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IT 결산] 한 눈에 보는 10대 뉴스

나진희 najin@itdonga.com

어느새 2013년도 반이 지났다. 세월이 빠른 만큼 IT 트렌드도 정신없이 변화했다. 이번 기사는 지난 상반기(1월~6월) 중 의미 있었던 사건 10개를 뽑아 소개한다. 참고로 순위는 중요도와는 전혀 관계가 없다.

1. 이동통신 3사 영업 정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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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초, 이동통신 3사(이하 이통 3사)의 불법 보조금 투하로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가 '영업 정지'라는 칼을 꺼내 들었다. 2013년 1월부터 2월까지, 이통 3사는 돌아가며 영업을 정지해야 했다. 그럼에도 이통 3사는 보조금을 끝까지 포기하지 못했다(지금도 마찬가지다). 다른 이통사가 영업 정지일 때를 노려 '보조금 폭탄'을 투하하는 행동을 계속했다. 방통위는 '영업 정지 기간을 늘릴 것'이라며 엄포를 놓았지만 그저 말 뿐이었다.

아이러니하게도 불법 보조금을 막기 위해 시작했던 영업 정지 '덕'에 휴대폰 가격은 바닥을 모르고 떨어졌다. 영업 정지 기간 애플 아이폰5는 10만 원대에, 삼성전자 갤럭시S3는 1,000원에 개통됐다.

영업 정지 전과 후를 비교했을 때 달라진 것은 그다지 없어 보인다. 다만, 휴대폰을 저렴하게 사려면 튼튼한 체력과 인내심이 필수가 됐다. 주말 밤을 꼬박 새워 '스팟성 판매글(금방 올라왔다가 사라지는 판매글)'을 기다려야 하기 때문이다.

2. 3.20 사이버 테러

지난 3월 20일, KBS, MBC, YTN 등 주요 방송사와 농협, 신한은행 등 금융사의 전산망이 마비됐다. 이들 업체의 사내용 컴퓨터 다수에 악성코드가 침입, 부팅이 되지 않는 사태가 벌어졌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이들 업체가 제공하는 홈페이지나 인터넷 뱅킹 등의 서비스가 먹통이 되어버려 사용자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이 사건으로 안랩, 하우리 등이 자체 서버가 해킹 당해 악성코드를 유포한 것 아니냐는 오명을 썼다. 이후에 밝혀진 바에 의하면 해당 악성코드는 보안업체의 서버가 아닌 각 피해업체가 자체적으로 관리하는 PMS(Patch Management System) 서버를 통해 침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덕분에 인터넷 보안 회사의 서버가 뚫렸다는 오명은 벗었으나, 이들의 보안 솔루션을 쓰고 있음에도 결과적으로 해킹을 막지 못했다는 꼬리표는 붙었다.

3. "굿바이" 야후 한국 시장 철수

야후 철수
야후 철수

지난 2012년 12월 31일, 야후가 한국에 상륙한 지 15년 만에 국내 서비스를 종료했다. "야후 한국지사의 노력에도 한국 시장에서 야후 서비스가 부진을 겪었다"며 "31자로 야후 한국 서비스를 중단했다"고 밝혔다. 2000년대 승승장구하던 야후코리아는 국내 포털 업체인 네이버, 다음 등에 밀려 결국 역사의 뒤안길로 밀려나게 됐다.

한국 시장 철수 다음 날인 2013년 1월 1일, 야후코리아 전 임직원은 많은 한국 네티즌의 분노를 산 글을 자신의 블로그에 올렸다. 그 내용인즉슨, 야후코리아가 국내 IT트렌드를 따라잡지 못해 철수한 것이 아니라, 한국 시장이 그만큼의 노력을 기울이기엔 매력적이지 못하기 때문이란 것이다. 또 이 사태의 가장 큰 책임자는 소비자이며, 수동적인 소비자가 되기보다는 약간의 불편함을 감수하면서 다양한 제품을 사용하는 능동적 소비자가 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네티즌들은 경영실적 부진의 원인을 소비자에 돌린다며 비판했다.

4. 나로호 3차 발사 '드디어' 성공

나로호 성공
나로호 성공

온 국민의 염원을 담은 나로호가 드디어 우주로 날아올랐다. 3차 시도 만에 성공한 것이라 그 감동도 더욱 컸다. 지난 1월 30일 오후 5시, 교육과학기술부 이주호 장관은 "나로호가 성공적으로 정상 궤도에 올랐다"고 공식 발표했다. 나로호는 다음날 오전 3시 28분 지상국과 첫 교신 후, 5시 11분 두 번째 교신도 성공해 발사 성공의 마지막 단추를 끼웠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스페이스(우주) 클럽'의 11번째 회원국이 됐다(다만, 일부 언론에서는 스페이스 클럽 자격 요건을 두고 논란이 일었다).

