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는 스마트폰, 점심에는 PC, 저녁에는 태블릿PC를 쓰는 동물은?
답은 '사람'이다. 시작부터 뜬금없이 '허무개그'를 한다고 욕해도 좋다. 다만 다음 조사결과를 보면 생각이 조금 바뀔지도 모르겠다.
시장조사기관 컴스코어가 흥미로운 조사결과를 내놨다. 컴스코어는 영국의 인터넷 트래픽을 분석해 사람들이 이른 아침에는 스마트폰을, 점심부터 오후 사이에는 PC(노트북 포함)를, 저녁부터 밤까지는 태블릿PC를 주로 사용해 인터넷에 접속한다고 밝혔다.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보자. 새벽에는 세 기기의 인터넷 트래픽이 비슷하다. 하지만 오전 6시를 전후해서 스마트폰의 트래픽이 증가하기 시작한다. 출근시간에 사람들이 스마트폰 위주로 인터넷에 접속한다는 증거다. 그런데 오전 9시부터 이야기가 조금 달라진다. 가장 저조하던 PC 트래픽이 급격히 증가한다. 그렇다. 바로 우리가 사무실 책상에 앉아 PC를 켜는 시간이다.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는 'PC 천하'다. 그러나 퇴근시간, 오후 6시가 지난 후부터 태블릿PC의 트래픽이 갑작스레 늘어난다. 다른 기기도 이때 최대 트래픽을 기록하지만 태블릿PC의 기세가 워낙 등등해 별다른 힘을 쓰지 못한다. 인터넷 트래픽이 최대치를 기록하는 시점은 오후 8시부터 9시까지다.
다시 말해 스마트폰으로 하루를 열고, PC로 하루를 보내며, 태블릿PC로 하루를 마무리 하는 셈이다.
물론 이 조사결과는 국내가 아닌 영국의 결과인 만큼 국내 상황과 100% 일치한다고 볼 수는 없다. 하지만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해 시장을 집계하는 조사기관 플러리에 따르면 국내와 가장 비슷한 시장이 영국이다(스마트기기 보급율 전세계 3위 영국, 4위 한국, 5위 일본). 그런 만큼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큰 조사결과다. 현대인이 얼마나 스마트기기와 함께하는지 알 수 있으니 말이다.
사실 기자는 이 조사결과와 놀라울 정도로 일치하는 형태의 삶을 사는 사람을 한 명 알고 있다. 아침 6시에 일어나 지하철을 타고 출근하며 하루의 뉴스를 스마트폰으로 확인하고, 회사에서 PC를 사용한다. 또한 외근을 나갈 때마다 노트북을 들고나가 인터넷을 뒤적인다. 퇴근하면 침대에 누워 태블릿PC로 인터넷을 즐기다가 잔다. 잠시라도 스마트폰, 태블릿PC, PC를 몸에서 떼놓지 않는 남자, 바로 기자 본인이다. 대한민국 20~30대 남자 대다수가 이와 별다를 바 없으리라 생각한다.
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