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눈에 보는 IT 이슈 - 6월 넷째 주(6.17-6.23)
지난주는 (기상청의 말만 믿고) 장마 대비 제습기, 우산, 레인부츠 등을 구매했던 사람들은 허탈했을 한 주였다. 비는커녕 더웠던 날씨만큼 '핫'했던 IT 소식은 단연 페이스북 마크 저커버그 대표의 방한이었다. 그가 삼성전자 관계자들을 만나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관계자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돈독한 우정을 쌓고 돌아간 듯 보인다. 이 외에도 여전한 '보조금 경쟁'과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신제품 발표가 있었다. 한 주간 네티즌의 주목을 받은 국내외 IT 소식을 살펴본다.
1. LTE-A 6월 상용화 소식에… 갤S4 구매자 '부글부글'
LTE보다 최고 2배 빠른 LTE-A가 이달 중 출시된다는 소식에 삼성전자 갤럭시S4 등 최신 스마트폰을 구매한 소비자의 불만이 높다. 갤럭시S4를 출시한 지 두 달 만에 '갤럭시S4 LTE-A'가 나오게 생겼기 때문. 일부 소비자는 '삼성전자가 갤럭시S4의 LTE-A 버전 출시를 알면서도 소비자가 LTE 버전을 사도록 방관했다'고 주장했다. 이제 갤럭시S4를 구매한 사람은 LTE-A를 사용하기 전까지 적어도 2년을 기다리게 됐다. 자세한 내용은 연합뉴스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다.
2. '각본 삼성, 주연 저커버그'… 한 편의 비즈니스 드라마
삼성전자와 페이스북이 '단짝'이 될 조짐이다. 지난 18일, 페이스북 마크 저커버그 대표가 1박 2일 일정으로 한국을 방한했다. 그는 빡빡한 일정을 쪼개 박근혜 대통령과 삼성전자 관계자를 만났다. 그런데 의아하게도 삼성전자 사옥에서는 7시간이 넘는 마라톤 회의를 했으면서 정작 페이스북 한국지사는 방문하지 않았다. 그의 이번 방한이 삼성전자와의 관계 구축을 위한 것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번 저커버그의 방한은 삼성전자에게도, 페이스북에게도 얻을 것이 많은 기회였다. 삼성전자는 영향력 있는 아군을, 페이스북은 페이스북폰 실패, 주가 하락 등의 악재에서 벗어날 기회를 잡았다는 분석이다. 다만, 페이스북 한국 직원들은 사기가 조금 떨어졌을 것 같다. 자세한 내용은 아시아경제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다.
3. 주말은 휴대폰이 '반값'… 방통위는 그저 경고만
알 사람은 다 안다. 진정한 보조금 경쟁은 주말에 펼쳐진다는 것을. 지난 둘째 주 주말 또 한 번 이동통신 3사의 불법 보조금 투하가 있었다. 평일에 50~60만 원대에 팔렸던 갤럭시S4의 주말 가격은 30~40만 원대. 거의 절반 가격이다. 거기다 갤럭시S3는 42만 원대가 3만 원대로, 갤럭시노트2는 72만 원대가 34만 원대까지 떨어졌다. 팬택 베가R3와 LG전자 옵티머스G는 아예 '공짜폰'이었다. 일부 대리점은 개통 시 여기에 3~10만 원을 얹어주기까지 했다.
그런데도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는 그저 이통 3사 임원을 불러 '엄중 경고'했을 뿐이다. 계속된 경고에도 보조금 경쟁의 열기는 쉽사리 식지 않아 6월 둘째 주 주말의 번호이동 건수는 평소보다 약 1만 건 높은 4만 7,000여 건을 기록했다. 방통위의 계속된 시장 개입과 솜방망이 처벌에 가장 큰 피해를 본 것은 소비자다. 휴대폰의 평균 가격은 오히려 이전보다 올라갔고 무엇보다 휴대폰 하나 싸게 사겠다고 (황금 같은 주말을 포기한 채) 새벽에 뜬 눈으로 PC 앞을 지키게 됐다. 이전에는 평일에도 어느 정도 저렴한 가격으로 휴대폰을 개통할 수 있었으나 이제는 먼 옛날이야기다. 방통위는 불법 보조금을 규제하면 요금 경쟁이 시작될 것이라 주장했다. 과연 그날은 언제쯤 오는 걸까?
