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D의 미덕이 속도라고 생각해? 제일 중요한 것은 '안정성'
플렉스터 SSD 신제품 출시회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olid State Drive, 이하 SSD)'의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 시장 조사기관 IDC는 올해 SSD의 판매량이 4,500만대에 이를 것이며, 이후로도 꾸준히 증가해 2014년 1억 대 이상 판매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리고 2016년에는 하드 드라이브와 대등하게 판매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처럼 SSD의 판매량이 증가함에 따라 여러 회사에서 더욱 성능을 개선한 신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광학 드라이브로 유명한 일본 회사 '플렉스터'도 이에 동참했다. 플렉스터는 기존 자사의 제품을 리비전(제품 외관/모델명 등을 유지한 채로 성능만 개선한 것)한 'M5 Pro'를 출시하고, 언론과 IT 커뮤니티를 대상으로 M5 Pro의 성능을 시연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플렉스터는 M5 Pro를 소개하면서 성능보다는 '안정성'을 강조했다. 사실 구형 SSD의 경우 멀쩡하다가도 갑자기 윈도 '블루스크린'이 뜨는 등 그다지 안정적이지 못했다. 플렉스터는 "구형 SSD는 물론 타사의 신형 SSD와 비교해도 M5 Pro의 안정성이 가장 뛰어나다"고 자신했다. 또한, "이를 실현하고자 모든 제품에 전수검사(기계대신 기술자가 직접 하나하나 문제점을 찾아내는 것)를 실시하고 있다"며, "48시간 테스트, (윈도를 설치하고) 2000번 재부팅, 4000회 이상 파일 쓰기/지우기를 반복해 이상이 없는 제품만 출시한다"고 전했다.
플렉스터 관계자는 이러한 안정성을 기반으로 고사양 PC를 구축하려는 사용자, PC방 점주, 엔터프라이즈(기업) 관계자에게 제품을 알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SSD 자체보다 SSD에 저장된 데이터가 더 중요한 이들, 즉, 제품의 신뢰성을 중요시하는 사용자층을 공략하겠다는 의미다.
안정성을 최우선시한 제품이지만 고장 날 가능성을 아예 배제할 수는 없다. 이를 대비해 플렉스터는 "5년 무상 A/S와 전문가 상담 시스템을 제공한다"며, "특히 전문가 상담 시스템을 통해 사용자의 PC 환경의 정보를 취합해 다시는 제품이 고장 나지 않도록 해결책을 제시한다"고 강조했다. 참고로 SSD는 정전기, 습기 등 사용자의 주변 환경에 따라 데이터가 유실되거나 제품이 고장나는 사례가 적지 않다.
M5 Pro는 성능도 뛰어나다. 플렉스터는 "M5 Pro의 성능은 10만 IOPS(읽고 쓰는 속도, 수치가 높을수록 좋다)에 달한다"며, "타사의 제품 중에는 12만 IOPS에 달하는 제품도 있지만, 이는 순간속도인 반면 M5 Pro는 평균속도"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또한, "윈도7에서만 사용할 수 있던 트림(TRIM, 오랜 시간 켜두면 PC가 느려지는 것을 방지하는 기능)을 윈도XP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고 말했다.
참고로 플렉스터측이 밝힌 메모리, 컨트롤러, 펌웨어(SSD의 3요소)는 다음과 같다. 메모리는 도시바로부터 공급받으며, 컨트롤러는 마벨의'9187 C리비전(9187의 세 번째 개선 제품)'을 채택했다. 펌웨어는 플렉스터가 직접 제작했다.
기자의 눈으로 본 행사
SSD 춘추전국시대
삼성전자, 인텔, OCZ가 국내 SSD 시장에서 경합을 벌이는 가운데 플렉스터도 한발 걸치고자 뛰어들었다. 그야말로 'SSD 춘추전국시대'다. 가격으로 밀어붙이는 삼성전자, 지속적인 펌웨어 업데이트와 안정적인 성능을 내세우는 인텔, 남들이 따라 할 수 없는 속도를 보여주는 OCZ 등에 대항하고자 플렉스터는 안정성을 내세웠다.
실제로 SSD는 하드 드라이브보다 상당히 불안전한 제품이다. 정전기가 조금만 튀어도 데이터가 지워지기 십상이다. 기업, PC방 점주들이 SSD를 도입하려 해도 이러한 불안정성 때문에 쉽사리 손이 가질 않는다. 제아무리 빠르다 해도 종종 멈추거나 고장 나는 제품을 쓰고 싶은 사용자는 없을 것이다. 이번 M5 Pro 출시를 계기로 다른 회사도 안정성을 중시한 SSD를 출시하길 기대한다. 실제 M5 Pro(256GB) 제품도 입수했으니 추후 리뷰를 통해 안정성과 성능을 검증해볼 계획이다.
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