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현도 반한 삼성전자 생활가전, 현장에서 살펴보니...
2013년 가전 시장의 주요 트렌드 중 하나는 바로 '프리미엄'이다. 지난 1월 열린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인 'CES 2013'를 살펴보더라도, 각 기업들이 선보인 제품의 상당수가 프리미엄 라인에 속해 있었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가 내놓은 'T9000 냉장고', '윈도8용 멀티터치 모니터', LG전자가 선보인 '2013년형 매직 스페이스 냉장고', 'IPS 모니터' 등은 모두 고급형 제품이다. 현재 스마트폰 시장이 프리미엄 제품을 중심으로 형성되었듯이, 가전 시장도 프리미엄 제품을 필두로 조성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제품을 중심으로 생활가전 시장을 선점하겠다"라고 21일 밝혔다. 이와 관련해 삼성전자는 '2013 삼성전자 생활가전 미디어데이'를 열고 2013년형 프리미엄 가전 '9000 시리즈' 3종을 선보였다(참고로, 삼성전자 생활가전 제품 중 9000 시리즈는 프리미엄 라인임을 뜻한다). 이번에 공개된 프리미엄 제품군은 총 3가지로, 냉장고(지펠 푸드 쇼케이스 FS9000), 드럼세탁기(버블샷3 W9000), 에어컨(스마트 에어컨 Q9000)이다.
냉장고를 홈 카페테리아처럼, '푸드 쇼케이스 FS9000'
가정에서 냉장고를 사용하다 보면, 내가 원하는 식품이 어디에 보관되어 있는지 찾기 힘들 때가 많다. 가족들이 냉장고를 함께 이용하다 보면 음식을 보관하는 위치가 매번 바뀌기 때문이다. 또한, 여성들은 요리를 하기 위해 냉장고를 열고, 남성들은 야식이나 음료를 먹기 위해 냉장고를 열고, 어린이는 간식을 찾기 위해 냉장고를 여는 등 가족 구성원마다 냉장고를 이용하는 용도가 각각 다르다. 그러나 보통 가정에서 냉장고는 하나뿐인데다, 가족 구성원별 수납 공간이 따로따로 구분되어 있지 않다. 이런 불편함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삼성전자가 선보인 '지펠 푸드 쇼케이스 FS9000'은 냉장실을 두 개로 분리해 자주 먹는 음식과 그렇지 않은 음식을 각각 보관하도록 하고, 가족 구성원에 따라 각각 맞춤화된 수납 공간을 6칸으로 마련했다. 우선, 냉장고 가장 겉면에 있는 공간은 '쇼케이스'로, 여기에는 자주 먹는 음식(물, 주스, 간식 등)을 수납하기 적합하다. 또한 안쪽 공간은 '인케이스'로, 여기에는 요리를 할 때만 꺼내서 쓰는 각종 식재료나 부피가 큰 음식들을 수납하기 적합하다. 즉, 문이 한 개밖에 없는 일반 냉장고와 달리, 이 냉장고는 문(쇼케이스) 안에 문(인케이스)이 하나 더 있는 구조로 설계됐다. 평소에는 쇼케이스만 열고 인케이스는 자주 열지 않아도 되니, 전력 소비를 줄이고 인케이스에 보관된 식품들의 온도를 그대로 유지하기 좋다. 또한 자주 이용하는 쇼케이스 부분이 항상 적정한 온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쇼케이스 문에 '메탈 쿨링 커버'를 적용했다.
또한 여성들이 요리를 할 때 자주 사용하는 재료를 수납하는 공간인 '쿠킹 존', 아빠와 가족 모두가 즐겨 사용하는 음식을 보관하는 공간인 '패밀리 존', 아이를 위한 간식이나 주스를 수납하는 '키즈 존' 등 수납 공간이 6개로 분리됐다. 이를 이용하면 각 가족 구성원들이 자신에게 해당되는 칸만 찾아 음식을 쉽게 찾고 보관할 수 있다.
현장에서 직접 냉장고를 살펴보니 수납 공간이 다양해 식품을 효율적으로 보관할 수 있고, 그러다 보니 냉장고 정리를 자주 할 필요가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쇼케이스를 여는 문 손잡이가 인케이스 손잡이보다 하단에 배치된 것이 눈에 띄었다. 어린 자녀들의 경우 주로 쇼케이스를 사용할 것이기 때문에, 키높이에 맞춰 손잡이가 아래쪽에 배치되어 있는 것이 더욱 편할 것이다. 사소하지만 세심한 것을 고려한 제품이라 하겠다. 또한 일반 냉장고는 냉장실과 냉동실 색상이 똑 같은데 반면, 이 제품은 두 가지의 색상을 냉장실과 냉동실에 각각 채용한 모델도 있다. 다른 가구나 인테리어와 잘 어우러지면서도 깔끔했다.
지펠 푸드 쇼케이스 FS9000은 834L 용량 3종, 856L 용량 3종으로 출시됐으며, 출고가는 377만~447만 원이다.
