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TC, '데이터의 디지털화'가 새로운 물결될 것
2013년 4월 9일, PTC코리아가 서울 반포동 JW매리어트 호텔에서 '2013 PTC 라이브테크포럼'을 진행했다. 자사 솔루션의 성과를 재조명하고, 국내 고객사 두산 모트롤의 PLM 도입 사례를 소개하는 자리였다. PTC 그렉 제임스(Gregory S. James) 부사장이 해외 우수 적용 사례를 설명한 후 두산 모트롤 관계자가 자사의 PLM 구축 사례를 발표했다. PTC는 제조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 개발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도록 돕는 기술 솔루션 기업이다.
데이터의 디지털화(Digitalization)가 새로운 화두
현재 선진 기업들의 운영 시스템은 무척 최적화된 상태다. PTC는 기업이 이 한계선을 넘어 더 성장하려면 '제품 정보의 디지털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미국 경제 전문지 이코노미스트가 언급한 '3차 혁명'의 개념처럼 제품 정보의 디지털화가 기업이 주목하는 다음 물결(Next Wave)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스스로 부품 교체 시기를 아는 월풀(Whrilpool) 세탁기
이런 변화를 받아들인 기업 중 대표적인 곳이 미국 가전 업체 월풀(whirlpool)이다. 월풀은 디지털 정보를 최대한 활용해 '스마트
제품(Smart Product)'을 개발했다. 예를 들어, 월풀 세탁기는 세탁물의 무게, 종류뿐 아니라 물의 경도(Hardness)까지
파악한다. 이러한 정보를 토대로 세탁기 부품이 언제쯤 망가질지를 계산해 고객이 A/S를 신청하기 전에 서비스센터에 관련 정보를 송출한다.
이러한 변화의 성과는 놀라웠다. 월풀의 매출 중 25억 달러가 신제품 혁신에서 창출됐다. 디지털화한 정보는 제품 개발에도 쓰이고, 기술자가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에도 이용된다.
지형에 최적화된 존디어(JOHN DEERE) 굴착기
존디어는 농업 기구 개발 기업이다. PTC의 제품을 이용해 제품 개발 시스템을 구축했다. 제품의 아키텍처를 모듈화해 각 부품별로 정보를 디지털화한 것. 전세계에 퍼져있는 존디어 기계 설계자들은 제품 개발 시 자사의 디지털 제품 정보를 참고할 수 있다. 이를 토대로 각 지역에 맞는 여러 종류의 파생 모델(굴착기, 트랙터 등) 개발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독일에서 시판하는 존디어 트랙터는 그 지역의 지형에 맞게 바퀴 폭, 크기 등을 맞춰 제작했다. 존디어는 매출액 250억 달러를 달성하는 데 175년이 걸렸으나, PTC의 솔루션으로 8년 안에 매출 500억 달러를 달성할 수 있으리라 예측했다.
두산 모트롤, '변화의 의지'가 가장 중요
PTA의 국내 고객사 중 하나인 두산 모트롤은 자사 부품 설계 시스템에 PLM을 적용했다. 두산 모트롤은 중장비 부품을 제작 기업인데 그동안 부품 관련 데이터를 문서 형태로 구축했다. 당연히 정보 접근과 활용이 쉽지 않았다. 두산 모트롤은 PTC의 윈칠(Windchill) 프로그램으로 자료를 디지털화해 정보 시스템을 만들었다. 시스템에서 부품의 품번만 검색하면 관련 데이터(3D 모델링, 2D 도면, 문서 등)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작업 과정의 오류도 줄이고, 공정 시간도 단축할 수 있었다.
새로운 시스템을 받아들이는 것에 내부 반발도 있었다. 개발자들이 부서별로 다양한 캐드 프로그램을 사용 중이었는데 이를 하나로 통일하려니 마찰이 생겼다. 두산 모트롤 관계자는 이 과정에서 임원진의 의지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임원진은 끝까지 변화의 의지를 피력하고 구성원의 성장을 지원했다. PTC와 함께 개발자들의 캐드 프로그램 교육을 지원하고 엔지니어 위주로 전담반을 설치하는 등 과감히 시스템을 개혁해나갔다. 노력의 결과는 달았다. 타 기업에서 벤치마킹할 정도로 뛰어난 질의 캐드 데이터를 쌓을 수 있었다. 그는 "중장기적으로 PLM을 바라보고 있으므로 앞으로 못한 것은 고치고, 잘하는 것은 더 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기자의 눈으로 본 행사
요즘 트렌드인 '클라우드' 시스템을 PTC 솔루션에 도입하는 문제에 대해 그랙 부사장은 "아직 본격적인 도입은 없을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PTC의 고객사가 보안성 문제로 클라우드 시스템을 그리 달가워하지 않는다는 것. 실제 두산 모트롤도 아이폰과 아이패드로 시스템에 접근할 수 있도록 시스템은 개발했지만, 보안 문제로 거의 활용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클라우드 시스템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6월 있을 PTC 공식 행사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한 기자가 그랙 부사장에게 "전쟁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한국을 방문해줘 감사하다"며 농담을 건넸다. 이에 그는 "나는 무섭지 않다"며, "내 가족이 여기 한국에 와있다"고 웃으며 답변했다. 재치있는 농담과 답변이 질의응답 시간을 화기애애하게 만든 듯싶다.
글 / IT동아 나진희(naji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