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D, "라데온 사시면 최신 게임도 푸짐하게 드립니다"
AMD는 게임 시장에서 자사 라데온(Radeon) 그래픽카드의 입지를 강화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중이다. 그래픽카드 자체의 성능을 향상시킴과 동시에, 게임 개발사들을 지원하여 라데온 시리즈에 최적화된 게임을 내놓도록 유도하고 있다.
그리고 그것이 구체화된 것이 바로 작년부터 시작된 '게이밍 이볼브드 프로그램(Gaming Evolved Program)'이다. 그리고 5일, AMD코리아는 AMD 본사의 그래픽 선임 제품 매니저인 '데븐 넥척(Devon Nekechuk)'의 입을 통해 게이밍 이볼브드 프로그램의 성과를 이야기하는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게이밍 이볼브드 프로그램’의 성과에 주목하라
데븐 넥척은 지난 한 해 동안 AMD의 게이밍 이볼브드 프로그램을 통해 개발된 게임의 대표작으로 '앨런 웨이크(Alan Wake)', '더트 쇼다운(Dirt Showdown)', '슬리핑 독스(Sleeping Dogs)', '메달 오브 아너 워파이터(Medal of Honor Warfighter)', '히트맨 앱솔루션(Hitman Absolution)', '파크라이3(Farcry3)' 등을 꼽았다. 그는 위 인기 게임들이 AMD 라데온 시리즈에서 특히 우수한 성능을 발휘했다고 강조하며, 덕분에 2012년부터 출시된 라데온 HD7000시리즈의 보급에 큰 역할을 했다고 자평했다.
그리고 2013년 시장에 출시될 게이밍 이볼브드 프로그램의 결과물을 소개하기도 했다. 가장 먼저 소개된 게임은 유명 액션 어드밴처 게임인 툼레이더(Tomb Raider) 시리즈의 최신작이다. '툼레이더 리부트'라고도 부르는 이 게임은 기존 툼레이더 시리즈를 완전히 원점에서 재해석한 작품으로, 라데온 HD7000시리즈와 같이 다이렉트X11 그래픽기술을 지원하는 그래픽카드로 플레이해야 화려한 그래픽을 온전히 감상할 수 있다고 한다.
두 번째로 소개된 게임은 심도 있는 스토리가 돋보이는 FPS(1인칭슈팅) 게임인 바이오쇼크(Bioshock)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인 '바이오쇼크 인피니티(Bioshock Infinite)'다. 데븐 넥척의 소개에 따르면, 기존의 바이오쇼크 시리즈는 콘솔 게임기용을 중심으로 개발되어 그래픽 품질을 높이는데 한계가 있었으나, 이번 신작은 초기부터 게임 제작진과 AMD가 기술을 교류하며 개발되었다고 한다. 덕분에 라데온 그래픽카드 기반의 PC에서 한층 우수한 품질로 플레이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다음으로는 인기 액션게임인 데빌메이크라이(Devil May Cry) 시리즈의 최신작인 'DMC: 데빌메이크라이'다. 본 게임은 PC외에 플레이스테이션3 및 엑스박스360용으로도 개발 중이지만, PC버전은 콘솔 게임기용 버전에 비해 수준 높은 화질과 입체음향을 즐길 수 있다고 한다. 또한, 3대의 모니터를 하나의 라데온 그래픽카드에 동시 연결, 한층 현장감 있는 영상을 만끽할 수 있는 아이피니티(Eyefinity) 기능을 지원하는 것 역시 PC버전의 특권이라고 데븐 넥척은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소개된 게임은 2013년 최대의 기대작 중 하나인 '크라이시스(Crysis3)'다. 전작인 1편과 2편도 당대 게임 중에서 최고 수준의 그래픽을 자랑했는데, 크라이시스3 역시 그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데븐 넥척은 강조했다. 특히 크라이시스3 역시 AMD가 개발에 협력을 했으며, AMD의 라데온 HD7970 GHZ 에디션이나 라데온 HD7870 GHZ 에디션으로 플레이 할 경우, 경쟁제품인 엔비디아의 지포스 GTX680나 지포스 GTX660에 비해 10% 정도 우수한 성능으로 즐길 수 있다고 밝혔다.
