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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의 새로운 맥북에어, "태양보다 먼저 지지 않는다"

권명관

지난 2008년 1월 15일, '맥 월드 2008' 기조연설의 단상 위에는 스티브 잡스가 있었다.. 그리고 곧 이어진 작은 퍼포먼스. 그는 화면에 새로운 맥북 제품군에 맥북에어가 추가되었음을 알리며, 당시 출시했던 타 제조사의 얇은 노트북을 소개했다. 설명의 중심은 두께. 아직 1인치가 넘는 두께라고 언급한 뒤 화면에는 노란 서류 봉투를 띄웠다. 그리고 그는 무대 한 켠에 준비한 단상 위에서 화면 속 서류 봉투와 똑같은 서류 봉투를 들고 왔다. 봉투 속에 들어있던 것은 맥북에어. 이후 이 프리젠테이션은 패러디한 TV 광고가 등장했을 정도로 사람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그리고 지난 2013년 6월 10일, 애플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모스콘 웨스트에서 'WWDC 2013'을 열고 새로운 맥북에어(Macbook Air Mid 2013)를 선보였다. 어느새 맥북에어를 처음 선보인지 5년이 지났지만, 그 모습 그대로다. 외형만 보면 이전에 출시했던 맥북에어와 달라진 점을 찾기 어렵다. 하지만, 어색하지 않다. 맥북에어는 5년이 지난 지금도 나름의 영역을 차지하고 있다. 그래서일까. 애플은 맥북에어의 새로운 제품도 단지 맥북에어일 뿐이다. 아이패드도 그저 아이패드인 것처럼.

애플 맥북에어

맥북에어의 디자인은 '맥북에어'

맥북에어의 디자인을 따로 언급할 필요가 있을까 싶다. 맥북에어는 그냥 맥북에어다. 얇고, 가볍다. 이번에 새롭게 출시한 11인치형 맥북에어의 무게는 약 1kg. 두께는 가장 얇은 앞부분이 0.3cm이며, 가장 두꺼운 뒷 부분이 1.7cm다. 이전 제품과 동일한 알루미늄 유니바디(Unibody) 디자인이다. 11인치형 맥북에어는 속칭 '귀요미 맥'이라고 불릴 정도로 작다. 평상시 여성이 들고 다니는 핸드백에 넣고 다녀도 별 무리가 없을 정도. A4용지보다도 작다.

애플 맥북에어

애플 맥북에어

애플 맥북에어

기존에 사용하던 13인치형 맥북에어와 15인치형 일반 노트북과 비교한 크기는 아래 사진을 참고하자.

애플 맥북에어

이전과 비교해 전원 커넥터가 맥세이프(MagSafe)에서 맥세이프2로 달라졌다. 크게 달라진 점은 없지만 연결 부위 두께가 약간 얇아진 대신 조금 길어졌다. 때문에 두께를 좀더 얇게 제작할 수 있다. 맥세이프2도 이전처럼 연결부위가 자석이다. 케이블을 전원 커넥터 주변에 가져가면 자동으로 착 달라붙는다.

애플 맥북에어

연결 부위를 자석으로 고정시키는 이유는 단순하다. 안전문제 때문이다. 맥북에어를 책상 위에 놓고 충전하면서 사용 중인데 주변의 누군가가 전원 케이블을 발로 건드렸다고 생각해보자. 다른 일반 노트북은 십중팔구 떨어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맥세이프는 전원 케이블만 떨어져 나갈 뿐, 맥북에어는 책상 위에 그대로 남아 있다.

맥세이프2는 기존 'ㄱ'자 형태에서 일자 형태로 모양도 조금 바뀌었다. 기존 'ㄱ'자 모양은 간혹 툭 튀어나온 곳에 맥북에어가 걸려서 끌려가는 경우가 있었는데, 이를 방지하고자 바꾼 것으로 생각한다.

애플 맥북에어

전원 어댑터는 기존 모양 그대로다. 여전히 작고 가벼우며, 뒤에는 케이블을 돌돌 말아 가지고 다닐 수 있게 걸게도 있다. 연장 케이블도 있으니 경우에 따라 길이를 연장해 사용하면 유용하다.

애플 맥북에어

좌우측면 단자는 3.5mm 오디오 잭, 듀얼 마이크, 썬더볼트 등 위치가 이전과 똑같다. 다만, 좌우측에 한 개씩 있는 USB가 기존 2.0에서 3.0으로 업그레이드됐다. 이론적으로 USB 3.0 전송속도는 2.0보다 최대 10배 정도 빠르다(USB 3.0: 최대 5Gbps, USB 2.0: 최대 480Mbps. 사실 전송속도가 빨라졌다기 보다 대역폭이 늘어났다는 표현이 옳다). 실제 USB 3.0 외장하드로 데이트를 옮겨보니 약 3~4배 정도는 빠르더라. 참고로 썬더볼트의 이론적 최대 전송속도는 10Gbps이다.

