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 "우리 잉크젯 프린터가 세계에서 제일 빨라"
언제부턴가 '잉크젯 프린터'는 구식 취급을 받고, '레이저 프린터'가 신기술의 전형인 것처럼 보여졌다. 시장 상황도 이런 인식을 반영해 레이저 프린터 판매량이 잉크젯 프린터를 넘어선 지 오래다(2007년이 전환점). 이러한 결과는 '인쇄 속도가 너무 느리다', '유지비가 너무 비싸다', '잉크젯으로 뽑은 문서 위에 형광펜을 칠하면 글씨가 번진다' 등 잉크젯 프린터에 대한 사용자 불만과 무관하지 않다.
한국HP가 이런 불만을 없애 줄 잉크젯 프린터 'HP 오피스젯 프로 X 시리즈'의 신제품 발표회를 3월 13일 영등포 타임스퀘어 아모리스 홀에서 열었다. 이번 발표회에서 선보인 기종은 컬러 잉크젯 복합기 'HP 오피스젯 프로 X576dw', 'HP 오피스젯 프로 X476dw'와 컬러 잉크젯 프린터 'HP 오피스젯 프로 X551dw', 'HP 오피스젯 프로 X451dw' 등 총 4종이다. 요즘 '대세'인 레이저 제품이 아닌 잉크젯을 들고 나왔다는 점부터 호기심이 생겼다.
잉크젯은 느리다고? 세계에서 제일 빠르다
지난 2012년 4월, X551dw와 X576dw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업무용 컬러 데스크탑 프린터로 기네스에 이름을 올렸다(미화 1,000달러 이하 레이저 및 잉크젯 컬러 데스크탑 복합기/미화 800달러 이하 프린터 기준). 두 제품은 인쇄 내용에 따라 다르지만 1분에 70장까지 인쇄할 수 있다.
한국HP는 기네스에 등재될 수 있었던 이유로 새롭게 개발한 '페이지 와이드(PageWide)' 기술을 꼽았다. 그동안 잉크젯 프린터는 '프린트 헤드'가 종이 위를 이동하며 인쇄해 시간이 오래 걸릴 수밖에 없었다. 페이지 와이드 기술은 이와 반대다. 프린트 헤드는 고정된 상태에서 종이만 한 번에 이동하는 'One Pass' 방식이라 인쇄 속도가 훨씬 빠르다. 한국HP 온정호 부사장은 "페이지 와이드 기술은 HP의 25년 인쇄 기술의 집약체"라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물에 넣어도 안 번지는 '안료 잉크'
더는 잉크젯 프린터 출력물이 번질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오피스젯 프로 X는 안료 잉크(기름으로 만든 잉크)를 사용한다. 때문에 잉크가 빨리 말라 번지지 않으며, 색 구현력도 좋다. 실제 발표회에서 오피스젯 프로 X 출력물을 물속에 담갔다가 꺼내 보여줬는데 번지지 않고 깨끗했다.
유지비 걱정? 레이저 프린터의 반값!
IDC 자료에 따르면 오피스젯 프로 X의 유지 비용은 기존 레이저 프린터 유지 비용의 50% 수준이다. 잉크 튜브가 필요 없는 잉크 시스템을 채택해 잔고장이 적고, 잉크 이외의 소모품도 필요 없다. 또한, 오피스젯 프로 X에 최초 장착한 'HP 970', 'HP 971' 안료 잉크 카트리지는 일반 잉크 카트리지보다 내구성이 좋다. 대용량 블랙 카트리지 1개로 최대 9,200장을 출력할 수 있어 카트리지 교체 주기가 긴 편이다.
이외에도 오피스젯 프로 X의 장점은 많다. 'HP 웹 젯어드민' 기능으로 프린터와 복합기를 원격으로 관리/감독할 수 있다. 이메일(E-Mail)로 데이터를 프린터에 전송해 출력할 수 있는 'e프린트' 기능도 지원한다. 애플의 AirPrint 기능도 계속해서 지원한다.
오피스젯 프로 X 시리즈 가격은 보급형 기종이 50만 원대, 고급 기종이 90만 원대다. 과연 오피스젯 프로 X 출시로 프린터 시장에 다시 한번 '잉크젯 바람'이 불지 기대된다.
기자의 눈으로 본 행사
발표회에서 설명을 들으니 잉크젯에 대한 편견이 사라지며, 나도 한번 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빠른지, 번지지 않는지 직접 확인해보고 싶었으나, 발표회에 전시된 프린터는 인쇄해볼 수 없었다. 아쉽게 발걸음을 돌릴 수밖에.
한국HP는 발표회 중간 중간 마술 공연과 동영상 상영 시간을 배치했다. 신제품 발표회에서 '마술 공연'을 하는 것이 이색적이었다. 마술사들이 매우 빠른 속도로 옷을 갈아입는 마술이었는데, 오피스젯 프로 X의 인쇄 속도를 마술로 표현한 것.
글 / IT동아 나진희(naji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