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삼성, 차세대 반도체 "남들보다 1~2년 빨라"
현재 주력 반도체 공정인 22~28나노 공정이 내년에는 한층 진보한 14나노 공정으로 향상된다. 이처럼 반도체 공정이 14나노로 향상되면 현존 프로세서보다 최대 2배 가까이 전력 소모와 발열이 줄어든다. 때문에 스마트폰, 태블릿PC, 노트북 등 모바일 기기의 배터리 사용 시간이 지금보다 늘어나고, 제품 크기 및 두께도 한층 줄일 수 있을 전망이다.
14나노 공정의 선두주자는 인텔이다. 지난 2011년 9월, 인텔은 14나노로 제작한 '해즈웰(Haswell, 인텔 4세대 코어 i 프로세서)' 프로세서 테스트 제품을 공개했고, 이를 2013년 하반기에 직접 양산할 계획이다.
인텔 해즈웰 ULV(Ultra Low Voltage, 전력을 가장 적게 소모하는 모델) 프로세서의 전력소모량은 10W에 불과하다. 22나노로 제작한 기존 ULV 프로세서의 전력소모량이 17W였던 점을 감안하면, 2/3 수준으로 줄어든 셈이다. 또한 전력소모량이 줄어든 만큼 발열도 함께 줄어든다. 따라서 발열 및 전력소모 문제 때문에 아톰 프로세서를 내장했던 7~10인치 노트북에도 해즈웰을 탑재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도 차세대 모바일 프로세서에 14나노 공정을 도입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영국의 프로세서 설계사 ARM을 포함한 4개사와 협력해 14나노 공정의 테스트 제품을 제작했다고 21일 밝혔다. 14나노 공정 테스트 제품 제작 시기는 인텔보다 1년 늦지만, 대만의 'TSMC', 미국의 '글로벌 파운드리(AMD에서 분사한 회사)' 등 경쟁사들과 비교하면 충분히 빠른 속도다. 타 경쟁사들은 아직 테스트 제품을 제작할 엄두도 못 내고 있다.
14나노 공정 모바일 프로세서의 양산 시기는 아직 미정이나, 업계에서는 테스트 제품 제작 이후 1~2년 내에 양산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14나노 공정의 '이름'을 회사마다 다르게 부르는 점도 흥미롭다. 인텔은 '트라이게이트(Tri-Gate)', 삼성전자를 포함한 다른 회사들은 '핀펫(FinFET, 물고기비늘)'이라고 부른다. 14나노 공정의 주도권을 두고 벌이는 사소한 기 싸움이다. 하지만 이름은 다를지 몰라도 원리는 같다. 둘 다 새어나가는 전류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3차원 입체구조로 설계했다. 3차원으로 소자를 배치하면 각 소자간의 접점이 늘어나고, 거리도 줄어든다. 소자간의 전류를 주고받는 통로가 늘어나는 셈이다. 기존 반도체는 2차원 평면구조로 구성돼 3차원 입체구조보다 통로가 적었다. 방을 드나드는 문이 1개에서 2~3개로 늘어났다고 생각하면 된다.
한편, 글로벌 파운드리는 2014년, TSMC는 2015년 14나노 프로세서를 양산할 계획이다.
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