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te 2013] 유니티=게임엔진? 활용 분야 더 넓다
게임이나 각종 소프트웨어를 만들고자 한다면 이를 개발하는 엔진이 필요하다. 개발 엔진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중에서도 유니티는 모바일 환경에 최적화된 멀티플랫폼 개발 엔진으로 평가받고 있다. 유니티 엔진을 이용하면 안드로이드와 iOS 등 다양한 모바일 운영체제의 게임을 만들 수 있다. 유니티로 개발한 게임은 스마트폰과 PC 환경에서 동시에 실행돼, PC로 개발한 게임을 모바일로 변환할 필요가 없다. 쉽고 빠르게 게임을 제작할 수 있도록 개발 진입 장벽을 낮춘 것도 특징이다.
유니티는 3D 엔진/에디터로 게임 제작뿐만 아니라 3D 시뮬레이션 등 다양한 분야에 이용된다. 다만, 유니티가 게임 엔진으로 유명한 바람에 많은 이들이 유니티를 다른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을 잘 알지 못한다. 이에 유니티에서 시뮬레이션 및 비주얼라이제이션 업무를 담당하는 데이빗 잭슨(Davey Jackson)을 만나 유니티의 비 게임 분야의 활용에 대해 알아보았다.
다음은 인터뷰 질의응답이다.
Q. 유니티가 게임 엔진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활용 분야가 훨씬 방대하다고 들었다. 이에 대해 소개해 달라
A. 사실 다른 분야의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것보다 게임을 만드는 것이 가장 어렵고 힘들다. 그래서 유니티가 초기에 게임에 집중했던 것이지, 다른 영역도 매우 중요하게 보고 있다. 유니티가 활용되는 분야는 게임 외에도 무궁무진하다. 교육, 의료, 교통, 의료, 건축, 우주, 환경, 국방, 위험 방지 등 다양한 분야의 소프트웨어를 제작할 때 유니티를 이용할 수 있다.
특히 유니티가 일반적인 게임뿐만 아니라 교육용 게임에 활용될 가능성도 무궁무진하다고 본다. 실제로 미국에는 교육 분야에 게임을 접목해 성공적으로 활용한 사례가 많은데, 여기에 유니티를 활용할 수 있겠다. 사실, 어린 시절에 학습 장애로 기존의 강의실 교육을 받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게임이 접목된 프로그램들을 통해 학업을 마칠 수 있었다. 유니티를 통해 이런 소프트웨어가 다양하게 만들어진다면 나와 같이 어려움을 극복하는 사람도 늘어날 것이라 예상한다. 물론 학습장애가 없는 사람도 교육 공학을 통해 교육 효과를 높일 수 있다.
Q. 최근 사람이 직접 하기 어렵거나 위험한 일들을 각종 기기들이 대신 처리하는 일이 많다. 혹시 유니티를 이용해 무인 장비와 관련된 소프트웨어를 만든 사례도 있나
A. 물론 있다. 최근 나사에서 '애틀리트'라는 로봇을 개발하고 있는데, 이 로봇을 여러 행성에 보내 우주를 탐사한다고 한다. 로봇을 우주로 보낸다면 조종을 해야 할 텐데 사람이 행성에 직접 가서 조종할 수가 없지 않나. 따라서 로봇이 보는 것을 3D 디스플레이를 통해 사람이 보고 조종할 수 있도록 했다. 이렇게 로봇이 보는 것을 사람이 보도록 하는 시스템을 유니티로 만들었다. (참고로 로봇을 조종하는 컨트롤은 다른 회사에서 개발했다)
Q. 장애인들을 위한 솔루션을 만드는 데에 유니티가 사용되기도 하나
A. 그렇다. 실제로 인공 수족을 개발하는 데 유니티를 활용하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우리 몸의 신경계를 인공 수족에 연결하고 난 뒤, 물건을 잡는 데 적당한 힘을 가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왜냐하면 사고로 인해 손발을 잃으면 인공 수족을 장착하더라도 손발을 쓰는 방법을 처음부터 배워야 한다. 때문에 그 인공 기관을 실제로 장착하기 전에, 가상으로 인공 기관을 잘 활용하도록 인지하는 훈련을 먼저 한다. 그래야 현실 세계에서 실수를 하지 않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인공 수족을 단 사람이 훈련이 덜 된 채로 아기를 잘못 안는다면 큰 일이 나지 않겠는가.