라데온 사면 최신 번들 게임이 최대 6개?
이와 함께, 게이밍 이볼브드 프로그램을 통해 개발된 게임을 라데온 그래픽카드 구매 시 번들로 제공하는 프로모션도 진행될 예정이다. 라데온 HD7900 시리즈의 구매자에게는 크라이시스3와 바이오쇼크 인피니티가, 라데온 HD7800 시리즈의 구매자에게는 바이오쇼크 인피니티와 툼레이더가 제공될 예정이다.
특히 크로스파이어(Crossfire, 2개의 라데온을 한 PC에 장착해 그래픽성능을 높이는 모드)를 구성하기 위해 라데온 HD7900 시리즈를 2개 구매하는 소비자에게는 크라이시스3, 바이오쇼크 인피니티, 툼레이더, 파크라이3, 히트맨 앱솔루션, 슬리핑독스를 비롯한 6개의 게임 타이틀을 번들 제공할 것이라고 한다.
모바일 기기까지 지원하는 3DMARK의 최신 버전도 소개
PC의 성능을 측정하는 벤치마크 프로그램에 대한 소개도 이어졌다. 대표적인 3D그래픽 벤치마크 프로그램인 '3DMARK'의 최신 버전이 2013년에 등장할 예정이다. 새로운 3DMARK는 기존 제품과 달리 여러 플랫폼에 최적화된 3가지의 테스트 모드를 제공한다.
안드로이드와 iOS 기반 모바일 기기용 테스트 모드인 'Ice Storm', 노트북 및 저사양 PC용 테스트 모드인 'Cloud Gate', 그리고 고성능 PC용 테스트 모드인 'Fire Strike'가 바로 그것이다. 데븐 넥척은 3DMARK를 소개하면서 Fire Strike 테스트 모드에서 자사의 라데온 HD7970 GHZ 에디션이 경쟁사의 지포스 GTX 680에 비해 14% 가량 우수한 성능을 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기자의 눈으로 본 행사
한 번 박힌 선입견은 쉽게 없어지지 않는다. 한때 엔비디아의 지포스 시리즈가 ATi(현 AMD)의 라데온 시리즈에 비해 게임에 더 적합하다는 것이 정설처럼 이야기되던 때도 있었다. 1990년대나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이는 크게 틀린 말은 아니었다.
하지만 점차 양사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10년 전 즈음부터는 가격이나 등급이 비슷하다면 양사 제품의 게임 성능은 큰 차이가 없게 되었고 라데온 시리즈가 더 나은 게임 성능을 보여주는 경우도 제법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예전의 선입견을 그대로 가지고 있는 소비자들이 적지 않다. AMD가 게이밍 이볼브드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그리고 라데온 시리즈의 하드웨어 성능은 수준급이지만 드라이버(driver, 하드웨어를 구동하기 위한 기본 프로그램)를 비롯한 관련 소프트웨어가 이를 따라주지 않아 제 성능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적지 않았다. AMD 관계자들 역시 이를 파악하고 있는지 드라이버의 품질 향상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선보인 카탈리스트(Catalyst, 라데온 시리즈의 드라이버 프로그램) 13.2 베타버전은 기존 드라이버에 비해 라데온 HD7000 시리즈의 성능을 최대 10% 가량 향상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최근 AMD는 주기적으로 정식 버전 드라이버를 선보이는 것 외에도, 새로운 대작 게임이 등장할 때마다 이에 최적화된 베타 드라이버를 빠르게 제공하는 등 시장 상황에 상당히 기민하게 대응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리고 경쟁사인 엔비디아 역시 이런 AMD의 움직임에 대응해 지속적으로 성능 및 서비스 향상에 나서고 있으니 소비자들에게는 즐거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