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만 '변신'하냐? 데탑도 '변신'해!

강일용 zero@itdonga.com

로봇이 등장하는 애니메이션, 영화 등을 보다 보면 적을 무찌르기 위해 주인공의 로봇이 '변신'하는 장면을 볼 수 있다. 이처럼 성능을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해 변신(?)하는 데스크탑 PC가 등장했다.

지난 14일, 에이수스는 게이머를 위한 데스크탑 PC 'ROG' 시리즈의 최신제품 'CG8890'을 선보였다. CG8890의 가장 큰 특징은 막강한 오버클럭 기능과 이를 보조하는 '변신하는 본체'다. CG8890의 좌측 상단에는 486 시절에나 볼 수 있던 '터보 버튼'이 있다. 이 버튼을 누르면 프로세서의 처리 속도가 한층 더 빨라진다(오버클럭). 별도의 설정 같은 것은 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오버클럭에는 한 가지 단점이 있다. 빨라지는 속도만큼 프로세서에서 발생하는 열도 증가한다. 이를 해결하려면 강력한 쿨링(Cooling) 시스템이 필요하다. 제대로 된 쿨링 시스템을 갖추지 않고 오버클럭을 실행하면, PC는 얼마 지나지 않아 강제로 꺼진다.

여기에 CG8890이 변신하는 이유가 있다. 변신하면 쿨링 시스템의 성능이 한층 더 강력해지기 때문이다. 애니메이션 속 로봇이 적에게 치명타를 주기 위해 변신하는 모습과 닮았다. CG8890의 터보 버튼을 누르면 평소에는 본체 내부에 숨어있던 70mm 팬 6개가 전면에서, 그리고 60mm 팬 2개가 후면에서 튀어나와 작동한다. 파랗게 빛나던 LED가 붉게 변하는 것은 덤이다. 이를 통해 오버클럭시 발생하는 열을 효율적으로 배출한다. 누구의 아이디어인지는 모르겠으나 나름 참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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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이 변신을 통해 적을 무찌르는 것처럼 CG8890도 오버클럭을 통해 '종결자'급 성능을 얻는다. 프로세서의 동작속도가 최대 4.2GHz까지 올라가기 때문이다. 일반 PC에 탑재된 프로세서의 동작속도가 보통 1.8~2.3GHz 내외인 점을 감안하면 거의 2배 가까이 빠른 것. 변신해야 할 이유(?)가 있는 셈이다.

CG8890의 사양은 다음과 같다.

CPU : 3세대 인텔 코어 i7-3960X Extreme (3.3GHz) 헥사(6)코어 프로세서
GPU : 엔비디아 지포스 GTX 690 (전용 메모리 4GB)
메모리 : DDR3 16GB
저장공간 : SSD 128GB x 2(레이드 구성) + 하드드라이브 2TB
ODD : 블루레이 - RW
전원공급장치 : 900W

PC에 관해 조금이라도 알고 있는 사용자가 본다면 그야말로 눈이 휘둥그레질 사양이다. 그러나 더 놀라운 것은 가격이다. 39만 8,000엔, 그러니까 한화로 약 520만 원이다. 프로세서 가격은 100만 원, 그래픽 프로세서의 가격은 150만 원을 가뿐히 초과하니 어찌 보면 당연한 가격일지도 모르겠다.

에이수스측은 이 제품을 "기존 PC의 성능에 불만을 느끼는 게이머들을 위해 기획했다"며, "강력한 오버클럭 기능에 만족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이 말에는 맹점이 하나 있다. 워낙 기본 성능이 뛰어나다 보니 굳이 오버클럭을 하지 않아도 현존하는 모든 게임들을 쾌적하게 실행할 수 있다. 그야말로 '오버스펙'이 무엇인지 몸소 보여주는 제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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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만 '변신'하냐? 데탑도 '변신'해! (2)

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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