애플 맥북에어

새로운 맥북에어의 최대 장점, 늘어난 사용시간

처음 사용하는 맥북에어라 전원을 켜면 몇 가지 설정해야 할 것들이 있다. 먼저 언어를 입력하고(주 언어로 한국어 사용), 차례로 지역(대한민국), 키보드(한글, 두벌식), 네트워크(넘어가도 무방)를 입력하자. 다음에는 다른 맥이나 윈도 PC에서 데이터를 옮겨올 수 있는 선택 메뉴가 뜨는데, 나중에 해도 되니 '지금 안 함'을 선택하고 넘어간다. 그 다음 위치 서비스 활성화 여부를 선택하면, 몇 가지 세부 설정 메뉴가 나타난다.

애플 ID를 입력하고(기존에 애플 제품을 사용했다면 같은 아이디를 입력하는 것이 편하다), 약관에 동의한 후, iCloud, 메시지 등록 여부를 설정하자. 마지막으로 맥 계정과 시간대 선택을 완료하면 모든 과정은 끝난다(뭐 사실 '다음' 버튼 누르듯이 천천히 읽어보면서 '계속' 버튼만 누르면 된다).

애플 맥북에어

리뷰에 사용한 11인치형 맥북에어의 기본 사양은 인텔 4세대 듀얼 코어 i5 프로세서(동작속도: 1.3GHz, L3 캐시 3MB), 4GB 1,600MHz DDR3 메모리(2GB x 2, 온보드 메모리), 256GB SSD이다. 그래픽은 HD 그래픽스 5000으로 인텔 프로세서에 탑재되어 있는 내장 그래픽이다. 인텔 4세대 코어 프로세서는 터보 부스트 기술을 지원해 보다 높은 성능을 필요로 하는 작업을 실행할 경우 자동으로 동작속도가 늘어난다. 그래픽 성능은 이전보다 약 40% 정도 향상됐다.

애플 맥북에어

사실 애플의 맥 및 맥북 제품군은 윈도PC와 달리 내부 기본사양 정보가 자세하진 않다. 내부에 탑재한 프로세서의 동작속도는 알 수 없다(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하지만, 도리어 이것이 애플의 장점 중 하나다. 애플은 맥 OS X 즉,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직접 개발하고 생산한다. 그만큼 자사의 소프트웨어를 적절하게 실행하기 위한 최적의 하드웨어를 찾아 구현한다. 애플이 말하는 '디자인'이라는 의미가 이것이다. 사람들이 아이폰이나 아이패드를 사용하며 '애플 기기의 가장 큰 장점은 최적화'라고 말하는 것과 같은 의미다.

실제 지난 몇 년간 맥북에어를 사용해오면서 용도에 맞게 딱 필요한 성능을 내부 운영체제에 맞춰 필요한 만큼 탑재했다는 점을 느꼈다. 맥북에어는 일반 윈도를 설치한 노트북과 묘하게 다르다. 같은 MS 오피스를 설치한다 하더라도 사용하는 방법이나 인터페이스, 실행 방식에 약간의 차이가 있다. 이러한 사용자 경험이 윈도에 익숙한 사람에게는 어색할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틀린 것은 아니다. 서로의 생각과 추구하는 바가 다를 뿐이다(간혹 맥북에어나 맥북프로에 윈도를 설치하고 사용하는 것을 볼 때 안타까움을 느끼는 이유다).

특히, 두 손가락/세 손가락으로 사용하는 트랙패드의 다양한 제스처 기능은 익숙해지면 상당히 편리하다. 시스템 환경설정 – 트랙패드에서 사용법을 한번 정도 살펴보는 것이 좋다.

애플 맥북에어

맥북에어의 특징은 휴대성이다. 작고, 얇고, 가볍게 제작한 이유도 마찬가지다. 실내보다 외부에서 주로 사용하는 이들에게 안성맞춤인 제품이다. 만약 높은 성능의 맥을 원하는 이라면 맥이나 맥 프로를 선택하는 것이 옳다.

때문에 맥북에어는 사용시간이 중요하다(아니, 사실 모든 모바일 기기에서 가장 중요한 점일 것이다). 휴대성을 강조한 제품이지만, 만약 배터리 사용시간이 1~2시간밖에 안된다면? 그게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이번에 애플이 새롭게 선보인 맥북에어의 최대 강점이 바로 이 사용시간이다. 애플은 이번 맥북에어를 설명하며 '태양보다 먼저 지지 않는다'라고 했다. 해는 아침에 뜨고 저녁에 지지만, 그보다 더 오래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것. 그만한 자신감의 표현이다.

애플 맥북에어

애플은 새로운 11인치 맥북에어에 대해 공식적으로 9시간, 13인치 맥북에어는 12시간 동안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 이유는 내부 탑재 부품만 봐도 쉽게 알 수 있다. 새롭게 탑재한 인텔 4세대 코어 프로세서(하스웰)의 특징은 저전력이다. 이 프로세서는 이전 제품과 비교해 소모전력이 눈에 띄게 줄었다. 특히, 수면모드나 대기모드로 전환했을 시 전력 소모가 큰 폭으로 줄어든다. 그렇다고 성능이 떨어지지도 않는다. 기술의 발전인 셈이다.

