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으로 마음을 나눌 수 있을까? '기부앱' 열전
캐나다 북서부 옐로나이프(Yellowknife) 거리의 사람들에게 매주 수요일 저녁은 특별한 날이다. 지친 발을 씻고 이야기 나누며, 서로 따뜻한 마음을 전하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이는 프랑스베누아 감독의 '나눔의 미학'이라는 다큐멘터리만 봐도 알 수 있다.
나눔의 미학이라는 가수 유리상자의 노래도 있다. 그 노랫말이 귀를 통해 들어와 뇌리에 박혔다.
"기쁨이 배가 되고 슬픔이 반이 되는 나눔의 비밀을 아는 그대여. 슬기로운 비결을, 신비로운 기적을 모두에게 보여주고 있네요."
나눈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기쁨은 나눠 배가 되고, 슬픔은 나눠 반이 된다고 하지 않았던가. 문득 나눔에 대해 알고 싶어졌다.
그러던 중 반가운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을 발견했다. 스마트폰 앱 하나로 나눔의 미학을 몸소 실천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공익광고 등을 비롯한 짧은 영상만 봐도 지구촌 어려운 이웃들을 후원할 수 있고, 길을 걷거나 음성통화만 해도 기부금이 전달된다. 직접 자신의 돈으로 기부하는 일도 아니다 보니 부담스럽지 않아 매일 실천해도 좋다. 선뜻 기부에 나서기 어렵다면 일상의 작은 일에서부터 출발하자.
보는 것이 곧 나눔 - 기부타임(Give Time)
'기부 타임'이 곧 'Give Time'이라니, 그 의미 참 잘 들어맞는다. 기부타임은 후원할 단체를 설정한 후 동영상 광고를 보면 일정 금액을 해당 후원 단체에 전달하는 앱이다. 기부금 외에도 적립금이 추가로 적립되니 이를 모아 또다시 원하는 단체에 기부할 수 있다.
현재까지 앱에 탑재된 동영상 광고는 상업광고와 공익광고가 적절히 섞여 있다. 동영상 재생 시간은 주로 30초 내외라 보는데 부담스럽지 않다. 광고영상을 다 본 뒤에는 퀴즈를 풀어야 후원금과 적립금이 지급되는데, 광고가 뜻하는 내용이나 명칭 등을 맞추는 수준이라 그다지 어렵지 않다. 광고마다 적립금과 후원금액이 제각각이다. 한편 시청할 때마다 적립금은 50원~200원 수준이며, 기부금은 10원~200원 정도다.
기부타임은 선행이나 보람찬 일상을 공유할 수 있는 SNS 기능도 탑재했다. '기부스토리' 메뉴를 활용하면 각종 소식을 기록하고 친구와 공유할 수 있어 흥미롭다. 또한, '직접나눔' 메뉴도 마련돼 있어 직접 재능기부 하거나, 후원에 나설 수도 있다. '스토어' 메뉴에서 공정무역 상품과 사회적 기업 공익 상품들을 신용카드나 적립금으로 구매할 수 있다는 점도 큰 특징이다.
건강은 챙기고, 마음은 나눈다 – 빅워크(BigWalk)
빅워크 앱을 내려받아 실행하면 귀엽다기보다 사납게 생긴 사자 캐릭터가 당신을 맞이할 테다. 기부하는 앱이라고 해서 내려받았더니, 얼마나 걷는지 지켜보기만 한다고? 전혀 걱정할 필요 없다. 이 사자가 당신의 걸음을 체크하고, 그에 따른 보상을 해줄 테니 말이다.
빅워크는 GPS로 걸음을 측정해 10m에 1원씩 기부금을 적립한다. 이렇게 적립된 금액은 걸을 수 없는 아이들에게 의족이나 특수 휠체어, 수술비 등으로 지원된다. 빅워크가 눈길을 끄는 이유는 후원 대상을 볼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수혜자의 사진 또는 캐리커처와 이름, 나이, 성별 등을 살펴볼 수 있고, 어떤 물품을 지원할 계획인지도 알 수 있다. 약 10일 단위로 모금활동이 이뤄지며, 목표 금액을 달성하면 후원이 이뤄진다.
빅워크는 오직 '걷기'를 통해서만 기부가 이뤄진다. 가장 일상적인 일인 걷기를 통해 기부할 수 있기를 소망한다는 게 개발사의 입장이기 때문이다. 이렇다 보니 15km/h의 속도를 초과해 뛰거나 이동수단을 이용하면 기부되지 않으니 주의해야 한다.
전화 한 통, 기부 한 번 – 기부톡(Give Talk)
기부톡은 한 번 설치하기만 하면 자동으로 기부활동이 이뤄지는 가장 편리한 앱이다. 음성통화를 마치면 자동으로 기부하는 화면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기부톡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스마트폰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기부톡을 활용해 기부하려면 음성전화를 걸고 통화한 뒤 통화를 종료하면 된다. 이 때 기부화면이 자동으로 나타나는데, 여러 단체 중 자신이 후원하고 싶은 단체를 골라 기부하기 버튼을 누르면 된다. 기부가 이뤄지고 나면 해당 후원단체에 얼마나 기부됐는지 나타난다. 기부 현황이나 총 기부 현황, 이달의 기부랭킹 등을 확인할 수도 있다.
기부톡의 또 다른 매력은 이벤트다. 매달 '기부펀' 메뉴에서 가장 기부를 많이 한 기부왕을 선정해 선물을 증정한다. 그 선물이 꽤 흥미로운 제품들이 많아 욕심내 볼 만하겠다. 기부도 하고 선물도 받으니 '꿩 먹고 알 먹고'인 셈이다. 통화에 따른 추가 요금이 발생하거나, 별도로 기부액을 내지 않아도 되니 안심해도 좋다.
글 / IT동아 양호연(yhy420@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