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사의 '로열티'를 되찾는 것이 헬로모바일의 목표"
아직도 사람들은 '헬로모바일'을 잘 모른다. 'MVNO'라고 설명해도 돌아오는 반응은 "응?" 정도다. '알뜰폰'이라고 설명하면 그제야 "아~"한다. 아직 헬로모바일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은 기대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그래서 헬로모바일은 소비자의 눈에 들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컬처 모바일'이란 이름 아래 문화 관련 활동에 열심이다. 영화, 연극 등을 후원하고 영상 관련 요금제도 만들었다. 아직은 케이블만 방영하지만, TV CF도 시작했다.
하루가 새로운 헬로모바일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CJ헬로비전의 김종렬 상무를 만났다. 김 상무는 '분석적인', '전문적인', '이성적인' 같은 좌뇌와 관련된 단어들이 무척 어울리는 사람이다. 모든 대답이 논리정연하고 날카로웠다. 무엇보다 놀랐던 것은 거의 모든 답변을 '~측면'하는 식으로 항목별로 구분해 설명했다. 그 덕에 인터뷰를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었다.
IT동아: CJ가 MVNO(Mobile Virtual Network Operator, 알뜰폰) 사업에 뛰어든 것에 의아한 사람이 많다. 헬로모바일이 만들어진 배경에 대해 설명해달라.
김 상무: 두 가지 큰 목적이 있다. 첫째는 CJ헬로비전의 사업을 확장하는 것. CJ헬로비전이 유무선 사업을 계속해서 키우다 보니 기존 이동통신사(이하 이통사)와 구조적으로 부딪칠 수밖에 없었다. 이에 이동통신 분야에서 헬로모바일을 만들어 서비스를 융합한 상품을 만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둘째는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기 위함이다. 요즘은 모든 것이 '스마트'와 '모바일'로 집결되고 있다. 이 둘을 모두 충족하는 헬로모바일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것이라 기대했다.
IT동아: 새로운 분야라 시작하기 전에 걱정이 많았을 것 같은데.
김 상무: 굉장히 많았다. 이를 고객 측면, 사업 측면, 조직 측면으로 나눠 설명하겠다. 고객 측면에서 가장 우려한 것은 '브랜드 인지도'다. CJ헬로비전이 전국으로 사업을 확장하지 않은 상태라 CJ의 이미지와 '통신'은 잘 맞지 않았다. 거기다 사람들이 MVNO 자체를 잘 모른다. 지금은 많이 나아졌지만, 아직도 갈 길이 멀다.
사업 측면은 마케팅이나 홍보 비용이 얼마나 들지, 앞으로 사업이 어떤 방향으로 진행될지 전혀 예측하기가 어려웠다. 더군다나 올해 초 있었던 보조금 전쟁은 상상 이상이었다. 우리는 서비스 차별화로 승부하지 않으면 이통 3사와 경쟁하기가 힘들다.
조직 측면에서 헬로모바일은 초기에 '외인구단' 같은 분위기였다. 외부에서 영입한 사람이 많아 의견 차이가 크고 조직을 하나로 뭉치기도 어려웠다. 하지만 하나의 목표를 세우고 어느 정도 노력의 결과물이 보이자 하나로 뭉칠 수 있었다.
IT동아: 그 하나의 목표라는 것이 무엇인가?
김 상무: 헬로모바일의 정체성이다. '컬처 모바일' 브랜드에 맞게 상품과 서비스로 고객에게 다가가는 것. 이로써 고객이 즐거움을 느끼고, 정말 '습관'처럼 우리의 서비스를 이용해준다면 무척 기쁘겠다. 다시 말해 우리의 꿈은 '충성도'가 높은 고객들로 헬로모바일이 가득 차는 것이다.
IT동아: 하지만 요즘 이동통신 서비스에 '충성도'를 바라기가 어렵지 않은가? 좋은 조건에 새 휴대폰만 받을 수 있다면 이통사는 신경 쓰지 않고 이동하는 고객이 늘고 있는데.
김 상무: 그렇게 된 세태에 문제가 있다. 최근 한 이통사를 길게 이용하는 고객은 찾기 힘들어졌다. 예전에는 이통사에 '로열티(loyalty, 충성심)'가 있었다. 하지만 보조금 경쟁 등으로 이통사 스스로 이를 망가트렸다. 이는 앞으로의 발전 트렌드에 맞지 않다. 고객이 스마트폰 신제품을 쓰기 위해 이통사를 옮기는 것은 고객과 이통사 어디에도 도움되지 않는다. 유통사와 제조사에만 좋은 일이다.
IT동아: 지금의 휴대폰 유통 구조가 문제란 말인가?
김 상무: 그렇다. 고객이 자신의 휴대폰 할부원금과 할인금액이 어떻게 결정되는지 모르는 게 말이 되는가? 지금처럼 모든 것이 '오픈'됐다는 사회에서 감춰진 부분이 있다니. 따지고 보면 빛 좋은 개살구다. 지금 구조는 결국 고객이 많은 부분을 손해 본다. 다만, 그 구조에 너무 많은 사람이 얽혀있어 쉽사리 손대기 어렵다.
하지만 이것 하나는 확실하다. 휴대폰 가격이 더 투명해져야 한다. 고객이 한순간의 보조금 정책이 아니라 서비스의 품질을 따져 이통사를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헬로모바일도 이를 위해 더 노력할 것이다.
글 / IT동아 나진희(naji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