만으로는 이제 사용자들의 관심을 끌 수 없다.

LG전자도 이 점을 잘 알고 있다. G2에 고급 스마트폰 다운 독특한 기능을 여럿 내장했다. 하나씩 알아보자.

일단 스마트폰 가운데 최초로 무손실 음원을 재생할 수 있는 점이 눈에 띈다. FLAC 파일을 재생할 수 있다는 뜻이다. SW적으로 재생하는 것이 아닌, 24bit, 192kHz를 지원하는 사운드 칩셋을 탑재한 것(예전에도 SW적으로 FLAC 파일을 재생할 수 있었지만, 사운드 칩셋이 지원하지 않아 MP3를 듣는 것과 별로 다를 게 없었다). LG전자 관계자로부터 답변을 들을 수는 없었지만, 울프슨의 사운드 칩셋을 채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인간의 귀로 인식하기는 어렵지만, 높은 대역 또는 낮은 대역의 음까지 손실 없이 들려준다. A/V 애호가들에게 어울리는 스마트폰이 등장한 셈이다.

또, 함께 제공하는 번들 헤드셋 쿼드비트도 '쿼드비트2'로 강화했다. 전작에서 단점으로 지적 받은 저음역을 강화하고, 사용자의 귀구조에 맞게 제품 구조를 변경했다. 이 두 가지 특징을 보조하기 위해 플러그 앤 팝(Plug&Pop)이라는 기능을 내장했다. 제품에 헤드셋을 꽂으면 음악, 동영상, DMB 가운데 미리 선택해놓은 기능이 자동 실행된다. 혼잡한 출퇴근길, 요긴하게 쓰일 듯하다.

LG G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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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SW 기능을 탑재한 것도 눈 여겨 볼 요소다. 타인에게 스마트폰을 건네주면 사진, 통화목록, 애플리케이션(앱) 설치 등 불필요한 행위를 하지 않을까 걱정이다. 이런 걱정은 이제 하지 않아도 된다. G2에는 '게스트모드'라는 독특한 기능이 내장돼 있다. 하나의 스마트폰을 두 개로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기능이다. 미리 지정해둔 특정 앱만 실행할 수 있게 게스트모드를 설정해 친구에게 건네주면, 친구는 해당 기능만 사용할 수 있다. 전환은 잠금화면의 패턴락으로 구현했다. 패턴을 그리는 형태에 따라 일반모드와 게스트모드로 나눠 진입된다.

'스마트링크'는 LG전자 SW 기술력의 결정체다. 문자 메시지 등 텍스트를 선택하면 해당 텍스트의 내용을 분석해 캘린더에 일정을 자동 입력해준다. 사람 이름, 날짜, 장소, 위치 등을 구분한다는 뜻. Q보이스로 축적한 DB를 활용해 글자를 구분해낸다.

멀티태스킹 기능도 강화했다. 앱 실행 도중 화면에 세손가락을 올리고 왼쪽으로 옮기면 실행 중인 다른 앱으로 이동한다. 번거롭게 홈 버튼을 길게 눌러 멀티태스킹 화면을 불러내지 않아도 된다. 손가락을 오른쪽으로 옮기면 실행 중인 앱이 인덱스 형식으로 나타난다. 이 가운데 사용하고 싶은 앱을 선택하면 된다.

LG G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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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션콜'과 '노크온'도 재미있는 기능이다. 모션콜은 전화가 걸려올 때 귀에 스마트폰을 가져다 대면 자동으로 전화를 받는 기능이다. 번거롭게 통화버튼을 누르지 않아도 된다. 동작인식센서와 조도센서를 동시에 활용한다. 노크온은 화면이 켜져 있거나 꺼져 있을 때 화면을 빠르게 두 번 두드리면 꺼지거나 켜지는 기능이다. 스마트폰을 바닥에 내려놓았을 때 유용하다. 뒷면 버튼을 보조하기 위한 기능이란 느낌이 강하다.

온 스크린 버튼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점도 눈에 띈다. 온 스크린 버튼이란 화면 내에 홈, 취소, 메뉴, 멀티태스킹 등 버튼을 배치하는 방식이다. 넥서스4, 옵티머스G 등에 채택된 바 있다. 기존에는 단순히 화면 내에 버튼이 있다는 것 외에 별다른 특징이 없었지만, G2는 버튼의 위치, 종류를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다. 취소, 홈, 메뉴 순으로 나열할 수도 있고, 그 반대로 메뉴, 홈, 취소 순으로 나열할 수도 있다. 사용자 취향에 맞춰 설정하면 된다. 3버튼 뿐만 아니라 4버튼도 지원한다. 상단의 알림바를 간편하게 열 수 있는 쉐이드 버튼과 Q메모 버튼을 추가할 수 있다. 멀티태스킹 버튼을 추가할 수는 없고, 해당 버튼은 홈 버튼을 1초 이상 누르면 실행된다.

LG G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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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건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성능과 편의 기능은 이제 G2로 정점을 찍은 듯하다. 성능을 개선하고, 단점을 제거했으며, 다양한 편의 기능을 추가했다. 현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가운데 가장 뛰어난 제품인 것만은 분명하다.

G2는 8일 이동통신 3사를 통해 출시되며, 8주 내에 미국, 일본 등 해외에 출시된다. 출고가는 90만 원 중반. LG전자 마창민 상무는 "G2를 전세계 동시 출시하는 것은 그만큼 제품에 대한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해 달라"며, "국내 목표 판매량은 최소 110만 대 이상"이라고 밝혔다. LG전자의 야심작 G2가 어디까지 선전할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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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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