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기업들의 아이폰, 아이패드 활용법 - 어떻게?
스마트폰과 태블릿PC. 이 두 제품은 기존 IT 제품 중 한 가지로 분류하기에 어딘가 애매하다. 음악을 듣는 MP3 플레이어, 동영상을 감상하는 PMP, 영어 암기에 사용하는 전자사전, 책을 읽을 수 있는 전자책 리더기, 길을 찾을 수 있는 네비게이션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 뉴스를 소비하는 비중도 스마트 기기가 PC를 앞질렀다. 시장조사기관 DMC미디어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온라인 뉴스를 모바일 기기와 태블릿PC로 이용한다는 응답자는 각각 51.4%, 3.5%로 PC를 이용한다는 응답자 45.1%를 넘어섰다.
스마트 기기의 확산은 기업 시장에도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발전하고 있는 이동통신 기술을 바탕으로 다양한 산업과 융합해 새로운 서비스가 등장하고 있는 것. 클라우드, 빅데이터, BYOD(Bring Your Own Device), 스마트워크, 스마트헬스, 스마트러닝 등 새로운 서비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스마트 시대를 맞아 각 기업이 스마트 기기를 도입하고 있는 현실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자사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도 기업의 스마트 기기 도입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다.
다만, 기업이 스마트 기기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으며, 실제 이를 활용하고 있는 사례를 찾아보는 것이 쉽지 않다. 이에 애플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활용한 국내외 기업 사례 몇 가지를 소개한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초콜릿 제조사 'TCHO Chocolate(이하 TCHO)'은 공장 전체를 아이폰, 아이패드로 제어하거나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 공장에서 생산되는 초콜릿은 연간 3,000톤 수준. 공장 크기는 3만 제곱피트로 843평이 조금 넘지만, 직원 수는 25명에 불과하다. TCHO 설립자 Timothy Childs는 "아이폰을 사용한 뒤로 공장의 제조 공정 시스템에 대해 걱정이 줄었다"라며, "아이폰은 기능과 확장성이 뛰어나 우리의 사업과 잘 어울린다"라고 말했다.
초콜릿을 만들기 위해서는 각 단계별 온도와 시간이 중요하다. 수십, 수천 톤의 재료를 초콜릿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누군가 공장에 상주하며 온도계를 지켜봐야 한다. 하지만, 그는 "아이폰을 사용해 각 시스템에 실시간으로 로그인할 수 있다. 때문에 시간과 온도를 바로 켜고 끌 수 있다"라며, "잠시 놓쳤을 경우에는 아이폰에 경고음이 울린다. 인건비를 절감할 수 있는 이유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공장을 제어하는 것 이외에도 해외나 먼 곳으로 출장을 떠날 때 아이폰은 유용하다고 전했다. "아이폰에 설치한 전용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을 통해 여러 대의 카메라를 원격으로 보며 작업하고, 이메일로 업무 서류 등을 처리할 수 있다"라며, "직원 간 의견을 교환할 때도 유용하다. 공장 규모가 크기 때문에 서로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을 때가 있는데, 그럴 때마다 의견을 교환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비슷한 사례로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Palmaz 포도원'이 있다. 초콜릿처럼 와인를 만들 때도 온도와 시간 등은 중요한 조건 중 하나다. 이 곳 포도원도 아이패드로 전체 와인 제조 공정을 제어한다. 발효 탱크의 난간에 서서 내부 온도가 어떤지, 현재 발효되고 있는 포도의 상태가 어떤지 등을 전용 앱으로 확인할 수 있으며, 손가락 터치 몇 번으로 다음 작업을 진행할 수 있다.
전세계 항공사에서도 아이패드를 사용 중이다. 미국의 'United Airlines'는 아이패드 16,000대 이상을 도입해 모든 조종사에게 전자 항공백 기능이 있는 아이패드를 지급했다. 조종석에 비치되어 있는 체크리스트들과 사용설명서 등을 대체하며 인쇄물의 양을 줄이고, 항공기 내 무게도 줄일 수 있기 때문. 프랑스의 'Air France'는 아이패드 약 5,000대, 아이폰 약 6,000대를 도입했다. 여기에 운항 정보, 기술 및 교육 자료 등을 담아 조종사들에게 지급했다. 스위스의 'Swiss Airline'은 670명의 승무원에게 아이패드를 지급해 항공기 선실 내 비치된 종이 무게를 약 3kg 가량 줄였다.
이외에 스웨덴 정부는 전국의 지방 자치 정부에 약 3만 1,000대 이상의 아이패드를 지급하고 전용 앱과 함께 사용하도록 지시했다. 이를 통해 중앙 및 지방 정부에서 사용되는 보고서 등의 종이 사용량을 줄였으며, 업무 처리를 간소화했다. 서비스업에서도 사용 중이다. 루이비통, 크리스찬 디올, 지방시, 셀린 등을 유통하는 'LVMH 그룹'은 대부분의 매장에 아이폰, 아이패드 등을 사용한다(아이패드 2,000대, 아이팟 터치 1,500대 등). 판매원과 컨설턴트들의 업무 능력을 향상시키고 고객과의 대화를 용이하게 하기 위함이다. 피부진단, 직원 교육, 제품 설명, 재고 및 주문 제작 등을 위한 앱도 개발했다.
국내에서도 서서히 아이패드를 도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제주도에 위치한 오설록 티 뮤지엄은 방문객이 직접 천연 비누를 만들 수 있는 곳이며, 스스로 천연 비누를 만들기 위한 과정을 아이패드로 소개하고 있다. 부산시교육청은 전국 최초로 부산지역 초/중학교에 아이패드, 아이패드 미니 등을 배치하고 이를 활용한 스마트교육 시스템을 도입했다. 오는 2015년 교과부가 전국 초/중/고등학교에 디지털교과서를 도입하고, 스마트 기기를 활용해 스마트교육을 실현하겠다고 밝힌 것의 연장선. 올해 안에 스마트교육 대상 학교를 100개로 늘릴 예정이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