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서평] 18분의 마법 그 이상, '천재들의 유엔 TED'
천재들의 유엔 TED(현재를 바꾸고 미래를 만드는 전 세계 혁신 리더들의 파티)
저자: 김수현
출판사: 민음사
출간일: 2013년 2월 18일
분량: 251 페이지
가격: 종이책 1만 3,500원 전자책 6,650원
리더들의 파티에 참가하고 싶은가? 이 파티에 참가하려면 7,500달러(약 824만 원)의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그렇다고 아무나 참가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단순한 파티가 아닌, 현재를 바꾸고 미래를 만드는 전 세계 혁신 리더들의 강연회기 때문. 본인이 왜 이 파티에 참가해야 하는지를 지원서에 자세히 적고, 사무국의 심사를 통과해야 참가할 수 있다. 바로 이 강연회가 TED다.
TED(Technology, Entertainment, Design)는 미국의 비영리 재단으로 기술, 오락, 디자인에 관련된 강연회를 정기적으로 개최하고 있다. TED는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 아시아 등에서도 개최되며,'TEDx'란 형식으로 각 지역에서 독자적인 강연회로 진행된다.
TED에 직접 참가할 수는 없어도 리더들의 강연을 ‘공짜로’ 들을 수는 있다. TED 홈페이지(www.ted.com)에 들어가면 수많은 명사와 천재들의 강연을 무료로 볼 수 있다. 스마트폰에 애플리케이션(앱)을 내려받으면 더욱 간편하다. 특히, 영어 자막과 한국어 자막을 제공하는 강연이 많아, 본 기자를 비롯해 많은 사람들은 영어도 공부하고 지식도 얻을 겸 TED에 접속한다.
여기까지가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TED다. '천재들의 유엔 TED'의 저자 김수현(SBS 문화부 기자)은많은 사람들이 TED를 영어 강연회로만 알고 있는데, 이는 사실상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말했다.TED는 단순한 동영상강의 사이트가 아니라 현재의 현상과 수많은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곳이라고 강조했다.
저자는 TED에 직접 참석했던 경험을 살려 현장의 생생함을 책에 담았다. 특히, TED의 특징과 역할을 TED의 리더, 크리스 앤더슨과의 인터뷰로 정리해 설명했다. 크리스 앤더슨이 말하길, TED의 매력은 사람들의 호기심에서 비롯되고, 이 호기심이 다양한 사람들을 연결하고 소통시킨다고 말했다. 또한, 길어야 18분인 TED 강연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연사들은 수많은 연습과 연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책의 3장, 'TED콘퍼런스에 가다!'에서 저자가 소개한 경험담 또한 흥미롭다. 저자가 TED 참가자라는 이유로, 일면식도 없던 많은 사람들이 만나기를 청했고, 저자는 다양한 직업의 참가자들을 만날 수 있었다. 그 중에는 스타 요리사 제이미 올리버, 구글 창립자 세르게이 브린 등과 같은 저명 인사도 포함돼 이제는 유명 배우와 감독을 만나도 놀라지 않게 됐다고 말했다.
또한, 저자는 TED를 '인터넷 기반의 지식 공유 플랫폼', '엄선된 소수만 낄 수 있는 엘리트 커뮤니티' 등 2가지 분류로 나눠 설명한다. 특히, TED는 '가치 있는 아이디어의 확산'이라는 미션을 갖고 끊임없이 실험하고 정보를 공유하는 네트워크임을 강조하며, 이것과 관련한 재미있는 일화도 소개했다. 저자는 구글어스(Google Earth)를 만든 엔지니어와의 식사 자리에서, 한국에는 TED와 유사한 행사인 '서울디지털포럼'이 있다고 얘기했더니 그가 이렇게 되물었다고 한다. "그 포럼은 세상을 바꾸기 위해 무슨 일을 하고 있습니까?" 포럼 존재의 이유를 묻는 이 일화는 'TED어떤 사람들이 왜 모여서 무슨 이야기를 나누는지' 잘 보여주는 사례이자 TED의 '지식 공유 플랫폼' 역할을 잘 설명하고 있다.
또한, 저자는 '천재들의 디너파티'였던 TED가 어떻게 해서 '천재들의 유엔'이 되고, 전 세계 모든 계층에서 열광적인 지지를 받는지도 분석했다. 저자는 TED컨퍼런스에서 연사로 섰던 과학자와의 대화를 예로 들었다. 과학자에게 "연사라고 해도 강연비도 없고 따로 특혜도 없는데 왜 매년 이 컨퍼런스에 오냐"고 묻자, 그는 너무도 당연하다는 듯이 "여기 와야 사람들을 만날 수 있잖아요" 하고 말했다고 한다.철저하게 검증된 사람들끼리의 동아리로서 TED의 또 다른 측면인 '커뮤니티'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저자는 지휘자 '에릭 휘태커', 요리사 '제이미 올리버' 등 7명의 인터뷰도 실어 재미를 더했다. 이외에도, TED 참가법, TED 상식, 볼 만한 TED 토크 등을 부록으로 실어 'TED를 제대로 즐길 수 있는 팁'을 제공했다.
이 책은 TED의 역사와 구조 외에도 직접 참가해야만 알 수 있는 TED의 진면목, 유명한 사람들의 솔직한 이야기 등이 담겨있다. TED가 무엇인지 아는데 그치지 않고, TED의 힘과 생명력을 제대로 느끼고 싶다면 읽어 보길 추천한다. 저자가 전하는 생생한 체험기에 독자들은 '나도 꼭 그 곳에 서리라' 라는 열망을 가질 것이다.
저자의 의도대로, TED를 영어 교재로만 소비하는 수준을 넘어서 세상을 바꾸기 위해 무슨 일을 하고 있는가에 대해 생각해 볼 좋은 기회다.
저자 김수현 저 '천재들의 유엔 TED'는 리디북스에서 9,500원에 구매할 수 있다.
글 / IT동아 윤리연(yoolii@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