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보다 끈끈한 키워드 기반 네트워크, 'KNS'가 뜬다
영화를 보다 얼핏 나온 촬영지 혹은 감초 역할의 배우 이름이 궁금해졌다. 포탈 사이트에 영화명을 검색하니 관련 검색어가 여럿 뜬다. 아마 본인과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많나 보다. 이렇게 검색을 통해 나오는 모든 것이 '키워드(Keyword)'다. 해당 키워드와 관련한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알고 싶어 여기저기 기웃거려보지만, 막상 대화를 나눌 공간도 사람도 없다. 눈을 돌려보니 트위터엔 너무나 많은 얘기가 빠른 속도로 오가고, 페이스북 친구들은 그 키워드에 대해 관심조차 없거나 모를 수도 있다.
인맥으로 형성된 기존의 SNS에서 눈을 잠시만 돌리면 같은 키워드를 검색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바로 키워드 네트워크 서비스(Keyword Network Service, 이하 KNS)에서 말이다. 이 곳에선 특정 주제에 대해 모르는 사람과 함께 대화하고, 대화를 하면서 공감하는 친구도 얻는다.
KNS가 추구하는 키워드 네트워킹의 개념은 현재까지 명확하진 않지만, 간단하게 말하면 '관심 키워드로 생각을 공유함으로써 관계를 맺음'의 의미를 담고 있다. 특정 관심사를 함께 이야기함으로써 친구도 얻고 싶다면, 아래와 같은 국내 서비스를 추천한다.
'관심'을 중심으로 친구가 된다, KT의 '팬미(FanMe)'
KT는 팬미(FanMe)를 서비스하고 있다. 사용자는 본인의 관심사를 소재로 이야기방을 만들어 관련 정보를 공유하거나 수집할 수 있다. 이를 위해 팬미는 사람, 사물, 장소, 시간 등 관심키워드에 태그(꼬리표)를 추가해 각자의 취향을 공유할 수 있도록 한다. 예를 들어, 다가올 스승의 날에 선생님께 드릴 선물을 고민한다면 '스승의 날 선물'이란 태그를 만들어 방을 개설하고,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들끼리 선물을 추천할 수도 있겠다.
사진이 타일 형태로 나열돼 있어 자신의 관심과 느낌을 빠르게 공유할 수 있다. 패션, 애완동물, 선물, 영화 등 다양한 주제별로 이미지가 분류돼있어 쉽게 관심사를 찾아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이른바, 개인별 맞춤화 SNS가 되는 셈.
아이폰, 안드로이드용 모바일 앱은 지원하나, 웹 버전은 지원하지 않는다.
키워드로 블로깅한다, SK플래닛의 '구름'
SK플래닛의 구름은 한국형 심플 블로그를 표방한다. 간단한 텍스트(글자)와 사진 몇 장으로 간편하게 콘텐츠를 블로깅할 수 있다. 사용자는 검색 및 추천 서비스를 사용해 관심사에 맞는 인맥을 찾아 새로운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다. 트위터의 팔로우 개념처럼 '즐겨찾기'를 통해 실시간으로 원하는 관심사의 정보를 받아볼 수 있으며, 마음에 드는 콘텐츠는 내 구름으로 스크랩하거나 댓글을 달아 공감을 표현하고 친밀도를 쌓을 수 있다.
'뭉게구름' 기능도 특이하다. 동일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이 공동으로 블로그를 운영하는 그룹 기능으로, 2012년 12월 기준 약 15만 명이 함께 뭉게구름으로 활동하고 있다.
아이폰, 안드로이드용 모바일 앱뿐 아니라 웹 버전도 지원한다.
콘텐츠와 토픽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인터레스트.미'
지난해 7월, CJ E&M에서 내놓은 '인터레스트.미'가 있다. '아웃도어 패션', '여성 롱부츠', '동물 영화' 등 카테고리가 다른 서비스에 비해 세분화돼 있는 것이 특징이다. 본인과 관심사가 비슷한 다른 사람의 콘텐츠(글이나 사진 등)를 보고 페이스북의 '좋아요'와 비슷한 기능의 '인터레스팅' 버튼을 누르면 본인이 원하는 주제만 모아볼 수 있다. 콘텐츠에 댓글을 작성해 공감을 표시할 수도 있다. 반대로 다른 사용자가 이미 만들어놓은 카테고리에 본인의 콘텐츠를 추가해 정보를 제공할 수도 있다.
개인의 관심사를 바탕으로 관계를 형성하고 연결하는 맥락은 같지만, 인터레스트.미는 CJ E&M이 보유하고 있는 자체 콘텐츠, 서비스, 상품 등까지 연결해 제공한다. 쉽게 말해, 사용자가 관심사를 이야기할 수 있도록 소통의 공간만을 제공하는 것이 아닌 새로운 콘텐츠를 만날 수 있도록 돕는다는 말이다. 특히, 인터레스트.미는 '슈퍼스타K', 'SNL코리아' 등 다양한 콘텐츠를 대폭 활용해 사용자들의 관심도를 높이고 있다.
아이폰, 안드로이드용 모바일 앱뿐 아니라 웹 버전도 지원한다.
위키피디아를 지향하는 소셜 서비스, 톡탭
검색 키워드를 기반으로 한 SNS, 톡탭도 있다. 검색창에 키워드를 입력하면 사용자들이 해당 키워드로 몇 번의 글을 작성했는지도 보여준다. 네이버의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와 비슷한 방식으로 다른 사용자들이 가장 많이 이야기하고 있는 키워드를 순위를 매겨 보여준다.
사람이 아닌 키워드를 팔로우하는 기능을 지원해, 해당 키워드를 팔로우하면 그것과 관련돼 올라오는 모든 글을 자동으로 받아볼 수 있으며, 함께 팔로우하는 사람들과 관계를 맺을 수도 있다. 키워드가 사람을 이어주는 셈. '오늘 뭐 먹었어?', '다이어트 어떻게 해'라는 독특한 키워드를 새로 생성해 콘텐츠를 제공할 수도 있다. 관심사가 비슷한 사람이 키워드를 팔로우하고 정보를 제공할 것이다.
아이폰, 안드로이드용 모바일 앱을 모두 지원하나, 웹 버전은 지원하지 않는다. 톡탭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다음 기사에서 찾아볼 수 있다. <위키피디아의 집단지성, '톡탭'이 살린다 http://it.donga.com/14394/>
외에도 국외서비스로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소셜(socl), 핀터레스트 등이 있다.
키워드로 사람을 잇는다
특정 부분에 특화된 KNS도 있다. 예를 들어, 사용자는 네이버의 '원더(WONDER)'로 취향이 비슷한 친구와 최신 패션정보를 공유하고, '리슨미'로 음악적 취향이 비슷한 사람과 친구도 맺으며, '펫러브즈미'로 애완동물을 기르는 사람들끼리 만나 정보를 공유할 수도 있다.
이제껏 개인정보 노출에 대한 부담, 원하지 않은 정보 제공 등으로 기존의 SNS에 피로를 느꼈다면 KNS가 어떨까. 관심사 중심으로만 얘기할 수 있어 기존 SNS에 비해 부담이 덜 간다. 요즘 이슈가 되는 키워드에 대해 공감하고 댓글로 표현하는 재미 또한 기존 SNS와 크게 다르지 않다.
글 / IT동아 윤리연(yoolii@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