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도8.1, 마침내 레티나 디스플레이 지원

강일용 zero@itdonga.com

마이크로소프트(MS)가 26일(현지시각) 개발자 행사 'MS 빌드 2013'을 개최하고, 윈도8의 뒤를 잇는 차세대 운영체제 윈도8.1을 공개했다. 윈도8.1은 기존 윈도 서비스팩처럼 윈도8을 기반으로 많은 기능을 추가한 운영체제다. 하지만 기능추가와 보안개선에 그쳤던 기존 서비스팩과 달리 사용자 환경(UI)을 바꾸는 등 거의 새로운 운영체제를 출시한 것만큼 변한다.

윈도8.1의 가장 큰 변화는 두 가지. 200PPI 이상의 HiPPI(고선명) 디스플레이 대응과 기존 윈도 사용자와 유사한 사용자 환경 제공이다. 좀 더 쉽게 풀어서 설명하면,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지원하고 '시작 버튼'과 마우스 사용자에게 적합한 '작은 아이콘'을 제공한다는 것.

윈도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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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해상도 태블릿PC 대응에 초점

지금까지 MS는 2K(2,000) 이상의 고해상도 대응에 미흡했다. 해상도를 키우면서 화면 정보량을 늘리는 기존 윈도의 방식으론 태블릿PC의 해상도를 키우는데 한계가 있다. 기껏해야 10인치 크기에 풀HD 해상도가 한계였다. MS 서피스 프로나 삼성전자 아티브 스마트PC가 그 예다. 풀HD 이상으로 해상도를 늘리면 기존 데스크탑 환경에선 글씨가 너무 작아 제대로 된 사용이 불가능했다.

윈도 8.1은 이를 개선했다. 해상도를 늘리면서 화면의 선명함을 강화하는 애플의 방식, 소위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도입했다. MS는 윈도8.1에 사용자의 디스플레이를 감지해 2K 이상의 초고해상도일 경우 화면을 자동으로 보기 편하게 최적화 해주는 '내 화면에 맞게 스케일링 레벨 설정하기(Let me choose scaling level for all my display)' 옵션을 추가했다. 이를 통해 2K 이상 초고해상도의 태블릿PC 사용자는 아이패드4나 맥북프로레티나처럼 선명한 화면을 볼 수 있다.

때문에 얼마 전 공개된 삼성전자 아티브Q, HP 엔비14(2013년 모델)처럼 화면해상도 3,200x1,800의 초고해상도 제품을 보다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예를 들어 아티브Q에 윈도8.1을 설치하면 화면에 표시되는 것은 해상도 1,600x900의 노트북과 동일하지만, 대신 4배 더 선명하다는 뜻.

기존 윈도8 환경에선 사용자가 직접 스케일링 레벨을 조절해야 했다. (최대 500%까지 확대 가능, 참고로 레티나 디스플레이는 200%)

MS는 윈도8.1뿐만 아니라 자사의 응용 프로그램도 고선명 디스플레이에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작은 인터넷 익스플로러11이다. MS 오피스 역시 모던UI 환경과 고선명 디스플레이에 대응을 준비 중이다.

윈도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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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PC 사용자를 윈도 8.1로

또한 MS는 이번 윈도8.1 업데이트로 윈도8이 어색해 운영체제를 바꾸지 못하고 있는 기존 PC 사용자를 포섭할 계획이다. 선봉은 시작 버튼이다. 윈도 8.1은 윈도8에서 사라진 시작 버튼이 부활한다.

사실 예전 시작 버튼과 동일한 기능을 하는 것은 아니다. 시작 버튼을 누르면 모던UI에 진입할 뿐이다. 윈도우 키와 기능이 같다.

하지만 실망하지 않아도 된다. 주목할 점은 마우스 우클릭이다. 윈도 8.1의 시작 버튼을 마우스 우클릭하면 예전 시작 메뉴와 비슷한 화면이 나타난다. 비록 모든 프로그램 창은 없어졌지만, 제어판, 탐색기, 실행, 시스템 종료 등 사용자에게 익숙한 메뉴가 대부분 존재한다. 여기에 시스템 상태 창 등 기기의 전반적인 상태를 관찰하고 변경할 수 있는 메뉴를 추가했다. 다만 모든 프로그램만큼은 모던UI가 그 역할을 한다.

너무 큼직큼직해(엄밀히 말하면 터치스크린에 최적화돼) 마우스 사용자의 불편을 불러온 모던UI의 타일도 개선된다. 윈도8.1은 타일을 기존 크기의 1/4까지 줄일 수 있게 됐다. 바탕화면의 아이콘과 비슷한 크기다. 마우스 사용자, 더 정확히 말하자면 기존PC 사용자를 위한 배려다.

타일을 이름, 설치일, 사용빈도, 종류 별로 분류해서 원하는 데로 정렬하는 기능과, 여러 개의 타일을 동시에 이동하는 기능도 추가했다.

하지만 많은 PC 사용자가 원한 타일을 세로로 스크롤하는 기능은 추가되지 않았다. 휠을 세로방향으로 굴려도 화면은 여전히 가로 방향으로 이동한다.

그 밖에 많은 기능 추가

멀티태스킹 기능을 강화한 점도 눈에 띈다. 기존 윈도8은 모던UI 상에서 애플리케이션을 2개만 동시 실행할 수 있었지만, 윈도8.1은 3개까지 동시 실행 가능하다. 화면을 나누는 비율도 기존 2:1 방식 외에 1:1, 1:1:2 등 다양한 방식을 추가했다.

윈도8.1
윈도8.1

태블릿PC 사용자를 위한 가상 키보드도 조금 손봤다. 예전에는 가상 키보드가 앱이나 응용 프로그램 화면 하단을 가렸지만, 윈도 8.1부터 가상 키보드가 화면에 나타나면 앱, 응용 프로그램 하단의 메뉴가 함께 밀려 올라온다. 메뉴를 실행하고자 가상 키보드를 올렸다 내렸다 하는 불편함을 제거했다.

이밖에 MS는 자사의 클라우드 서비스 스카이 드라이브와 연동 강화, 윈도 스토어 개편, 검색 기능 강화, 잠금화면이나 모던UI 화면 편집 기능 강화, 데스크톱과 모던UI 가운데 시작화면 선택 옵션(기존에는 모던UI 강제) 등 다양한 기능을 윈도8.1에 추가했다.

MS는 윈도8.1을 미리 체험해 볼 수 있는 프리뷰 버전을 홈페이지(http://windows.microsoft.com/en-001/windows-8/preview- download)에 공개했다. 윈도8 사용자는 누구나 내려받아 체험할 수 있다. 정식 윈도8.1 업데이트 비용은 무료로, 윈도 스토어에 공개할 예정이다. 윈도8.1 정식 버전 출시일은 아직 미정이지만, 업계에선 10월 경 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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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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