4. "갤럭시탭3 10.1인치 57만 원, 8인치 45만 원"
삼성전자가 지난 20일(현지 시각) 영국 런던에서 신제품 공개 행사를 열었다. 이 행사를 앞두고 삼성전자 태블릿PC 갤럭시탭3 10.1과 8.0의 영국 출시 가격이 밝혀졌다. 갤럭시탭3 10.1인치 모델이 379유로(한화 약 57만 원), 8.0인치 모델은 299유로(한화 약 45만 원)이다.
10.1인치 모델은 애플 아이패드를, 8인치 모델은 아이패드 미니를 대적하기 위한 제품이다. 가격은 대체로 아이패드, 아이패드 미니보다 15~30% 저렴하다. 국내에 갤럭시탭3를 출시했어도 과연 더 저렴했을까? 갤럭시탭3의 국내 출시 계획이 없으므로 이를 확인하기 어렵겠다.
5. 게임 개발대국 일본의 몰락
'게임'하면 '일본', '일본'하면 '게임' 아니었던가? 이런 일본이 최근 세계 게임 시장에서 기를 못 펴고 있다는 소식이다. 지난 11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세계 최대 게임쇼 'E3'가 열렸다. 놀랍게도 이번 E3는 일본이 아닌 서양 개발사가 만든 게임들로 가득 채워졌다. 또한, 소니가 공개한 40여 개의 게임 타이틀조차 이 중 80%가 서양 게임이었다. 업계 전문가들은 "서양 게임은 영화 같은 줄거리와 화려한 그래픽을 내세우는데 일본 게임은 내수 시장에만 치중하다 보니 뒤떨어지는 경향이 있다"며, "일본 게임 팬들은 유명 게임의 신작은 재미, 퀄리티와 상관없이 계속 구매한다. 그래서 일본 게임 제작사들이 모험을 하지 않고 유명 게임의 시리즈만 계속 발매해 경쟁력이 떨어졌다"고 일본 게임의 부진 이유를 분석했다. 자세한 내용은 한국경제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다.
6. 중국 화웨이 '어센드 P6', 아이폰5보다 더 얇다
중국 휴대폰 제조사의 추격이 무섭다. 화웨이가 자사의 신형 스마트폰 '어센드 P6'을 지난 18일(현지 시각) 공식 발표했다. 이 제품의 두께는 6.18mm로 아이폰5(7.6mm)보다 얇다. 어센드 P6은 알루미늄 소재로 만들어졌다. HD 해상도의 4.7인치 LCD와 1.5GHz 쿼드코어 CPU, 2GB 메모리(RAM)을 탑재했고 기본 내부 저장 공간은 8GB다. 어센드 P6은 이달 말 중국에 먼저 출시되며 다음 달 유럽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 색상은 블랙, 핑크, 화이트 3종이고 가격은 약 600달러 수준(약 66만 원)일 전망이다.
7. 진짜 MS 오피스, 아이폰에 등장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가 아이폰 사용자를 위한 오피스365 '아이폰용 오피스 모바일'을 출시했다. 아이폰용 오피스 모바일을 이용하면 아이폰으로 오피스 문서(docx, pptx, xlsx 등)를 안정적으로 읽고 편집할 수 있다. 아이폰용 오피스 모바일로 작성한 모든 문서는 PC, Mac에서도 호환된다. 이 앱을 사용하려면 오피스365 계정이 필요하다. 아무래도 모바일 용이기에 간단한 기능만 제공된다. 아이폰의 화면이 작다보니 처음부터 파일을 만들기보다는 만들어 둔 것을 편집하는 편이 더 효율적이다. 자세한 내용은 IT동아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다.
