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패드에게 '키보드'란?

이문규 munch@itdonga.com

벨킨 아이패드용 블루투스 키보드/케이스, Ultimate Keyboard/Case

태블릿PC와 비슷하게 생긴 울트라북이 등장하면서 태블릿PC를 원하던 소비자 중 일부를 울트라북이 흡수했다. 그들은 왜, 예쁘게 생겼고 무게도 가벼운 태블릿PC를 마다하고 울트라북을 선택했을까? 이유는 딱 두 가지로 압출할 수 있다. 하나는 MS 윈도 운영체제의 익숙함. 또 하나는 바로 키보드의 존재다.

아이패드 등의 태블릿PC는 '엔터테인먼트 기기'로, 울트라북, 노트북 등은 '생산적 기기'로 분류하는 기준도 역시 키보드의 유무다. 아이패드의 화면터치형 키보드가 제 아무리 유용하다 해도, 느낌 면에서나 속도 면에서나 '두다다닥' 두드리는 실제 키보드를 넘어설 순 없다. 터치 입력, 음성 입력 등 새로운 형태의 입력 도구가 각광을 받는다 해도, 정확하고 빠른 문자 입력에는 아직 키보드를 넘어설 수 없다.

그럼 아이패드에게 키보드란 어떤 의미일까? 손가락 터치로 사용하기에 아무런 문제 없는데 뭔키보드냐 하겠지만, 키보드가 있는 아이패드와 없는 아이패드는 단순히 '있다 vs 없다'의 차이로 구분할 수 없다. 아이패드를 '보고 즐기는 엔터테인먼트 기기'에서 '쓰고 작업하는 생산적 기기'로도 만들어 주는 키보드. 여기에 든든한 케이스 역할까지 수행하는 아이패드용 '벨킨 Ultimate Keyboard Case(이하 얼티밋 키보드)'를 소개한다.

아이패드 키보드
아이패드 키보드

블루투스 키보드 + 알루미늄 합금 케이스

일단 비싸 보인다. 한쪽 면은 알루미늄 합금을 적용했고, 다른 쪽 면은 말랑말랑한 고무 소재의 엠보싱을 넣어 질감과 휴대감을 살렸다. 아이패드 화면 쪽 면이 알루미늄 합금이라 아무래도 외부 충격으로부터 화면을 보호하리라 예상된다. 또한 흰색과 회색을 적절히 조화시켜 비교적 고급스러운 디자인을 보여준다. 비싸 보이는 대로 가격은 13만 원 선이다(2013년 7월 인터넷 쇼핑몰 최저가 기준). 비싼 듯하지만, 블루투스 키보드와 양질의 케이스를 동시에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비싸다고 등 돌릴 수준은 아니라 판단된다.

아이패드는 2세대, 3세대, 4세대 제품을 사용할 수 있으며, 케이스 부분에 한쪽 면에 아이패드를 걸친 후 밀어 넣으면 쉽게 장착된다. 이후 블루투스 연결 설정을 통해 키보드와 페어링한 후 연결하면 된다. 처음 한 번만 연결하면 그 후로는 따로 설정할 필요 없다.

아이패드 키보드
아이패드 키보드

아이패드는 3단 각도로 조정해 사용할 수 있어 유용하며, 키보드를 닫으면 아이패드 화면도 자동으로 꺼진다(물론 키보드를 열면 다시 켜진다). 키보드 전원 버튼은 따로 없고 키보드를 열어 3개의 거치 자석에 거치하면 키보드 전원이 켜진다. 닫으면 키보드 전원도 자동으로 꺼지니 전원 관리가 용이하다.

아이패드 키보드
아이패드 키보드

충전은 마이크로USB 포트를 통해 가능하니, 사용 중인 스마트폰의 충전 케이블을 사용해도 된다. 앞서 언급한 대로 키보드를 닫으면 자동으로 전원을 차단해, 완전 충전 후 상당한 시간 동안 충전 없이 사용할 수 있다. 제품 사양표에 따르면 160시간 이상 사용할 수 있다 하는데, 며칠간 사용해 보니 그 정도는 능히 사용할 수 있으리라 판단됐다. 이틀에 한 번 정도 충전하면 될 듯하다.

