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 엑스페리아 스마트폰, 한국 재출시 시기는 '미정'
소니코리아가 1월 1일부로 소니모바일커뮤니케이션즈(이하 소니모바일) 코리아를 소니코리아 내부로 통합했다고 4일 발표했다. 소니모바일은 2001년에 일본의 소니와 스웨덴의 에릭슨이 함께 출자하여 설립한 휴대전화 회사인 '소니에릭슨'으로 처음 사업을 시작했으며, 2011년에 소니가 에릭슨의 지분을 모두 인수해 현재의 소니모바일이 되었다.
소니모바일의 한국 법인인 소니모바일 코리아는 2009년 3월(당시 회사명 소니에릭슨 코리아)에 스마트폰 '엑스페리아 X1'을 출시하며 본격적으로 한국 시장에 뛰어들었다. 당시 한국은 스마트폰 시장이 본격적으로 무르익지 않은 상태라 이를 개척할 주자로 엑스페리아 X1이 활약해 주길 소니에릭슨 코리아는 기대하고 있었다.
하지만 엑스페리아 X1은 스마트폰용 운영체제로 쓰기엔 한계가 분명했던 '윈도 모바일'을 탑재하고 있어 기능이나 기기 안정성 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같은 해 11월에 애플의 아이폰3GS가 국내에 정식 출시되어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곧 엑스페리아 X1은 소비자들의 뇌리에서 사라졌다.
이후, 안드로이드폰이 아이폰의 대항마로 떠오르면서 소니에릭슨 코리아는 2010년 6월에 안드로이드기반 스마트폰 '엑스페리아 X10'의 출시를 시작으로 다시 본격적으로 한국시장을 공략하기 시작했다. 이후 '엑스페리아 X10 미니', '엑스페리아 X10 미니 프로', '엑스페리아 아크' 등 제법 다양한 제품을 한국 시장에 선보였지만 이미 탄탄한 지지층을 확보한 애플, 그리고 토종 기업인 삼성전자, LG전자, 팬택 등이 쏟아내는 다수의 제품들에 정면으로 맞서기엔 힘이 부쳤다. 결국, 2011년 10월 '엑스페리아 레이'의 출시를 마지막으로 소니모바일 코리아의 신제품은 더 이상 등장하지 않게 되었다.
2013년 1월부로 소니모바일 코리아가 소니코리아 내부의 사업부로 흡수된 것을 두고 사실상 소니가 한국 스마트폰 시장을 포기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 한국과 달리, 해외에서는 아직도 소니모바일이 소니 그룹의 자회사 형태로 존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런 의견에 대해 소니코리아는 시장 포기보다는 새로운 동력을 얻기 위한 조정의 과정으로 이해해달라고 강조하고 있다.
4일, 소니코리아 홍보팀의 홍지은 과장은 IT동아와의 통화에서 "향후 소니 그룹은 모바일 제품과 일반 가전 제품의 융합을 통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으며, 소니모바일 코리아와 소니코리아의 통합도 그 일환"이라며 "소니코리아가 한국 시장에 언제 다시 스마트폰을 출시할 수 있을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소비자들의 기대에 부응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엑스페리아' 스마트폰의 재출시 여부와 시기는 아직 미정이지만, 완전히 기대를 접지는 말아달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한편, 지난 2012년 12월, 소니코리아는 안드로이드 기반의 태블릿PC인 '엑스페리아 태블릿S'를 한국 시장에 선보였다. 이 제품은 2013년 1월 현재 한국시장에서 팔리고 있는 유일한 '엑스페리아' 브랜드의 모바일 기기다.
다만 엑스페리아 태블릿S의 출시가 소니 스마트폰의 국내 재 진출로 이어질지는 조십스럽다. 현재 소니 그룹은 '엑스페리아' 브랜드를 소니모바일 뿐 아니라 소니 본사의 제품에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으며, 엑스페리아 태블릿S 역시 그 연장선상에 있기 때문이다. 특색 있는 디자인과 우수한 AV성능이 특징이었던 소니의 모바일 기기를 앞으로도 한국 시장에서 계속 볼 수 있을 지의 여부는 좀 더 기다려 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