8. 문자에 '빨간 도장' 인증… 스미싱 '꼼짝 마!'
'공짜 쿠폰 발송' 등 문자 내용에 속아 아무 URL을 눌렀다간 큰일 난다. 출처가 불분명한 URL을 누르면 스마트폰에 사용자의 개인 정보를 빼내는 불법 애플리케이션이 설치될 수 있기 때문. 이러한 피해가 늘면서 이통 3사가 대책 마련에 나섰다. SK텔레콤은 믿을 만한 발송처가 보낸 문자 메시지 옆에 '인증'이 적힌 빨간 도장을 표시하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도장이 붙은 문자 속 URL은 안심하고 접속해도 좋다. LG텔레콤은 소액 결제 시 홈페이지에서 미리 설정해둔 인증번호 3자리와 휴대폰으로 받은 인증번호 3자리를 합쳐 6자리를 입력해야만 인증되도록 절차를 바꿨다. 다만 두 방법 모두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므로 사용자의 주의가 필요하다. '세상에 이유 없는 공짜는 없다'는 진실을 반드시 기억하자. 자세한 내용은 SBS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다.
9. '듣보잡'된 스마트폰 잔혹사
비운의 운명을 맞이한 스마트폰들에 관한 기사가 인기를 끌었다. 해외 IT매체 씨넷은 소비자의 외면을 받았던 다양한 스마트폰 제품들을 소개했다. HP 비어(Veer) 4G는 2.6인치 크기라 갖고 다니기는 좋지만 너무 작아 이메일조차 읽기 힘든 것이 문제였다. 또한, 교세라 에코(Echo)는 두 개의 디스플레이로 각각 다른 작업을 하거나 이를 하나로 합쳐 큰 화면으로도 쓸 수 있었지만, 생각만큼 큰 호응은 얻지 못했다. 국내 제조사의 제품도 이름을 올렸다. LG전자 옵티머스3D는 HTC의 이보(Evo) 3D와 함께 '기술적으로는 완벽하지만 그 누구도 원하지 않는' 3D 구현 제품으로 뽑혔다. '페이스북홈'을 내세우며 기세 당당하게 등장한 페이스북폰, HTC 퍼스트도 인기를 끌진 못했다. 그러고 보면 HTC는 참 다양한 시도를 많이 했다. 그렇기에 실패한 휴대폰도 많지만 HTC 원처럼 세계적인 사랑을 받는 제품도 만들 수 있었다. 모험을 피하고 비슷비슷한 제품을 내놓는 기업들보다 HTC의 미래가 더 기대된다.
10. 중국에서 '스마트 반지' 나왔다
스마트시계, 스마트글래스 등에 이어 이제 반지도 '스마트'다.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기크(Geak)가 자사 스마트폰과 연동되는 스마트 시계와 스마트 반지를 선보였다. 눈길이 가는 것은 (이미 많이 나온) 스마트 시계가 아닌 스마트 반지. 사용자가 스마트 반지를 끼고 스마트폰을 만지면 스마트폰의 잠금이 해제된다. 스마트 반지로 스마트폰을 잠그면 다른 사용자가 비밀번호를 눌러도 잠금을 풀 수 없다. 반지는 배터리 교체 없이 99년간 쓸 수 있다. 기크는 어떤 원리로 스마트 반지가 작동하는지 밝히지 않았다. 스마트 반지와 연동되는 스마트폰 가격은 대체로 약 37~45만 원선. 스마트 반지는 약 4만 원이다. 올여름 안에 나올 예정이다. 반지를 이용해 스마트폰 잠금을 해제하다니. 기발한 발상이다. 다만, 다른 사람의 스마트 반지로 내 스마트폰의 잠금이 풀리진 않을까 하는 궁금증이 든다.
글 / IT동아 나진희(naji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