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투스 곁들인 보조배터리 겸 스피커 '벤치'
'배터리 용량'은 스마트폰 구매 시 중요 검토사항이다. 아무리 재미난 애플리케이션과 좋은 노래도 배터리가 떨어지면 무용지물이기 때문. 지하철이나 버스 안에서 스마트폰이 꺼져 멍하니 있던 경험, 아마 다들 한 번씩은 있을 것이다. 그래서 요즘 스마트폰이 방전되는 상황에서 대처할 수 있는 휴대용 보조배터리 제품들이 인기다.
그리고 이런 제품 중에는 배터리 기능과 함께 스피커 기능까지 갖춰 활용도를 한층 높인 제품도 있다. 혼자 조용히 음악 감상을 하기엔 스마트폰으로도 충분하지만, 만약 여럿이 야외에서 함께 듣는다면? 스마트폰 자체 음량과 음질로는 아마 조금 부족함을 느낄 것이다. 이럴 때 휴대용 스피커의 진가가 발휘된다.
이번에 소개할 벤치소프트의 '벤치(Bench)' 역시 배터리와 스피커 기능을 함께 갖춘 제품이다. 이 제품에서 주목할 점은 케이블 없이 간편하게 음악을 들을 수 있는 '블루투스(Bluetooth)' 무선 통신 기능까지 제공한다는 것이다.
깔끔한 디자인.. 무게는 글쎄?
디자인 때문에 이 제품을 선택하는 소비자도 많을 것으로 보인다. 군더더기 없이 심플하다. 블랙 하이그로시 소재에 은색 테두리로 마감해 품격을 높였다고 제조사 측은 전한다. 15.5cm X 4.2cm X 6cm로 적당한 크기로 들고 다니기에 부담 없다. 버튼 구성도 심플해 직관적인 조작에 편리하다. 충전 상태나 블루투스 이용 여부 등의 제품 상태는 상단 LED로 확인할 수 있다.
측면에 3.5mm 스테레오 입력 포트와 USB포트 2개가 있다. 가운데 있는 마이크로 USB포트로 벤치를 충전할 수 있고, 하단의 USB포트로는 스마트폰을 충전할 수 있다. 블루투스뿐만 아니라 맨 위의 3.5mm 포트를 스마트폰과 연결할 수도 있다. 다만, 이 경우 블루투스 연결 시에는 발생하지 않았던 '우웅'하는 약간의 화이트 노이즈(연속적 잡음)가 발생한다. 하지만 크게 거슬릴 정도는 아니며, 블루투스 연결 시에 비해 배터리가 적게 소모되어 사용 시간이 늘어난다는 장점이 있다.
비슷한 용량의 보조배터리들이 약 140g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꽤 무게가 나간다. 실제 들어보면 조금 묵직한 느낌이다. 보조배터리에 스피커 기능까지 더해졌기 때문일 것이다.
3.5mm포트용 오디오 연결선과 5핀 마이크로 USB케이블이 제공된다. 마이크로 USB케이블은 외부 전원과 연결해 벤치 자체를 충전하거나 벤치에 연결된 스마트폰을 충전할 때 쓴다. 마이크로 USB포트를 가진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사용자는 케이블을 하나만 휴대하면 기계와 스마트폰 모두 충전 가능하니 번거롭지 않아 좋다.
하지만 별도의 제품용 충전기를 제공하지 않으므로 벤치 본체를 충전하려면 PC에 연결하거나 스마트폰에 제공되는 충전기를 사용해야 하며, 아이폰용 케이블이 구성품에 들어 있지 않은 점도 아쉽다. 아이폰 사용자는 기존에 갖고 있던 아이폰용 케이블로 연결해 충전하자.
내장 배터리 용량은 4,400mAh이다. 일반 스마트폰 배터리 용량이 1,500mAh 정도이므로 수치상 약 2.5회 충전할 수 있다. 하지만 충전 시간은 휴대폰용 충전기를 사용하는 것보다 다소 오래 걸린다. 옵티머스 뷰를 충전해 보았다. 배터리 용량의 10%를 충전하는 데에 일반 충전기는 약 12분, 벤치는 약 23분이 소요됐다. 충전 시간은 오래 걸리지만, 충전기가 없는 난감한 상황에선 벤치가 좋은 선택일 듯하다. 다만, 애플의 아이패드와 같이 높은 전압을 요구하는 일부 제품은 제대로 충전이 되지 않을 수도 있으니 구매 전에 참고하자.
블루투스로 전화도 받고, siri도 부른다고?
스피커 음질은 기대 이상이다. 휴대용 스피커답지 않게 저음 부분이 입체적으로 깔린다. 음량을 높일수록 이런 장점이 훨씬 발휘된다. 보통 휴대용 스피커 제품은 소리의 섬세함이 떨어지고 입체감도 없다. 일부 제품은 고음만을 강조하거나 높은 음량에서 찢어지는 소리가 나기도 한다. 벤치도 휴대용 스피커 제품이기에 많은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꽤 괜찮은 음질을 들려주어 만족도가 높았다.
음량과 오디오 연결방식(블루투스, 3.5mm 스테레오 연결)에 따라 다르지만, 최대 44시간 음악 재생이 가능하다고 제조사는 전한다. 블루투스로 연결하면 배터리 소모가 많아지므로 재생시간이 이보다는 다소 줄어들 것이다.
블루투스 사용 가능 반경은 상당하다. 제조사 측의 발표에 의하면 최대 10m 거리에서 사용할 수 있다고 했는데 IT동아에서 직접 실험한 결과, 중간에 장애물이 없는 경우에는 30m가 넘는 거리에서도 음악을 끊김 없이 감상할 수 있었다.
블루투스 사용 시 스피커로 음악감상을 하면서 스마트폰 배터리 충전을 동시에 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일부 타사 제품은 블루투스 사용과 배터리 충전을 동시에 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벤치엔 마이크가 내장돼 있다. 블루투스로 연결돼 있을 땐, 'TALK'버튼을 눌러 걸려온 전화를 스피커로 받을 수 있다. 만약 이 버튼을 비프음이 날 때까지 누르고 있으면, 마지막 걸었던 번호로 전화가 걸린다. 아이폰4S 이상부터는 이 버튼으로 Siri도 호출할 수 있다.
'휴대용 배터리'만으로는 부족한 당신을 위해
제조사 측은 '휴대용 스피커와 휴대용 배터리'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 한 것 같다. 하지만 직접 사용해 보니 휴대용 스피커 기능의 만족도가 훨씬 높았다. 보조 배터리로는 크기에 비해 용량도 크지 않고(스마트폰 크기의 타사 보조배터리 용량은 6,000mAh 정도) 상대적으로 무거운 편이다. 가격도 15만 8,000원으로 선뜻 구입하기엔 망설여진다. 만약 '휴대용 배터리'용도로만 사용하려고 구입한다면 아쉬운 선택일 수 있다.
그러나 벤치에는 약간 높은 가격에도 소비자를 끌어 당길 매력이 있다. 깔끔한 직육면체의 디자인은 어느 장소에 두어도 어울린다. 스피커 역시 휴대용 기기로선 높은 5.6W의 출력(PC용 소형 스피커 수준)을 갖추고 있어 야외에서도 충분한 음량을 들을 수 있으며 음질도 만족스러운 수준이다. 여기에 블루투스 기능까지 있어 금상첨화다.
이러한 점들을 전부 따지고 보면 납득 못할 가격 수준은 아니다. 평소 휴대용 스피커와 휴대용 배터리 모두에 관심이 있었던 소비자라면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글 / IT동아 나진희(naji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