세탁부터 건조까지 불편함이 끝! '버블샷3 W9000'
가정에서 세탁기를 이용할 때 불편한 것이 바로 세제 양 맞추기, 건조 기능의 불편함 등이다. 우선 세탁기에 세제를 넣을 때, 세제의 양을 적당히 맞춘다는 것이 쉽지 않다. 세제가 모자라면 빨래가 깨끗하게 되지 않고, 세제를 너무 많이 넣으면 세제 찌꺼기가 남는데다 세제가 낭비된다. 또한 세탁기의 건조 기능을 이용하더라도 빨래가 잘 마르지 않고, 건조 시간이 오래 걸리고, 오래 걸리는 만큼 전력을 많이 사용하게 된다.
이와 관련해 삼성전자는 "세탁의 과정을 바꿔 이런 불편함을 해결했다"며 '버블샷3 W9000'을 소개했다. 이 제품은 세탁하는 옷감의 무게를 측정해, 적당한 양의 세제와 섬유유연제를 자동으로 투입한다. 매번 세제를 측정해 넣을 필요가 없어 편리하다. 세제 자동 투입기에 한 번 세제를 보충하면 최대 한 달까지 사용할 수 있다.
또한 물을 사용하지 않고 건조하는 '에어 드라이 방식'을 채택해, 옷감을 보송하게 말리고 건조 시간도 절반으로 줄였다. 일반 세탁기는 옷감을 말릴 때 물을 이용한다. 세탁기 내부에서 발생하는 습한 공기를 제거하기 위함이다. 물을 이용하면 건조 시간이 오래 걸리는데 옷감이 잘 마르지 않고, 물이 52L 가량 낭비된다. 52L는 수도꼭지를 두 시간 동안 틀어놓은 정도의 양이다. 반면 버블샷3 W9000은 물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건조해 물과 전기를 절약하고, 건조 시간도 절반으로 줄었다. 이 외에도 8인치 풀터치 LCD 화면으로 조작이 편리하며 스마트폰으로 집 밖에서 세탁기를 작동할 수 있다. 2013년형 삼성 스마트 TV와 연동해 TV 화면에서 세탁 진행상황을 볼 수도 있다.
현장에서 제품을 직접 보며 '새내기 주부가 사용하기 좋은 세탁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젊은 여성들의 경우 살림에 익숙지 않기 때문에, 세탁기에 탑재된 복잡한 기능들을 잘 사용하지도 않을 뿐더러 세제 양을 잘 조절하지 못한다. 이 제품의 경우 터치 LCD 화면을 채택했기 때문에 스마트폰에 익숙한 젊은 세대가 이용하기 편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스마트폰으로 세탁기를 작동할 수 있는 것도 젊은 세대에게 적합한 기능이다. 세제 양을 일일이 측정해 넣을 필요가 없는 것도 새내기 주부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보였다.
버블샷3 W9000은 8종으로 출시됐으며, 가격은 180만~235만 원이다.
부드럽고 강한 7가지 바람, '스마트 에어컨 Q9000'
여름철 에어컨을 사용할 때 가장 불편한 것은, 에어컨을 작동하고 시원해질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일반 에어컨은 바람을 만드는 부분이 상단에 배치돼, 냉방 효율이 다소 떨어진다.
이번에 삼성전자가 출시한 '스마트 에어컨 Q9000'은 실내기에서 흡입한 공기를 즉시 찬 공기로 바꿔주는 '하이패스 냉방 방식'을 채택했다. 또한 항공기 제트엔진 설계 기술인 ‘에어로다이내믹스’를 응용한 기술을 채용해 강력한 바람을 뿜어낸다.
상하로 달린 바람문 3개 중 원하는 곳에서 바람이 나올 수 있게 조종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가령 책을 읽을 때 에어컨 바람이 책장을 넘기는 것이 싫다면, 아랫부분에만 바람이 나오도록 할 수 있다. 사용자 환경 및 기호에 맞게 7가지 바람을 쐴 수 있으며, 실내 온도나 환경에 따라 에어컨의 풍량이 미세하게 자동 조절된다. 이 외에도 공기청정기와 같이 청정, 탈취, 바이러스 제거 기능이 탑재돼 사계절 내내 사용할 수 있다.
현장에서 제품을 체험했을 때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디자인이었다. 일반 에어컨 특유의 디자인에서 벗어나 심플하고 모던한 디자인을 채택한 것이 눈에 띄었다. 또한 비교적 슬림해 집 안에 배치하더라도 공간을 적게 차지할 것 같다.
이 제품은 48.8~81 m²의 사용 면적을 기준으로 250만~520만 원이다.
2015년 가전 시장 1위는 삼성전자? LG전자?
한편, 삼성전자는 글로벌 1위 자리를 두고 LG전자와 힘겨루기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제품 경쟁력을 높여, 오는 2015년 글로벌 가전시장 1위를 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LG전자는 지난 19일 "2015년 글로벌 가전 시장 1등 달성을 위해 전략 태스크 'G프로젝트'를 본격 가동한다. G프로젝트는 최대 용량, 높은 에너지 효율, 쉽고 편리한 스마트 기능, 튼튼하고 감성적인 디자인 등을 바탕으로 한 글로벌 가전시장 선점 계획을 의미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경쟁사에 대한 질문에 삼성전자 윤부근 사장은 "삼성전자는 세계 도처의 외국 기업들을 경쟁사로 보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삼성전자 사원들이 모두 글로벌 1위를 달성하겠다는 목표에 공감하고 노력하고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글 / IT동아 안수영(syah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