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인터넷 방송이 한류열풍을 견인... 방송의 패러다임이 변한다
"TV로만 방송 보는 시대 끝났다" TV방송, 소셜비디오 플랫폼에 영토 확장 중
MBC, EBS 등 국내 지상파 방송 유튜브 채널 입점…'다시보기' 기회 제공 박차
CBS, FOX 등 미국 주요 방송 인터넷 방송 채널 열고 전세계 생중계… 방송국 통째로 옮겨
지상파 방송사들이 인터넷 방송국으로 '영토 확장'을 꾀하고 있다. 인터넷 방송국이란 유스트림, 유튜브, 아프리카TV 등과 같은 '소셜 비디오 플랫폼'의 다른 이름이다. KBS, MBC, SBS 지상파 3사 모두 이미 작년 2월부터 유튜브에 정식으로 예능, 드라마 등 주요 콘텐츠를 올리기 시작했고, EBS는 올해부터 자사의 콘텐츠를 유튜브 등에 선보이고 있다. 이를 통해 매출을 한층 끌어올린다는 것이 지상파 방송사들의 야심 찬 계획이다.
지상파 3사의 TV시청 점유율은 62%(2011년도 기준, 방송통신위원회 조사)에 이른다. 여전히 막강한 수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상파를 넘어 인터넷 방송국으로 시선을 돌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TV로만 방송 보는 시대 끝났다" 지상파 TV 인터넷 상륙작전 개시
작년 12월 취임한 EBS 신용섭 사장은 콘텐츠를 기존 TV 외에 인터넷 , 모바일 등 다양한 경로로 유통해 새로운 수익창출을 모색하겠고 공언했다. 콘텐츠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등 다양한 경로로 보급해 올해만 약 265억 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계획이다.
EBS는 '딩동댕 유치원', '스페이스 공감' 등 자사 대표 콘텐츠를 유튜브에 클립 단위로 유통해 EBS 콘텐츠를 세계 시장에 선보인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MBC는 유튜브에 약 1만 시간의 자사 콘텐츠를 올린다는 협약을 체결한 상황이다. MBC World(www.youtube.com/mbcworld) 등 총 4개채널을 유튜브에 열고, 2005년 이전에 제작한 인기 드라마, 예능 콘텐츠뿐만 아니라 최근 방영한 콘텐츠도 업로드해 온라인 시청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MBC는 지난 18대 대선 당시 유튜브에 대선 채널 '선택 2012(www.youtube.com/krelection)'를 개설해 사용자들이 대선 후보에 대한 질문을 동영상으로 등록하게 하는 등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와 인터넷 방송국을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대선 방송(이를 외국에선 '소셜 비디오 플랫폼'이라고 부른다)을 시도하기도 했다.
MTV,CBS,FOX 등 해외 주요 방송국은?
국내 지상파 방송사들은 이제 막 시작단계지만, 미국 방송사는 자사의 콘텐츠를 인터넷 방송국으로 모두 옮기는 수준까지 이르렀다. TV에서 방송한 콘텐츠를 영상 클립 형태로 올리는 수준을 넘어, 지상파로 진행 중인 실시간 방송(생방송)을 인터넷 방송국을 통해 전 세계에 동시 송출하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
MTV, CBS, FOX, NHK, TBS 등 전 세계 주요 방송국들은 실시간 동영상 스트리밍 플랫폼 유스트림에 자사 채널을 열고, 자신들의 주요 방송을 실시간 송출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 대선 때 CBS, PBS 등이 유스트림을 활용해 대선 개표 방송을 동시 다발적으로 생중계하기도 했다. '골라 보는 재미'를 선사한 셈.
이처럼 TV 방송국들이 인터넷 방송국을 통해 콘텐츠 유통과 생중계에 나서는 것은 자국을 넘어 전세계 시청자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인터넷 방송국을 통해 콘텐츠를 유통하면 전 세계 각국의 시청자를 끌어들여 해외 판권 판매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는 등 홍보효과가 크다는 분석이다.
일례로 작년 10월 4일 서울 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가수 싸이의 '서울스타일 콘서트'는 유스트림을 통해 생중계 된지 2시간 만에 145개국, 160만 건에 달하는 높은 시청 횟수를 기록하며 인터넷 방송국의 전세계적인 파급력을 보여줬다. 유튜브에 업로드 된 국내 방송사 콘텐츠도 누적 조회수의 82%(2012년 3월 기준)가 미국, 베트남 등 해외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나, 인터넷 방송국이 방송 콘텐츠의 한류 바람에 일조하고 있음을 증명했다.
TV 시청 형태 변화 ”인터넷 방송국이 SO 역할 할 것”
모바일 접속, 온라인 다운로드 등의 보편화로 TV 시청 형태가 변함에 따라 2013년에도 TV 방송의 인터넷 방송국 진출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리서치기관 TNmS가 지난해 상반기 시청률을 조사한 바에 따르면 전체 지상파 TV 프로그램의 72.9%가 시청률 5% 미만으로 나타났다. TV 앞에서 방송 시간을 기다리며 프로그램을 봤던 '본방사수'의 시대는 이미 저물고 있는 셈. TV를 떠나 스마트폰과 인터넷에 모여든 시청자를 위해 기존의 지상파 방송사도 인터넷 방송국 전략에 공 들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시청자를 잡으면 광고 수익도 따라오는 법. 소셜비디오 플랫폼으로 방송 영역을 확장함으로써 수익도 함께 노릴 수도 있다. 유튜브의 경우 동영상의 클릭 수에 따라 광고수익을 유튜브와 공유할 수 있고, 공식 채널 개설 시 유튜브의 콘텐츠 검증 기술(CID)을 통해 저작권 침해를 방지하고 광고 수익을 극대화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유스트림 역시 유튜브와 비슷한 광고 수익 공유 모델을 운영하고 있으며, 콘텐츠 파워가 강할 땐 글로벌 PPV(pay per view: 시청 프로그램 수나 시간에 따라 요금을 지불하는 것) 형식으로 수익을 낼 수 있다. 실시간 시청 욕구가 더 강한 생중계 콘텐츠에 적용할 수 있는 방식이다. 이외에 미국, 일본 등에선 시청자로부터 시청 기부금을 자발적으로 받기도 한다. 국내에선 아프리카TV가 취하고 있는 방식이다.
유스트림코리아 소병택 본부장은 "TV 시청 형태가 바뀌면서 기존 지상파 방송은 콘텐츠 내용 만큼이나 콘텐츠 유통 방법에 대해서도 고민하게 됐다"며, "TV 방송 채널이 지금까지 PP(Program Provider 프로그램 공급자)와 SO(System Operator 종합 유선 방송사) 두 가지 역할을 동시에 맡았다면 모바일시대를 맞이하면서부터는 유튜브, 유스트림과 같은 인터넷 방송국이 SO 역할을 분담해 기존 TV의 역할을 일정 부분 수행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