그래서 가상 훈련을 하게 되는데, 가상 현실을 실제처럼 시각화하는 시스템을 유니티로 구현할 수 있다. 또한 가상 현실에서 겪는 환경과 현실 세계에서의 환경이 동일하게 구현되도록 데이터를 수신하는데, 데이터를 수신하는 부분에도 유니티 기술이 접목됐다.
또한, 정신 건강 분야에도 유니티 기술이 활용된다. 예를 들어 전쟁을 겪은 군인들은 다양한 증후군에 시달린다. 이럴 때 유니티 기술을 이용해 아바타를 만들어 군인들이 후유증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한다. 사실, 군인들은 무조건 용감해야 한다고 훈련 받지 않나. 그래서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힘든 것을 잘 이야기하지 못하고, 그로 인해 상태가 더욱 악화되기도 한다. 다른 사람들에게 치료를 받았다는 것이 알려지는 것도 꺼린다. 그래서 유니티로 3D 아바타를 형성하고 온라인상에 아바타를 올린다. 이 아바타를 통해 환자들이 남 모르게 증상을 설명하고, 진단을 받고, 치료 기록이 남지 않더라도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한다.
Q. 유니티가 정말 많은 분야에 활용되는 것 같다. 그런데 유니티가 게임 개발 엔진으로 유명한 나머지, 다른 분야에서 유니티를 활용할 수 있다고 알리는 것이 쉽지 않을 것 같다. 이에 대해 준비하고 있는 것이 있나
A. 유니티를 활용한 비 게임 분야의 사례를 사이트(www.unity3d.com/sim)에 업로드해 이를 알리고자 노력하고 있다. 또한 다른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이해를 돕고자 다양한 용어와 개념에 대한 설명까지 서술해 놓았다.
또한 유니티가 다른 분야에 활용되기에 충분히 강점이 있다고 본다. 상업적으로 성공한 엔진이나 소프트웨어를 보면 오로지 게임을 만들기 위해 만들어진 경우가 많다. 하지만 유니티는 게임만을 강조하는 것이 아닌데다, 게임과 게임이 아닌 소프트웨어 중 어느 것을 만들더라도 중립적인 엔진이다. 게임을 만드는 기술과 다른 분야의 솔루션을 만드는 기술도 똑같다. 따라서 홍보에 노력을 기울인다면 점차 성과를 보일 것이라 예상한다.
Q. 그렇다면 게임 외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유니티를 손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는 것도 있나
A. 게임 외 분야에서 통상적으로 자주 사용하는 기능들을 미리 제공한다면, 이용자들이 똑같은 작업을 매번 반복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이를 위해 몇 가지 툴을 만들어 놓고 손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마련해 두었다. 예를 들면 현실 세계의 지형 데이터를 PC에서 소프트웨어로 끌어와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카메라 레코딩 기능도 있다. 교육공학에서 학생이 플레이한 것을 카메라로 기록해, 교사들이 학생들의 학습 태도를 분석하고 교육 자료로 활용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는 것이다. 해당 툴들은 키트로 제공하고 있다.
Q. 유니티의 강점 중 하나가 멀티플랫폼인데, 게임 외 분야에서도 멀티플랫폼이 강점으로 작용하는 사례가 있나
A. 그렇다. 유니티 멀티플랫폼 기능을 활용한다면 시뮬레이션이나 교육 프로그램을 한 자리에서만 이용하지 않아도 된다. 예를 들면 교육 공학 프로그램을 강의실 PC로 이용할 수도 있겠지만, 다른 곳에서 복습하고자 한다면 모바일로 다시 볼 수도 있다.
Q. 오토데스크의 마야가 3D 모델링 및 영상 제작 프로그램으로 잘 알려져 있는데, 마야 대비 유니티의 강점에 대해 소개해 달라
A. 사실 유니티와 마야는 경쟁 관계보다는 상호 보완 관계에 있다. 마야는 3D 모듈과 애니메이션 등을 제작하는 데 강점이 있다. 하지만 인터랙티브 콘텐츠를 만들거나, 콘텐츠를 모델링하고 자체 제작하는 부분은 유니티가 더 뛰어나다. 또한 유니티가 기초적인 작업에 유리한 반면 마야는 섬세한 작업에 유리하다. 어떤 솔루션이 더 좋다기보다는 서로 보완하고 협력하면 시너지 효과가 난다고 본다.
글 / IT동아 안수영(syah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