아이패드 키보드
아이패드 키보드

노트북과 비슷한 키감과 키 배치

벨킨 얼티밋 키보드는 아이패드 사용에 맞게 구성됐으며 맥북 등과 유형과 배치가 거의 비슷하다. 키감은 일반적인 노트북보다 약간 가벼운 느낌이지만 고속 타이핑에도 큰 불편 없다. 각 키 크기가 제법 크고 간격도 널찍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아울러 타이핑 소음도 적어 도서관 등에서 사용하기에도 괜찮다.

아이패드 키보드
아이패드 키보드

참고로 한/영 전환은 키보드 배열 하단 우측의 '지구본' 키를 누르면 되며, 'Command' 키 + 스페이스 바를 동시에 눌러도 가능하다. 일반 PC에서 'Shift' 키 + 스페이스 바로 한/영 전환하는 본 리뷰어의 경우 후자의 전환 방식이 훨씬 유용했다.

이외 'Fn' 키를 누르고 숫자 키를 조합해 특수 기능을 사용할 수 있어 편리하다. 본 리뷰어는 볼륨 조절 시 Fn 조합(Fn + 9, 0, -)을 자주 사용했다.

얼티밋 키보드를 사용하고 나니 역시 아이패드에 키보드가 있다는 게 커다란 장점으로 작용함을 체감했다. 웹 서핑 시에도, 메일 작성 시에도, 특히 문서 작업 시에도 타이핑이 정말 빠르고 편하다. '아이패드'가 아니라 '아이 노트북'이 생긴 것 같다.

아이패드 키보드
아이패드 키보드

참고로 키보드를 잠시 사용하지 않을 때는 아이패드를 뒤집어 키보드와 포개어 휴대할 수도 있다.

얼티밋 키보드에 작용하는 '자석의 힘'

얼티밋 키보드에는 두 부분에 자석이 들어가 있다. 화면 거치 부분과 가장자리 부분이다. 화면 거치 부분은 3단계로 각도를 조절할 수 있으며, 자력으로 인해 '착' 달라 붙어 웬만해서는 화면이 흔들리거나 움직이지 않는다. 특히 지하철 등에서 무릎에 올려 놓고 작업할 때는 더할 나위 없이 좋다. 더구나 거치 부분에 전원 센서가 있어 키보드 배터리를 절약하는데 도움이 된다.

가장자리의 자석은 키보드를 닫았을 때 쉽게 열리지 않도록 한다. 키보드와 화면이 역시 착 달라 붙으니 휴대하기에 좋다. 앞서 언급한 대로 키보드를 열면 아이패드 전원이 켜지고 닫으면 전원이 꺼진다.

그외에 얼티밋 키보드는 아이패드의 사운드 출력이 전면, 즉 사용자 방향으로 향하도록 외장 스피커 쪽 케이스 외형을 변형했다. 일반적인 케이스는 외장 스피커 부분에 구멍만 뚫어 놓는데, 얼티밋 키보드는 사운드 출력 방향까지 바꾸도록 한 것이다. 마치 바람 방향을 바꾸는 것과 같다.

아이패드 키보드
아이패드 키보드

이로 인해 사운드 출력이 약간은 높아진 듯 들리지만, 케이스를 사용하지 않았을 때와 현저한 차이를 느끼지는 못했다. 그래도 사용자를 위한 이런 작은 배려는 인정할 만하다.

아이패드에게 키보드란, '호랑이의 날개'다.

다만 한가지 우려가 되는 점은, 알루미늄 합금을 적용해 고급스러워 보이긴 하지만, 바닥과의 마찰로 인해 오물이 묻거나 흠집이 생기가 쉽다는 것이다. 특히 바닥에 놓고 사용 시에는 상당히 신경 써야 할 정도다. 뿐만 아니라 전반적으로 흰색/회색 컬러를 적용해 깔끔해 보이지만 그만큼 더러워질 가능성도 높다(거부할 수 없는 흰색의 운명이다).

아이패드 키보드
아이패드 키보드

아이패드 키보드
아이패드 키보드

그렇다 해도 벨킨 얼티밋 키보드는 아이패드에 있어 '날개' 같은 존재다. 태블릿PC 시장에서 맹수로 군림하는 아이패드에게 말 그대로 날개를 달아주는 셈이다. 그동안 아이패드에서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블루투스 키보드가 출시됐지만, 얼티밋 키보드는 현 시점에서 최고 정점에 자리할 만한 제품이라 평가한다. 아이패드를 호랑이로만 사육했다면 이제 그에 날개를 달아 보길.

글 / IT동아 이문규 (munc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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