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로고가 바뀐다, 구글 두들(Doodle)
"오늘이 무슨 날이지?"
가끔 구글(www.google.com) 홈페이지의 로고가 바뀌어있을 때가 있다. 이럴 때 마우스를 로고에 갖다 대면 무엇을 기념하기 위한 것인지 뜬다. 지난 6월 25일은 '안토니 가우디 탄생 161주년'이었다. 가끔은 검색할 일이 없어도 로고가 어떻게 바뀌었을지 궁금해 구글 홈페이지를 들어가 보곤 한다. 새해 첫날, 크리스마스, 밸런타인데이 등의 세계적 명절은 물론 선데 아이스크림 탄생일, 초등학교의 수업 시작일 등 소소한 날들을 기념하기 위해 로고가 바뀌기도 한다. 또한, 지구의 날, 스승의 날, 어버이날이나 과학자, 예술가, 혁명가 등의 탄생 등의 의미를 한 번 더 되새기게도 해준다. 구글의 로고는 두들(Doodle)이라고 부른다. 두들은 무언가를 끼적대며 낙서하는 것을 뜻한다. '구글'과 '두들', 이름부터 어울리지 않는가?
최초의 구글 두들
최초의 두들이 탄생한 것은 1998년이었다. 이때 구글의 직원들이 미국 네바다의 버닝맨(Burning man) 축제에 참석차 사무실을 비우게 됐다. 구글 창업자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은 구글의 두들에 살짝 손을 대 구글 사용자들이 이 사실을 알도록 했다. 최초의 두들은 지금과는 달리 무척 단순했다. 버닝맨 축제의 마지막 날 불에 태우는 목상의 모습이 알파벳 'o' 뒤에 겹쳐진 모양새다. 지금 두들은 'Google'이란 글씨를 알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복잡하고 다양해졌다.
아이디어가 '톡톡' 튀는 두들들
구글 두들을 살펴보면 '어떻게 이런 생각을 했지?' 할 정도로 기발하고 훌륭한 디자인이 많다. 거기다 '쓸데없이 고퀄리티'인 것들도 종종 보인다. '돈 안 되는 일'은 하지 않는 사람들의 눈에는 구글의 이런 수고가 이상해 보일 듯싶다. 하지만 구글은 두들을 만들어 사용자의 '호감'이라는 엄청난 지원을 얻을 수 있었다. 몇 가지 재미있는 두들을 소개한다.
이중 특히 만우절 두들이 눈에 띈다. 구글이 자사의 이름을 'Topeka'로 바꾸기로 했다고 장난을 친 것이다. 그래도 사용자들이 장난이란 것을 알아차리도록 각 알파벳의 색깔은 원래의 것 그대로 유지했다.
이미지가 아닌 동영상, HTML5, 플래시 등으로 이뤄진 특별한 두들도 있다. 두들로 게임을 하거나 사용자가 직접 두들을 조작해 음악을 만들 수도 있다. 찰리 채플린 탄생을 기념하는 동영상 구글 두들은(http://youtu.be/3NGSU2PM9dA) 그 품질이 무척 뛰어나므로 반드시 감상해보길 바란다. 또한, '기타의 아버지' 레스폴 탄생 96주년을 맞아 사용자가 연주할 수 있는 두들도 재미있다(http://www.google.com/logos/2011/lespaul.html). 이외에도 프레디 머큐리의 탄생 65주년 기념 두들(http://youtu.be/KX2BQM0D01M), 루실 볼 탄생 100주년 기념 두들(http://www.google.com/logos/2011/lucilleball.html), 개기월식을 보여주는 두들(http://www.google.com/doodles/total-lunar-eclipse-live-imagery-provided- by-slooh), 자동차 극장 시작 79주년 기념 두들(http://www.google.com/doodles/79th- anniversary-of-the-first-drive-in-movie), 에드워드 마이브리지 탄생 182주년 기념 두들(http://www.google.com/doodles/eadweard-j-muybridges-182nd-birthday), 밸런타인데이 기념 두들(http://www.google.com/doodles/valentines-day-2012) 등 흥미로운 것들이 무척 많다. 위에 언급한 사람들이 누군지 알지 못해도 충분히 두들을 즐길 수 있다. 구글 두들을 더 보고 싶다면 두들 홈페이지(http://www.google.com/doodles/finder/2013/All%20doodles)를 참고할 것. 이 홈페이지는 연도별로 두들을 보기 쉽게 정리해두었다.
한국인 데니스 황이 수석 두들러(Doodler)
구글 두들 수석 디자이너는 한국인 데니스 황(한국 이름: 황정목)이다. 지난 2000년, 데니스 황이 인턴이었을 때 구글 창업자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은 프랑스 혁명 기념일(7월 14일)을 기념하는 두들을 만들어주길 부탁했다. 그렇게 그는 구글의 수석 '두들러(두들을 만드는 사람)'가 됐다.
데니스 황은 한국인이므로 자연스레 설날, 추석, 광복절 등의 한국 기념일을 상징하는 구글 두들을 많이 만들었다. 이중 광복절과 관련된 유명한 에피소드가 있다. 지난 2001년 8월 15일, 전세계 구글 홈페이지의 로고가 태극기와 무궁화가 더해진 두들로 바뀌었다. 대부분 국경일은 해당 국가 구글 홈페이지에서만 적용됐는데 광복절 두들은 예외적인 것으로, 전세계 사용자 2억 명이 광복절 두들을 보았다. 그런데 이를 본 일본 사용자들은 구글 홈페이지가 해킹당한 것으로 착각했다고 한다. 인도 사용자들도 데니스 황에게 항의 메일을 많이 보냈다. 알고 보니 우리의 광복절과 인도 국가 기념일이 같은 날이었던 것. 인도 사용자들은 "10억 명의 인도 사람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반발했다고 한다.
지금은 데니스 황과 다른 디자이너들이 함께 팀을 이루어 두들을 만든다. 지금껏 두들러 팀이 만든 두들은 1,000개가 넘는다.
구글은 아무리 많은 광고비를 준다 해도 두들에 기업 광고를 넣지 않는다. 다만, 어린이의 참여는 예외다. 구글은 어린이를 대상으로 'Doodle 4 Google'이라는 두들 경연대회를 열어왔다. 지금껏 미국, 아일랜드, 터키, 뉴질랜드, 일본, 인도, 브라질 등의 다양한 국가 어린이들이 이 대회에 참가했다. 우리나라 나이로 유치원생부터 초등학교 6학년까지 참여할 수 있다(그런데 당선작들을 보면 아이 혼자 했다기에는 그 수준이 너무 높다). 구글은 우승한 학생의 학교에 1만 달러(한화 약 1,100만 원)의 기술 보조금을. 우승한 학생의 가정에 3만 달러(한화 약 3,300만 원)의 장학금을 준다. 거기다 우승작은 전세계인이 보는 구글 홈페이지에 하루 동안 걸리는 영광도 얻는다. 2013년 두들의 주제는 'My happiest day ever(가장 행복했던 날)'이었다. 어린이들의 더 많은 작품을 보고 싶다면 Doodle 4 Google 홈페이지를 방문하면 된다(http://www.google.com/doodle4google/).
글 / IT동아 나진희(naji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