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놀로지 "알게 되면 탐낼 물건, 그게 바로 NAS"
현대인들은 수많은 디지털 데이터에 둘러싸인 채 살아간다. 노트북,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사용하는 IT기기의 종류가 많아졌으며, 이들이 다루는 데이터의 용량도 기가바이트(GB)급을 넘어 테라바이트(TB)급에 육박할 정도다. 이런 상황이라면 이런 수많은 데이터를 얼마나 잘 보존해서 원활하게 이용할 수 있는지에 따라 기업이나 개인의 경쟁력이 결정된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주목 받고 있는 것이 바로 데이터 저장 서버의 일종인 NAS(Network Attached Storage)다. NAS는 주로 기업용으로 쓰였으나, 가격이 점차 내려가고 사용법이 간단해지면서 개인사용자, 혹은 소호(SOHO, 소규모 사업자)족들도 쓸 수 있게 되었다. 테라바이트급 용량의 NAS를 인터넷에 연결하기만 하면 언제 어디서나 접속해 쓸 수 있는 고용량 클라우드 저장소가 생기는 셈이니 최근의 IT환경에도 잘 어울린다.
대만에 본사를 둔 시놀로지(Synology)는 대표적인 NAS 제조사로, 특히 중소기업용 NAS 시장에서 세계 정상수준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이런 시놀로지가 최근 한국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고 한다. IT동아는 최근 방한한 시놀로지 본사의 마케팅 팀장인 레니 쉔(Laney Shen)과 아시아 지역 세일즈 담당자인 윌리 헤(Willie He)를 만나 여러 이야기를 나눴다.
설립자와 현 CEO까지 개발자 출신
시놀로지가 65여개국에서 사업을 벌이고 있는 글로벌기업이라고는 하지만, IT 업계를 자세히 모르는 일반인 입장에선 아직 생소한 회사일 수 있다. 시놀로지가 어떤 기업인지 설명을 부탁했다.
"우리는 아시다시피 NAS 제조사입니다. 대기업부터 개인까지 다양한 사용자를 위한 제품을 공급하고 있지요. 특히 전 직원의 70%가 개발자일 정도로 개발에 큰 힘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특히 하드웨어뿐 아니라 소프트웨어의 개발에도 많은 투자를 하고 있는 것이 경쟁사와 다른 점이겠죠"
여느 회사보다도 개발에 많은 힘을 기울인다는 시놀로지의 사풍은 설립자의 성향과도 무관하지 않은 것 같다. 인터뷰 중에는 시놀로지의 설립자, 그리고 현재 CEO에 대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시놀로지의 공동설립자인 필립 웡(Philip Wong)과 친 리아오(Cheen Lioa)는 각각 마이크로소프트 대만 지사의 세일즈 부사장과 마이크로소프트 본사의 선임 개발 매니저를 지냈습니다. 또한 현재 시놀로지의 CEO를 맡고 있는 벅 쉬(Vic Hsu) 역시 선임 제품 개발자였다가 CEO로 승진한 경우지요"
다만, 전 직원 중 개발자의 비중이 저렇게 높다면 그 외의 분야, 즉 마케팅이나 홍보, 유통 등을 원활하게 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이에 대해 윌리 헤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때문에 시놀로지는 다른 회사와의 파트너십을 중시하고 있습니다. 이런 방식은 자사의 부족한 부분을 보강함과 동시에 사업 영역을 넓힐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요. 일례로 한국 내 시놀로지 제품의 유통은 에이블스토어가 담당하고 있는데, 시놀로지 본사와 아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으며, 사업도 상당히 적극적으로 하고 있지요. 본사에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개인 사용자를 위한 제품 개발과 서비스도 강화중
NAS는 본래 기업용 솔루션이라는 이미지가 강했고, 시놀로지 역시 이 분야에서 주로 활약하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NAS에 관심을 갖는 일반인들이 늘어나기 시작했고, 외장하드나 인터넷공유기를 공급하던 회사들이 저가형 NAS를 개발, 일반인 소비자들을 상대로 적극적인 마케팅을 하고 있다. 이에 대한 시놀로지의 대응 전략에 대해 들어봤다.