5. LTE 음성통화/데이터 무제한 요금제 출시

이통 3사가 지난 1월과 2월 LTE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지난 4월 LTE 망내외 유무선 음성통화 무제한 요금제를 출시했다. 요금제 기본료는 3G 시대일 때보다 두 배 이상 비싸졌지만 무제한 요금제를 출시했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

6. 갤럭시S4 출시

드디어 갤럭시S4가 국내 출시됐다. 사실 2013년 4월까지 '갤럭시S4 출시 예상' 소식이 계속 관심을 끌었던 것에 비하면 갤럭시S4의 '후폭풍'은 생각보단 약한 편이다. 판매량도 평가도 전작인 갤럭시S3를 따라가진 못하고 있다.

갤럭시S4는 세계 최초 옥타코어 스마트폰으로 삼성전자가 야심 차게 내놓은 기대작이다. '사운드앤샷', '스마트 일시정지', '듀얼샷', 'S헬스' 등 재미있는 기능도 탑재했다. 그러나 '갤럭시S3 복제판'이라며 혁신이 없다는 비판을 받았다. 역시 형만 한 아우는 없나 보다.

7. LTE보다 2배 빠른 LTE-A 서비스 시작

삼성전자와 SK텔레콤이 손잡고 '갤럭시S4 LTE-A'를 통한 본격적인 LTE-A 서비스 시작을 알렸다. LTE-A(롱텀에볼루션 어드밴스드)는 LTE보다 이론적으로 약 2배 빠른 서비스다. 최대 다운로드 속도의 경우 LTE는 75Mbps, LTE-A는 150Mbps다. LTE-A로 45초 정도면 800MB짜리 영화 1편을 받는다. SK텔레콤은 LTE-A 요금제의 기본료를 LTE 요금제와 동일하게 책정했다고 밝혔다.

LTE-A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LTE-A 전용 단말기가 필요하다. 아직 시장에 나온 LTE-A 단말기는 갤럭시S4 LTE-A가 유일하다. 따라서 삼성전자와 SK텔레콤의 독주 체제가 LTE-A 시장에서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8. 청와대 해킹… 北의 소행?

지난 25일, 6.25를 맞아 청와대 홈페이지가 해킹으로 발칵 뒤집혔다. 청와대 홈페이지 메인을 '통일대통령 김정은 장군님 만세'라는 붉은 글씨가 떡하니 차지한 것. 오른쪽 위에 'Hacked by Anonymous(어나니머스에 의해 해킹됐다)'는 표시로 해커가 어나니머스라는 것을 알렸다. 청와대 측은 황급히 시스템 점검 페이지를 띄웠지만 이미 너무 많은 이가 이를 알아버렸다.

보수 성향 IT 커뮤니티 '일간베스트' 사이트에 청와대 홈페이지 등을 공격한 악성 코드가 심어져 있었다. 어나니머스 일원이라고 밝힌 한 남성은 북한 해커 집단이 중국이나 태국을 통해 들어와 청와대 홈페이지 등을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북한 관련 민감 정보를 북한의 대응을 봐가며 다음 달 중 위키리크스를 통해 공개하겠다고 전했다.

9. 150억 원을 들고 튀어라, '거성사건'

휴대폰 판매업체인 '거성모바일'이 150억 원가량의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고 잠적한 사건이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이 업체는 그동안 '뽐뿌' 등의 IT커뮤니티 사이트에서 활동하며 경쟁 업체보다 많은 보조금을 현금 형태로 우회적으로 제공해왔다.

방통위의 단속이 심해지자 '폐쇄몰'(판매 목적의 비공개 인터넷 카페)을 만들어 많은 휴대폰 가입자를 받았다. 문제는 지난해 8월 발생했다. 이전과 달리 갤럭시S3에 100만 원의 보조금을 지급한다는 내용을 계약 조건에서 삭제한 것. 휴대폰 신청자들은, 방통위의 감시를 피하려고 보조금을 지급해준다는 내용을 암호문 형태로 '간접적으로' 표현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해당 업체는 본문 그대로 보조금이 없다는 입장이다. 현재 신청자들은 '피해자 모임 카페'를 만들고 이 업체를 고소한 상태다. 현재도 이 사건은 해결되지 못하고 계속 진행 중이다.

10. '입는 PC' 시대 개막... 구글글라스 등장

구글글라스
구글글라스

스마트 안경, 스마트 시계 등 '입는 PC'의 시대가 열렸다. 이 중 우리와 가장 현실적으로 가까이 있는 제품이 바로 '구글 글라스'다. 구글 글라스는 안경 형태의 모바일 기기로 카메라와 GPS 등을 이용해 눈앞에 정보를 띄워 주는 제품이다. 현재는 개발자용 제품만 공급된 상태이지만 이에 대한 관심은 무척 뜨겁다. '구글 글라스를 사용할 수 없는 곳', '구글 글라스가 도입되면 바뀔 생활', '구글 글라스 국내 사용 불가' 등 본격적인 출시 전에도 많은 관련 소식이 나오고 있다. 하반기에는 국내에서 구글 글라스를 직접 만나볼 수 있기를 바란다.

글 / IT동아 나진희(naji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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