SSD 탑재도 전력 소모를 줄이는데 한몫했다. 일반적으로 SSD는 하드디스크(HDD)보다 내구성이 강하고, 데이터 읽기/쓰기 속도가 빠르다. 그리고 하나 더. 전력 소모가 적다. 노트북과 같은 모바일 기기의 차세대 저장장치로 SSD를 지목하는 이유다. 애플은 새로운 맥북에어에 128GB 또는 256GB의 SSD를 사용한다(512GB로 특별 주문할 수도 있다).

실제 지난 며칠 간 새로운 11인치 맥북에어를 다양한 방법으로 테스트했다. 모든 경우는 아침에 한번 100% 충전한 상태로 시작한다. 블루투스 기능은 사용하지 않기에 껐으며, 화면 밝기는 중간에 놓고 자동밝기 기능을 켰다. 와이파이는 계속 켜 둔 상태. 그 외에는 기본 설정으로 사용했다. 일단 가방에 그냥 넣고 충전없이 들고 다니면 소모되는 전력은 1~2%다. 거의 없다. 장시간 켜두지 않으면 수면 모드에서 대기 모드로 자동 전환해 전력 소모를 줄인다.

애플 맥북에어

애플 맥북에어

외부 취재와 미팅 때문에 약 3시간 정도 문서를 작업하고(에버노트를 주로 사용했다), 확인한 배터리는 70% 언저리. 아, 바로 확인한 배터리 잔량은 아니고 퇴근 후 집에 돌아가 확인한 배터리 잔량이다. 물론, 화면의 밝기나 블루투스 및 와이파이 On/Off 여부 등 내부 설정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사용 시간은 달라질 수 있다. 무엇을 하느냐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예를 들어 화면을 최대한 밝게 하고, 블루투스 헤드폰을 연결해 HD급 동영상을 감상하며, 인터넷을 검색하는 등 여러 작업을 수행하면 배터리 사용시간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애플 맥북에어

확실히 배터리 소모가 크지 않다는 것은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아마 2년 이상 일반 노트북을 사용하고 있었다면, 느낄 수 있는 체감 차이는 더 크리라. 잠자기 전 한번만 충전해 놓으면, 다음달 하루쯤은 거뜬히 사용할 수 있다. 그렇다고 너무 안심하지는 말자. 충전은 수시로 하는 것이 좋은 법이다.

맥 OS X가 어렵다는 편견만 버리자

앞서 살짝 언급했지만, 간혹 맥이나 맥북에 윈도 운영체제를 설치해 사용하는 사람들이 안타깝다고 했다. 아마 맥 OS X가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리라. 아무래도 사용자 인터페이스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윈도와 조금 다르니 이질감을 느낄만하다. 하지만, 조금만 사용해보면 맥 OS X는 분명한 장점이 있다. 그리고 생각보다 낯설지 않은 운영체제다. iOS와 상당히 닮았다(애플의 전략 중 하나이긴 하지만). 아이폰, 아이패드를 조금이라도 사용해봤다면, 맥 OS X도 쉽게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 참고기사: 맥북, 100% 활용하기

과거 작성하던 인터뷰나 기사 등은 이미 사용하고 있던 문서 애플리케이션 에버노트를 통해 바로 동기화할 수 있었다. 꼭 에버노트를 사용하라는 뜻이 아니다. 앱스토어에는 같은 기능의 다양한 앱이 있으니 원하는 것을 내려받아 사용하면 된다. 기본으로 제공하는 '개러지밴드(GarageBand)'와 '아이무비(iMovie)', '아이포토(iPhoto)'도 승인 과정만 거치면 바로 사용할 수 있다.

애플 맥북에어

이메일, 메시지, 캘린더 동기화도 마찬가지. 시스템 환경설정 – Mail, 연락처, 캘린더 메뉴에서 몇 가지 정보만 입력하면 된다. 일단 이 정도 과정만 끝내도 기본적으로 사용하는데 별 무리가 없다. 사실 맥북에어는 취재용으로 대부분 사용하기에 이 이상 많은 것을 설정하고, 설치하지도 않는다. 필요한 것이 생기면 그 때 가서 고민할 일이다.

애플 맥북에어

애플 맥북에어

제품 가격은 11인치형 128GB 모델은 129만 원, 256GB 모델은 155만 원이며, 13인치형 128GB 모델은 145만 원, 256GB 모델은 169만 원이다. 처음 출시했을 당시 꽤 높은 가격이 걸림돌이었지만, 이제는 가격도 많이 낮아졌다. 맥북에어의 특징은 (예전부터 같았지만) 크기는 작고, 두께는 얇으며, 무게는 가볍고, 사용 시간은 길다는 점이다. 5년 전인 2008년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다. 맥북에어는 맥북에어일 뿐이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

※ 리뷰 의뢰는 desk@itdonga.com으로 연락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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