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웨이즈야, 10억 줄게. 내비게이션 다오"
페이스북이 웨이즈(Waze) 인수를 추진 중에 있다고 테크크런치와 씨넷이 지난 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인수 가격은 8억에서 10억 달러(한화 약 1조 1,000억 원) 정도.
웨이즈는 이스라엘의 소셜기반 GPS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업체로, 사용자 참여형 내비게이션 앱을 서비스하고 있다. GPS 기능이 있는 스마트폰 사용자끼리 실시간으로 교통정보 및 도로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앱으로 소셜지도앱이라 불린다. 웨이즈는 사용자가 등록한 교통 정보를 실시간으로 다른 사용자에게 전달한다. 예를 들어, 한 사용자가 막히는 길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면 다른 사용자가 혼잡지역을 피하도록 알리는 것.
아이폰, 안드로이드폰, 윈도폰 등 거의 모든 모바일 기기로 페이스북 계정만 있으면 누구나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단순히 사용자에게 교통 정보만 알리지 않는다. 앱 내에서 커뮤니티를 만들어 교통정보를 공유함으로써 빠른 길을 찾거나 사고 위험을 덜고 저렴한 주유소도 찾을 수 있다. 자신의 현재 위치, 또는 목적지로 빨리 가는 법 등을 페이스북, 카카오톡으로 공유하는 것은 물론 메모 앱에 저장할 수도 있다. 등록한 친구와 메시지를 주고 받거나, 친구의 목적지 혹은 경로도 알 수 있다. 소셜에 충실한 내비게이션 앱이 분명하다.
오른쪽 'Report' 메뉴에 'Traffic jam', 'Police', 'Accident', 'Camera', 'Pave' 등 여러 기능을 잘 활용하면 교통 체증, 사고, 감시 카메라, 공사 현장 등을 잘 피해 목적지에 빠르게 도착할 수 있다.음성 안내 서비스(턴바이턴)도 제공하고 있어 돈 들여 설치하는 내비게이션 부럽지 않다.
인터페이스 또한 깔끔하고 예쁘나 메뉴 언어에 한국어를 지원하지 않는 것이 국내 사용자에겐 아쉬운 점이다. 지역 명칭은 한국어로 제공된다.
오픈소스 프로젝트인 오픈스트리트맵으로 만들어지는 웨이즈의 내비게이션 앱은 구글의 '스트리트뷰'에 견줄만한 지도 정확성을 갖추고 있다. 소셜에 기반해 독자적인 교통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것도 웨이즈만의 강점이다. 이번 페이스북의 웨이즈 인수는 이러한 웨이즈의 경쟁력을 이용해 내비게이션 시장에 진출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페이스북은 자사의 SNS를 메시지, 게임 등을 넘어 자동차 영역으로 확장할 수도 있겠다.
올해 초, 애플과 웨이즈를 둘러싼 소문도 있었다. 지난해 애플이 iOS와 함께 자체 개발한 지도앱 '애플 맵스'를 출시했지만, 여러 기능 오류로 사용자 불만이 폭주하자 웨이즈 인수를 고려한다는 것이다. iOS사용자 중 29%가 구글 맵스를 이용하고 있는 것도 큰 이유였을 것이다. 이를 견제하려는 움직임이 웨이즈 인수 고려로 이어진 듯 하다. 비록 소문으로 끝났지만, 애초에 웨이즈가 애플 맵스에 음성 길안내 기능을 제공하고 있는 것만 봐도 애플이 웨이즈를 욕심 낼 만하다.
다시 페이스북의 웨이즈 인수로 넘어오면, 페이스북은 웨이즈 앱에 모바일 검색과 광고를 지원함으로써 매출을 확보하는 등 더 많은 효과를 노릴 것으로 보인다.
글 / IT동아 윤리연(yoolii@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