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일체형PC가 대세인가? 삼성 '시리즈7 700A3D' & '시리즈5 500A2D'
윈도8이 '일체형PC(All in One PC)' 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터치스크린에 최적화된 운영체제 윈도8을 통해 일체형PC에 내장된 터치스크린을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새로운 장점이 추가됨에 따라 사용자들도 점점 일체형PC에 관심을 보내고 있다. 이러한 추세에 맞춰 여러 제조사에서 새로운 일체형PC를 속속 출시하고 있다. 삼성전자도 예외는 아니다. 기존의 일체형PC(삼성전자 올인원PC 시리즈9, PC의 영역을 넘어선다)에서 디자인과 성능을 일신하고 터치스크린을 추가한 '시리즈7 700A3D'와 '시리즈5 500A2D'을 선보였다.
삼성전자는 자사의 PC 제품군(일체형PC, 컨버터블PC, 노트북 포함)에 종류별로 '시리즈3', '시리즈5', '시리즈7', '시리즈9'이라는 이름을 붙인다. 시리즈3은 매우 저렴한 보급형 제품군이고, 시리즈5는 시리즈3보다 약간 윗급의 성능과 가격을 갖춘 보급형 제품군이다. 시리즈7은 게임을 즐기려는 사용자들을 위한 고성능 제품군이고, 시리즈9은 최고의 성능 또는 뛰어난 휴대성을 갖춘 제품군이다. 이를 통해 700A3D는 게임을 원활하게 실행하기 위해 강력한 성능의 그래픽 프로세서(GPU)를 내장한 제품이고, 500A2D는 높은 사양이 필요하지 않은 일반 사용자들을 위한 제품임을 파악할 수 있다.
진정한 일체형PC는 TV도 일체형이지
먼저 외관을 살펴본다. 처음 두 제품을 개봉하고 깜짝 놀랐다. "왠 모니터가 들어있지"라는 의문이 들 정도로 제품이 얇고 가벼웠기 때문이다(물론 어디까지나 다른 일체형PC와 비교해서). 일반 모니터나 TV와 비교해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외관뿐만 아니라 단자 구성도 모르는 이들이 보면 모니터나 TV라고 착각할 정도로 흡사하다. 제품 뒷면에 TV 신호를 받기 위한 RF 단자마저 있어 이러한 헛갈림을 부채질한다. 실제로 700A3D와 500A2D 두 제품 모두 TV 수신 카드가 내장돼 있어 HD화질로 TV를 시청할 수 있다. 게다가 이러한 TV 시청을 돕고자 리모콘이 동봉돼 있다.
리모콘의 형태 및 조작법은 TV용 리모콘과 동일하다. 채널, 음량 등을 취향에 맞게 조절할 수 있다. 또한 윈도8 시작화면 보기, DVD 꺼내기, 윈도8 단축키 실행 등 PC 기능 가운데 일부를 조절할 수 있다. 제법 편리했다.
직접 제품을 켜고 RF 케이블을 연결해 TV를 시청했다. 제품 양 옆에 위치한 스테레오 스피커(7W+7W)에서 나오는 음성도 제법 시원시원했다. 별도로 스피커를 구매하지 않아도 되겠다.
TV뿐만 아니라 모니터로써 역할도 겸한다. 제품 뒷면에 HDMI IN 단자를 내장해 비디오게임기, 셋톱박스, 다른 노트북이나 데스크탑PC 등과 연결할 수 있다. PC뿐만 아니라 TV, 모니터의 역할도 겸하니 참된 일체형이라고 할 수 있다.
크기는 700A3D가 23.6인치, 500A2D가 21.5인치다. 해상도는 둘 다 풀HD(1,920x1,080)다. 화면은 밝고 화사하며 색감은 사용자 취향에 맞춰 조절할 수 있다.
다만 700A3D에는 아쉬운 점이 있다. 제품 뒷면에 VESA 마운트(스탠드에 연결하거나 벽에 걸기 위한 구멍)가 없고 스탠드를 분리할 수 없다. 따라서 벽에 걸 수 없다. 벽에 걸 수 있었으면 좀 더 활용할 수 있는 범위가 넓었을 텐데… 아쉬운 점이다. 또한 스탠드 구조의 한계상 뒤로 화면을 20도밖에 눕힐 수 없다. 후속작에서는 눕힐 수 있는 범위가 좀 더 개선되길 바란다.
반면 500A2D는 VESA 마운트를 갖추고 있다. 때문에 하단 스탠드를 분리하고 벽걸이 TV로 사용할 수 있다. 마음에 든다.
윈도8에 최적화된 디자인과 기능 "센스있네"
기존 일체형PC는 윈도8을 설치해도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지만, 700A3D와 500A2D는 다르다. 윈도8의 모든 기능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다.
윈도8은 화면 테두리(베젤)에 손가락을 올리고 가운데로 손가락을 끌면 '참바(Charm Bar, 시작, 설정, 검색 등 단축키 모음 윈도7의 시작버튼을 대체하는 기능이다)', '멀티태스킹바(현재 실행중인 애플리케이션을 보여준다)', '앱 모두 보기' 등 외곽 단축키가 나타난다. 하지만 기존 일체형PC는 화면 테두리와 화면의 높이가 달라 외곽 단축키를 제대로 불러낼 수 없다. 반면 700A3D와 500A2D는 전면에 덧댄 강화유리 덕분에 화면 테두리와 화면 높이가 같으며, 외곽 단축키를 마음대로 불러낼 수 있다. 흠집이 나지 않고 지문을 쉽게 닦을 수 있는 것은 덤이다.