"시놀로지 제품의 가격대가 높다는 이야기도 하는데, 사실 개인 사용자 중심의 저렴하고 쓰기 편한 제품도 있습니다. USB 방식의 저장장치를 연결해 친구나 가족끼리 간단히 파일을 공유할 수 있는 USB 스테이션2(USB Station 2) 같은 제품이 대표적이죠. 가격은 10만원 대로 싸지만 시놀로지 특유의 충실한 소프트웨어 지원은 여전합니다"
제품 개발뿐 아니라 홍보 및 마케팅에 대해서도 일반인들을 충분히 고려하고 있다고 시놀로지는 강조했다. 특히 블로거나 커뮤니티 이용자들과의 친화에 많은 신경을 쓴다고 한다.
"한국의 인터넷 사이트들을 살펴보면 상당히 전문적인 지식을 갖춘 네티즌들이 많습니다. 그들이 쓴 제품 사용기를 보면 수준이 상당하죠. 저희는 이런 네티즌들을 최대한 지원하고 교육시켜 더 좋은 글을 쓰게끔 하려 합니다. 기대해 주십시오"
하드웨어 뿐 아니라 소프트웨어에도 주목해 주었으면
인터뷰 중, 레니 쉔과 윌리 헤는 시놀로지의 하드웨어뿐 아니라 소프트웨어에도 주목해달라고 여러 차례 언급했다. 특히 시놀로지 NAS의 시스템 소프트웨어인 DSM(Disk Station Manager)은 경쟁사들이 갖지 못한 시놀로지만의 강점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DSM은 멀티태스킹이 가능한 웹 기반의 시스템 소프트웨어입니다. 사용자 친화적인 그래픽 인터페이스를 갖추고 있어서 누구라도 쉽게 사용할 수 있죠. 덕분에 해외에 있는 NAS도 인터넷만 연결된다면 어디서나 자기 PC에 달린 HDD처럼 편하게 쓸 수 있죠, 요즘은 다른 회사에서도 이를 모방하고 있지만, 이런 건 시놀로지에서 처음으로 시도한 것입니다. 1년에 두 번씩 DSM의 새로운 버전을 내 놓을 정도로 업데이트에도 신경을 쓰고 있지요"
최근 IT시장은 모바일 관련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주도하고 있다. 이에 대해 시놀로지 역시 충분히 대응하고 있다고 레니 쉔과 윌리 헤는 강조했다.
"시놀로지는 이미 업계 최다 수준의 모바일용 앱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NAS에 저장된 모든 파일을 공유하는 'DS파일', 동영상을 즐기는 'DS비디오', 사진을 관리하는 'DS포토+'등을 이용하면 스마트폰에서도 PC와 다름없이 NAS를 이용할 수 있지요. 스마트폰에 내장된 저장소는 기껏해야 64GB 정도지만 시놀로지 NAS와 모바일 앱을 이용한다면 이를 극복할 수 있습니다"
모바일, 클라우드 시대에 대응하는 시놀로지의 자세
모바일 외에 클라우드 저장소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용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도 최근의 트랜드다. 클라우드 저장소 서비스와 NAS의 관계에 대해서도 시놀로지 측은 이야기했다.
"통신사 등이 제공하는 클라우드 서비스와 NAS는 분류가 완전히 다르므로 서로 경쟁관계가 아닙니다. 특정 기업이나 기관에서 NAS를 이용해 공용(public)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도 있으니 말이죠. 일례로 대만 뉴타이페이 시청에서는 시놀로지 RS10613XS+ 모델을 이용해 직원들에게 공용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5,000명 정도가 이용하고 있는데, 기존의 윈도 기반 파일 서버에 비해 훨씬 다양한 플랫폼에서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 특히 좋은 평가를 받고 있지요"
NAS라는 솔루션을 제대로 인식시키는 것이 과제
인터뷰를 마무리할 즈음, 레니 쉔과 윌리 헤는 한국의 소비자들과 IT동아의 독자들에게 인사말을 남겼다.
"대만에 비해 한국의 NAS에 대한 인식이 다소 낮은 편입니다. 하지만 IT기술에 대한 소비자들의 전반적인 관심도가 높은데다 인터넷 속도가 세계 최고 수준이라 상장 잠재력은 아주 높습니다. 시놀로지는 대만이나 영국, 호주, 중국 등에서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각종 쇼나 이벤트를 개최한 적이 있는데, 조만간 한국에서도 같은 이벤트를 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앞서 말했듯, 현대 사회는 데이터 관리능력이 곧 전체적인 경쟁력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NAS는 데이터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유용한 아이템 중 하나가 분명하다. 다만, 아직 NAS의 개념이나 유용성에 대해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소비자들이 의외로 많아 NAS 업체들의 과제가 되고 있다. 시놀로지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양면에서 제법 충실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업체지만, 위와 같은 과제를 해결하는데도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