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초로 세상을 담는다, 트위터 '바인'
과학자들에 따르면 사랑에 빠지는 데 걸리는 시간은 0.2초, 사람의 인상을 판단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3초라고 한다. 그렇다면 중요한 순간을 기록하기에 충분한 시간은 얼마일까? 단 6초면 된다. '너무 짧은 것 아닌가'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트위터의 동영상 공유 서비스 '바인(Vine)'을 이용해 본다면 충분한 시간이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바인은 트위터 사용자가 짧은 동영상을 제작, 공유, 감상할 수 있도록 한 서비스다. 트위터는 140자로 글자 수 제한을 두는 것처럼 동영상 길이도 6초로 제한했다. 트위터 측은 "동영상 제작 및 소비에 가장 이상적인 시간이 6초라고 보았다"라고 밝혔다. 과연 6초로 찍고 공유하는 동영상은 어떨까. 이에 직접 바인을 이용해 보았다.
바인 서비스는 트위터 사이트나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이 아닌, '바인'이라는 별도의 앱을 통해 이용할 수 있다. 현재 iOS용으로 먼저 나왔으며 추후 안드로이드용도 출시될 계획이다. 아이폰 또는 아이패드 사용자라면 애플 앱스토어에 바인이라고 검색해 해당 앱을 설치할 수 있다. 참고로 바인은 유니버셜 앱(아이폰과 아이패드에서 동시 호환되는 앱)은 아니니, 아이패드 사용자라면 아이폰 카테고리에서 찾아 내려 받으면 된다.
먼저 앱을 실행하면 트위터로 로그인 또는 이메일로 가입하라는 창이 뜬다. 트위터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입력해 로그인하거나, 이메일로 간단하게 가입할 수 있다. 로그인을 하면 내 트위터 계정과 바인이 서로 연결된다.
그러면 화면이 바뀌며 이름과 휴대폰 번호를 입력하라는 창이 나타날 것이다. 휴대폰 번호는 옵션이므로 안 써도 된다. 추측이지만, 휴대폰 번호 입력란이 있는 것을 보면 추후 휴대폰 번호를 활용한 서비스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처음 서비스에 가입한 사람들을 위해, 바인 측에서 타임라인에 Vine Editor’s Pick이라는 추천 동영상들을 마련해 두었다. 이를 참고해 다양한 소재로 재미있게 동영상을 만들 수 있음을 감 잡을 수 있다.
동영상을 제작하려면 오른쪽 상단의 카메라 모양 버튼을 누르면 된다. 처음 동영상을 만든다면 화면에 사용 지침서가 뜰 것이다.
동영상 제작 방법은 간단하다. 먼저 녹화할 대상을 찾고, 손가락을 스크린에 대 보자. 바인은 사용자가 손가락으로 터치한 만큼 해당 장면을 녹화한다. 즉 해당 장면을 길게 찍고 싶다면 스크린에 손가락을 오래 대고 있고, 짧게 찍고 싶다면 스크린에 손가락을 살짝 댔다가 떼면 된다. 다음으로 원하는 장면을 또 찾고, 마찬가지로 손가락을 스크린에 대서 녹화하면 된다. 이렇게 6초 분량을 채우면 동영상이 완성돼, 화면 하단에 V표가 나타난다. 이 V표를 누르자.
다음으로 'Next' 버튼을 누르면 동영상 공유 화면으로 넘어간다. 동영상에 대한 설명(캡션)과 장소를 추가할 수 있다. 사진 공유는 바인, 트위터, 페이스북에서 할 수 있으며 이는 사용자가 마음대로 지정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하단의 'Done' 버튼을 누르면 동영상이 업로드 된다. 참고로 바인에서 만든 동영상은 아이폰, 아이패드의 사진 앱에도 자동으로 저장된다.
동영상은 무한 반복 재생되며 동영상 화면을 터치하면 멈춘다. 인터넷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움짤(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의 주요 장면을 캡처해 움직이는 GIF 파일로 만든 것)'과 유사하다.
바인을 이용하면 사용자가 손가락으로 터치한 부분만큼만 녹화할 수 있으니, 촬영을 하는 동시에 편집을 할 수 있는 셈이다. 따라서 6초라는 짧은 시간 안에 원하는 내용을 알차게 담아낼 수 있다. 예를 들면 음식 레시피를 만드는 데도 시간이 부족하지 않다. 가령 볶음밥을 만든다고 가정하자. 각종 재료를 다 늘어놓은 모습 1초, 재료를 다져놓은 모습 1초, 프라이팬에 기름을 두른 모습 1초, 프라이팬에 재료를 넣는 모습 1초, 주걱으로 재료를 볶는 모습 1초, 완성된 볶음밥을 그릇에 담은 모습 1초. 이렇게 6초만으로도 음식 레시피를 온전하게 설명할 수 있다.
감동적인 순간을 포착하거나 위트 있는 동영상을 만드는 데 활용할 수도 있다. 가령 아기가 걸음마를 하는 장면, 새해에 보신각 종을 치는 장면, 생일 축하 초를 끄는 장면 등 인상적이지만 찰나의 순간을 담아내는 데 6초라는 시간이 모자라지는 않다. 또한 약 2년 전 '대학생의 하루, 직장인의 하루, 군인의 하루' 등의 제목으로 인기를 끌었던 유머 동영상 시리즈의 분량도 모두 10초 이하였다.
다만, 유해 동영상 유통에 대한 우려도 크다. 실제로 바인은 출시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음란 동영상 업로드로 몸살을 앓았다. 현재 트위터는 바인 이용에 연령 제한을 두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음란 동영상을 근절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보다 효과적인 대책이 마련되어야겠다.
글 / IT동아 안수영(syah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