또한 두 제품은 10손가락 멀티 터치(10개의 손가락 터치를 인식하는 기능)를 지원해 '핀치투줌(두 손가락으로 화면을 확대하는 기능)' 등 윈도8의 다양한 터치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기존 일체형PC는 감압식(압력을 인식하는 방식)이 대다수라 터치를 한 손가락만 인식한 것과 대조적이다.
이밖에 터치스크린용 가상 키보드를 내장해 한글이나 영어뿐만 아니라 다양한 도형과 이모티콘을 키보드 없이 입력할 수 있다. 터치스크린만으로 모든 조작을 할 수 있는 만큼 선이 거추장스럽고 도난우려가 있는 키보드와 마우스는 치워도 된다.
참고로 삼성전자는 700A3D와 500A2D에 무선 마우스와 무선 키보드를 동봉했다. 다만 실제로 꺼내서 활용할 일이 얼마나 있을지는 조금 의문이다. 무선 마우스와 무선 키보드 자체는 딱히 흠잡을 것 없는 무난한 제품이다.
일체형PC가 성능이 뒤떨어진다는 편견을 넘어서다
두 제품 모두 디자인은 모니터나 TV같아도 PC로써 기능은 제대로 한다. 700A3D의 경우 인텔 3세대 i5-3470T(2.9GHz, 터보부스트 기능 사용시 3.6GHz) 그러니까 최신 듀얼코어 프로세서를 내장했다. 다른 일체형PC가 노트북용 모바일 프로세서를 내장해 성능이 데스크탑PC보다 뒤떨어졌다. 하지만 700A3D는 데스크탑용 프로세서를 내장해 성능도 다른 데스크탑PC에 필적한다. 따라서 대용량 파일 압축 또는 동영상 인코딩 등 높은 사양을 요구하는 작업을 빠르게 처리한다. 참고로 프로세서 모델명에 붙어있는 'T'는 저전력(35W) 저발열 데스크탑PC용 프로세서임을 의미한다.
500A2D의 경우 인텔 펜티엄 G645T(2.5GHz) 듀얼코어 프로세서를 내장했다. 2세대 코어 i 프로세서를 기반으로 제작된 보급형 제품으로, 순간적으로 프로세서의 처리 속도를 높여주는 기술(터보부스트)이 빠진 점을 제외하면 성능상 큰 차이가 없다. 500A2D 역시 높은 사양을 요구하는 작업을 무리 없이 처리한다.
특히 700A3D는 프로세서뿐만 아니라 그래픽 프로세서의 성능도 뛰어나다 예전 일체형PC는 상대적으로 그래픽 프로세서를 소홀히 했고, 때문에 최신 게임을 제대로 즐길 수 없었다. 하지만 리뷰한 700A3D-S51 모델은 성능이 뛰어난 'AMD 라데온 HD 7690M' 모바일 그래픽 프로세서를 내장해 그래픽 옵션만 조금 타협하면 대다수의 게임을 실행할 수 있다. 참고로 갑자기 모델명을 거론하는 이유는 모델별로 내장한 그래픽 프로세서가 조금씩 다르기 때문이다.
700A3D-S51 모델의 성능을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최신 온라인게임 '블레이드&소울'은 화면 해상도를 1,366X768으로 낮추고 그래픽 옵션을 중간 수준으로 맞추면 원활하게 즐길 수 있고, '크라이시스2'나 '엘더스크롤5:스카이림' 등 높은 사양을 요구하는 패키지 게임은 화면 해상도를 1,366X768으로 낮추면 그래픽 옵션을 높게 줘도 제법 할만했다. 이보다 낮은 사양을 요구하는 '리그오브레전드', '서든어택', '카트라이더' 등 캐주얼 게임은 매우 쾌적하게 실행됐다. 생각컨데 내년 출시 예정인 '피파온라인3'도 별다른 이상 없이 실행할 듯하다.
500A2D-S21은 '엔비디아 지포스 620M' 모바일 그래픽 프로세서를 내장해 게임 실행 능력이 조금 뒤떨어진다. 그래도 리그오브레전드, 서든어택, 카트라이더 등 캐주얼 게임이나 월드오브워크래프트 등 예전에 출시된 온라인 게임은 제대로 실행된다. 500A2D도 모델별로 그래픽 프로세서의 성능이 조금 차이나니 주의할 것. 게임을 중요시 여기는 사용자에게는 700A3D-S51을, 공간 활용을 중요시 여기는 사용자에게는 500A2D-S21을 추천한다.
두 제품 모두 PC로써 필요한 단자를 제대로 갖추고 있다. USB 3.0, HDMI IN/OUT, 스피커/헤드셋 단자와 SD카드 슬롯 등이 커버 뒤에 숨어 있다. 또한 DVD-멀티드라이브(읽기와 쓰기 둘 다 가능한 드라이브)도 제품 좌측 하단에 있다. 자세히 살펴보지 않으면 눈치채지 못할 정도다.
두 제품의 가격은 인터넷 최저가를 기준으로 700A3D 170만 원, 500A2D 120만 원이다. 직접 조립한 데스크탑PC보다 성능이 뒤떨어진다는 지적이 있을 수 있으나, 최대한 얇게 설계하고자 여러 전용 부품을 내장한 점이나 모니터의 가격도 감안해야 한다는 점 그리고 TV 수신 카드, 무선랜카드, 블루투스 등 다양한 기능을 탑재한 점 등을 감안하면 그리 비싸다고 할 수는 없다(게다가 윈도8도 설치돼 있다).
원룸 등에 혼자 살아 TV, 모니터, PC 등을 한방에 해결하고 싶은 사용자나 복잡하게 뒤섞여 있는 선을 깔끔하게 해결하고 싶은 사용자 그리고 카페, 미용실, 전시관 등에 손님을 위한 PC를 설치하고 싶은 오너라면 700A3D와 500A2D를 눈여겨보는 것이 좋겠다.
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