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삼성과 구글, 이젠 안녕"
애플이 정말 삼성, 구글과의 관계를 끊으려는 걸까? 오는 6월 열리는 세계 개발자 컨퍼런스(WWDC)에서 이러한 추측을 뒷받침할만한 근거가 나올 것이란 예측이 있다. 애플은 그동안 WWDC에서 자사의 신제품이나 새로운 서비스를 공개해왔다. 해외 IT매체 ZDNET은 이러한 소식을 보도하며 삼성과 구글이 겪게 될 불이익을 설명했다.
삼성 – 최대 고객인 애플 잃을까?
업계 관계자는 애플이 앞으로 출시할 아이폰과 아이패드용 부품 공급책으로 대만의 TSMC를 택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런 예측은 애플의 지난 행보와 무관하지 않다. 지난 9월, 애플은 삼성에 주문했던 아이폰5용 부품의 주문량을 대폭 줄였다. 삼성의 부품이 품질 면에서 부족함이 없는데도 애플은 일본의 도시바와 국내의 SK 하이닉스에서 DRAM과 NAND 칩을 주문했다.
처음부터 이들 사이에 냉기류가 흐른 것은 아니다. 삼성은 애플에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주요 부품을 납품하는 건실한 공급책이었다. A5, A6칩은 물론 80억 달러(한화 약 9조) 상당의 LCD 디스플레이, NAND 칩, 모바일 칩셋 등도 제조해 납품했다. 하지만 삼성이 모바일 시장에서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면서 둘의 관계가 틀어지는 조짐이 나타났다. 늘어나는 갤럭시의 점유율이 애플의 심기를 건드렸던 걸까? 애플은 삼성을 특허법 위반으로 고소했다.
지난 10월, 미국 법원은 아이폰의 주요 기능(Key features)을 베낀 혐의로 삼성이 애플에 10억 5,000달러(한화 약 1조)를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이 사건으로 삼성은 금전적인 손해와 함께 '흉내쟁이(카피캣)'라는 오명까지 얻었다. 지금도 삼성과 애플은 서로 고소하며 불편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구글 – 광고 수익의 반 이상을 잃나?
지난 4월, 애플의 에디 큐(Eddy Cue) 부사장이 야후 마리사 메이어(Marissa Mayer) 대표를 만났다. 두 거물이 만난 자리에서 무슨 이야기가 오갔을지 궁금해하는 사람이 많았다. 해외 언론은 이들이 야후 서비스가 아이폰과 아이패드에 탑재되는 방법을 의논했다고 보도했다.
가장 확실시 되는 방법은 현재 애플 safari(애플 웹 브라우저)의 기본 검색 공급자인 구글을 야후로 바꾸는 것이다. 이 방법은 모바일 safari(iOS7부터)나 데스크톱용 safari(OS X 10.9부터) 모두에 적용될 수 있다. 지난 1월, 야후 대표는 "미국 내 웹 포털 시장에서의 위치를 공고히 하기 위해 페이스북, 구글, 애플과 함께 일했으면 좋겠다"고 말한 바 있어 이 같은 추측에 더 무게가 실리고 있다.
애플이 미국 모바일 시장에서 차지하는 위치는 크다. 국내 사정과는 상반되게 애플은 미국은 전체 모바일 시장의 약 65%를 거머쥐고 있다. 따라서 애플이 기본 검색 공급자를 변경하면 구글이 광고 수익 면에서 큰 손해를 볼 수 있는 것. 대부분의 아이폰, 아이패드 사용자는 웹 검색 시 safari의 기본 검색창('검색'이라고 쓰여 있는)을 이용한다. 만약 애플이 기본 검색 공급자를 야후로 바꿀 때 가장 큰 수혜자는 마이크로소프트일 것이다. 야후는 자사 검색 엔진을 마이크로소프트 빙(Bing) 검색 엔진과 공유하고 있다.
글 / IT동아 나진희(naji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