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 제품이 똑똑해진다? 이제는 '스마트 가전' 시대
살림살이에 서투른 주부 L씨는 최근 '스마트' 가전 제품을 이용하며 집안 살림에 대한 부담을 덜었다. 그는 매일 아침 스마트폰으로 청소기를 작동한 뒤 여유롭게 TV 드라마를 감상한다. 어린 자녀들이 냉장고를 수시로 여닫지만, TV를 보면서도 냉장고 상태를 확인하고 조종할 수 있어 주방에 갈 필요가 없다. 드라마가 끝나면 세탁기에 빨랫감을 넣어두고 장을 보러 나간다. 집 밖에서도 스마트폰으로 세탁기를 작동할 수 있으니 걱정하지 않는다. 마트에 도착하자 집에 있는 냉장고가 구입해야 하는 식품 목록을 스마트폰으로 전송해, 편리하게 장을 볼 수 있다. 집에 도착한 L씨는 요리를 시작한다. 스마트폰에서 원하는 레시피를 선택하고 스마트폰을 오븐에 갖다 대자, 오븐이 스스로 알맞은 온도와 조리 시간을 맞춘다. 요리를 할 때도 냉장고 LCD 화면을 통해 아이들의 방을 모니터링 할 수 있어서 안심하고 주방에 있는다.
최근 다양한 편의 기능을 이용할 수 있는 '스마트 가전'이 속속 등장하며, 이러한 생활상은 먼 미래가 아닌 현실로 다가왔다. 예를 들면 스마트폰으로 원격 조종을 할 수 있는 세탁기나 청소기, 내장된 식품을 체크하고 쇼핑 리스트를 전송해주는 냉장고 등이 있다. 스마트폰이 일반 휴대폰과 달리 전화나 문자 기능뿐만 아니라 다양한 편의 기능을 갖춘 것처럼, 스마트 가전은 일반 가전과 달리 청소, 세탁, 냉장 등 본연의 기능뿐만 아니라 사용자에게 편리한 각종 기능을 탑재했다.
현재 스마트 가전은 스마트폰과 태블릿PC, 와이파이나 NFC(근거리 무선통신) 등을 연동해 이용할 수 있는 제품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스마트 가전을 주도하는 기업은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업체이며, 도시바나 하이얼 등 일본, 중국 업체도 다양한 제품을 내놓고 있다.
삼성전자 - 스마트폰 하나로 모든 가전 제품을 마음대로!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태블릿PC 등에 스마트 냉장고, 스마트 세탁기, 스마트TV 등을 서로 연결해 언제 어디서나 집안에 있는 가전 제품을 제어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된 제품들을 지난 1월 세계 가전 전시회인 'CES 2013'에 출품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냉장고 'T9000'에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에버노트', '구글 캘린더' 등을 내장했다. 냉장고 안의 식재료를 관리할 수 있는 '푸드 매니저', 인터넷 라디오 '판도라 라디오' 등의 앱도 있다. 사용자는 이들 앱을 이용해 냉장고 안의 식품 목록, 구매해야 하는 식품 목록 등을 스마트폰과 공유할 수 있다. 아이를 키우는 주부라면, 스마트폰으로 찍는 동영상을 냉장고 LCD 화면에 표시해 실시간으로 아이를 확인할 수 있다.
집 밖에서도 스마트폰으로 조작할 수 있는 스마트 세탁기도 선보였다. 세탁기에 세탁물을 넣어놓은 상태에서도 안심하고 외출해도 되어 편리하다. 이 외에도 '스마트 그리드 레디' 기능을 통해 전력 공급 상황에 따라 움직임을 조절할 수 있으며, 세탁기에 붙어 있는 LCD 화면을 통해 세탁물의 상황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
사용자가 식재료를 넣고 스마트폰 전용 앱으로 음식 레시피를 전송하면 온도, 시간 등을 설정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조리를 할 수 있는 '스마트 오븐'도 있다.
LG전자 – 스마트 가전 작동법은 쉽고 간단해야!
LG전자는 가전 제품을 편리하게 작동할 수 있는 기술 구현에 초점을 맞췄다. 예를 들면 NFC(근거리 무선통신) 기술을 활용한 '원 터치(One Touch)' 기능으로, 스마트폰으로 원하는 기능을 선택하고 제품에 갖다 대기만 하면 제품이 작동되도록 했다. 가령 스마트폰에서 원하는 요리 메뉴를 선택하고 스마트 오븐에 가져다 대면, 별도의 버튼 조작 없이 조리 시간 및 온도를 자동으로 설정할 수 있다.
음성으로 가전 제품을 원격 제어하는 기능도 선보였다. 예를 들면 집 밖에서도 스마트폰에 '로보킹 청소 시작' 이라고 말하면 집에 있는 청소기가 작동한다.
또한 냉장고, 세탁기, 오븐, 로봇청소기 등 LG전자의 가전 제품을 한 번에 관리할 수 있는 스마트폰 앱 '스마트 컨트롤'도 선보였다. 반면 기존에는 각각의 각 가전제품별로 앱을 일일이 따로 설치해야 했다.
스마트 가전의 미래는 사물지능통신?
현재는 스마트폰과 태블릿PC로 조작할 수 있는 스마트 가전이 주를 이루고 있지만, 향후에는 사용자가 조작하지 않아도 알아서 작동하는 스마트 가전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예를 들면 '사용자가 밖에서 집으로 돌아오면 사용자의 컨디션과 취향을 고려해 자동으로 음악을 재생하는 오디오', '사용자의 일정이나 바깥 날씨를 고려해 추천하는 옷을 스크린에 띄우고, 옷이 어떤 칸에 보관되어 있는지도 알려주는 옷장' 등이 상용화될지도 모른다.
마찬가지로 다양한 기기들이 센서나 네트워크를 통해 서로 정보를 주고받으며 사용자에게 쾌적한 환경을 자동으로 조성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온도 감지 센서를 통해 요리를 할 때는 유해 가스를 빨아들이고, 요리가 끝나면 자동으로 공기청정기로 변하는 주방 후드가 있다고 하자. 이 주방 후드가 공기청정기로 바뀌면 자동으로 주방의 불이 꺼지고, 난방이 꺼지고, 가스 밸브가 차단된다. 그러면 로봇청소기가 주방에 사람이 없다는 것을 인지하고 스스로 주방을 청소하러 간다. 현재 LG전자, KT 등 각 기업들이 자동화를 지원하는 주택인 '스마트 홈'과 관련된 기술과 서비스를 개발 중이니, 이는 실현 불가능한 이야기가 아니다.
다시 말해 향후에는 온 집안에 유비쿼터스 기술의 일종인 '사물지능통신(M2M, Internet of Things)' 기술이 적용된다고 볼 수 있다. 사물지능통신이란, 현재는 기기를 작동하기 위해서는 사람이 직접 기기를 조작해야 하지만, 사물에 센서나 통신 기능이 탑재되면 사물이 사람 대신 스스로 업무를 처리하는 것을 뜻한다(참고 기사 http://it.donga.com/12397/).
글 / IT동아 안수영(syah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