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의 마블은 19세 게임 아닌가요?

이상우 lswoo@itdonga.com

CJ E&M 넷마블이 출시한 스마트폰 보드게임 '모두의 마블'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출시 하루 만에 내려받은 횟수 100만 번을 돌파하는가 하면, 현재(2013년 7월 18일)는 구글 플레이스토어 최고매출 앱 1위에 올라있다. 지난해 5월 처음 등장한 모두의 마블 PC버전의 인기가 모바일까지 이어진 듯하다. 그런데 PC버전은 '청소년 이용불가'와 '전체 이용가'로 나눠져 있지만 모바일 버전(for Kakao)은 전체 이용가 하나 뿐이다. 같은 게임인데 이렇게 나눠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모두의 마블
모두의 마블

게임물의 등급을 심의하고 분류하는 곳은 게임물등급위원회(http://www.grb.or.kr, 이하 게임위)다. 게임물을 유통하거나 제작/배급하려면 게임위에서 해당 게임물의 등급을 분류 받아야 한다. 등급분류 기준은 선정성, 폭령성, 범죄 및 약물, 부적절한 언어, 사행성 등 5가지 항목이다. 이 항목을 기준으로 전체 이용가, 12세 이용가, 15세 이용가, 청소년 이용불가, 시험용 등으로 나누며, 아케이드 게임물(오락실 게임)은 전체이용가와 청소년 이용불가로 구분한다.

게임물 등급
게임물 등급

전체 이용가는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등급으로, 선정적, 폭력적 내용, 범죄 및 약물, 저속어/비속어, 사행적 요소 등이 없어야 한다. 12세 이용가는 선정성은 있으나 성적 욕구를 자극하지 않아야 하며, 폭력, 범죄, 저속어 및 비속어, 사행적 요소가 포함돼 있지만 노골적이지 않아야 한다. 15세 이용가는 여성의 가슴이나 둔부를 선정적이지 않게 묘사해야 하며, 선혈이나 신체 훼손 등을 비사실적으로 표현해야 한다. 청소년 이용불가는 노출이 구체적이며 신체 훼손 및 선혈 등의 표현이 사실적이며, 도박 등 사행성이 높다. 또한, 언어 표현이 거칠다.

등급분류 기준
등급분류 기준

모두의 마블 PC버전이 청소년 이용불가와 전체 이용가로 구분된 것은 사행성 때문이다. 청소년 이용불가에는 마카오, 로또, 카지노 등 배팅을 하고 승리 시 배당받는 시스템이 있지만, 전체 이용가에는 이 기능이 없다. 전체 이용가는 캐릭터 카드 강화 기능도 제한된다. 강화 시스템 자체가 일종의 도박이기 때문이다.

모두의 마블 마카오
모두의 마블 마카오

그런데 모두의 마블 for Kakao에는 보너스 게임과 카드 강화 시스템이 있지만 전체 이용가로 분류된다. 스마트폰 게임은 '*오픈마켓 등급분류'를 적용하기 때문이다. 구글 플레이스토어나 애플 앱스토어 등에 등록되는 오픈마켓 게임물은 전체 이용가 게임의 경우 일반 등급분류 제도보다 절차가 간소하고 기준도 조금 낮다.

*오픈마켓: 개인 또는 게임제작사가 게임물을 직접 등록해 배포할 수 있는 플랫폼

오픈마켓 등급분류에는 '자율 등급분류제도'도 있다. 청소년 이용불가 게임을 제외한 모든 등급의 스마트폰 게임에 대해 유통자(구글 플레이스토어 등의 앱스토어)가 직접 등급을 지정할 수 있다. 유통자는 게임위와 등급분류 기준 및 절차, 이용등급 구분 등을 협의하고 이를 바탕으로 등록되는 게임에 자체적으로 등급을 지정한다. 애플은 4세, 9세, 12세, 17세로 등급을 분류하고 있으며, 구글은 전체 이용가, 콘텐츠수위 – 하, 중, 상으로 분류한다.

같은 게임, 다른 등급... 실제 차이는?

던전 앤 파이터는 청소년 이용불가, 15세 이용가, 12세 이용가로 구분된다. 12세 이용가는 여성 캐릭터 가슴 부분 묘사가 노골적이지 않으며, 날이 있는 무기는 날카롭지 않게 보인다. 몬스터가 죽었을 때도 시체가 남지 않고 연기처럼 사라지며 선혈도 없다. 15세 이용가는 검은색 피가 나타나며, 캐릭터 의상도 상대적으로 노출이 심하다. 몬스터가 죽었을 때 시체는 진흙 덩어리로 변해 흩어진다. 청소년 이용불가는 선혈이 붉은색으로 나타나며, 몬스터를 죽이면 몬스터가 조각나면서 흩어진다.

던파 연령별 등급
던파 연령별 등급

엔씨소프트 인기게임인 리니지는 PVP(유저간의 결투)를 할 수 있는 버전은 청소년 이용 불가며, 할 수 없는 버전은 12세 이용가였으나 지난 2013년 1월 폭력성이 짙다는 이유로 청소년 이용불가 판정을 받았다.

리니지
리니지

한편,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5월 22일 게임산업진흥법을 개정했다. 이를 통해 오는 11월 23일부터 게임물등급위원회는 폐지되고 대부분의 업무를 '게임물관리위원회'가 담당한다. 또한, 기존 게임물 등급분류 업무를 민간기관에 위탁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등급분류 절차가 더 간편해지고, 그 동안 문제점으로 지적된 모호한 기준, 불필요한 과다 제재 등이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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