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스베이더가 디즈니랜드로 워프한 이유?

최근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스타워즈의 악역 '다스베이더(Darth Vader)'가 디즈니랜드에 놀러 간 동영상이 화제다.

이 동영상은 다스베이더가 회전 접시를 타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시작된다. 이를 다스베이더의 수하인 '스톰트루퍼(Stormtrooper)'들이 뒤에서 묵묵히 지켜보고 있다. 참으로 믿음직스러운 부하들이다. 이어 다스베이더와 스톰트루퍼는 노점상에서 팝콘과 음료수를 구매한다. 물론 그들이 어떻게 가면을 벗지 않고 팝콘과 음료수를 먹었는지는 여전히 미스터리다.

다스베이더가 솔선수범하는 모습도 눈에 띈다. 스톰트루퍼들이 돌 속에 박힌 '엑스칼리버'를 뽑지 못하고 있자 본인이 나서서 강력한 '포스(Force)'로 순식간에 검을 뽑아냈다. 다스베이더의 강력한 힘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밖에 다스베이더는 놀이 기구를 타던 도중 귀신이 나타나자 '라이트세이버(Lightsaber, 광선검)'를 뽑아들어 귀신을 격퇴하려는 모습도 보여줬다. 과연 악의 제왕다운 카리스마다.

이 동영상을 본 네티즌들은 "너무 웃기다… 놀라서 검을 빼드는 모습도 귀엽다", "나의 추억이 능욕당하는 기분이다", "디즈니랜드에 다스베이더 전용관이 생기는 것 아냐?"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동영상을 보려면 디즈니 유튜브 공식페이지(http://www.youtube.com/watch?v=xUbH1SEsqiE)에 방문하면 된다.

그런데 왜 다스베이더는 디즈니랜드에 놀러 갔을까?

이 동영상은 월트디즈니(Walt Disney)가 루카스필름(Lucasfilm) 인수를 기념해 제작한 공식 영상물이다. 지난 10월 30일, 디즈니는 40억 5,000만 달러(약 4조 4,000억 원)에 스타워즈의 제작사 루카스필름을 인수했다. 영화사상 최고의 악역으로 손꼽히는 다스베이더가 100여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캐릭터 '미키마우스'와 한솥밥을 먹게 된 것이다.

루카스필름의 설립자이자 스타워즈의 원작자 조지 루카스(68) 감독은 이제 일선에서 물러나 작품의 감수를 맡는 컨설턴트로 활동한다. 또한, 이번 거래의 대가로 4,000만 달러에 이르는 디즈니의 지분을 얻어 디즈니의 10대 주주가 됐다.

기업 인수라는 디즈니의 공격적인 행보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디즈니는 지난 2006년에는 '토이스토리'의 제작사 '픽사(Pixar)', 2009년에는 스파이더맨, 아이언맨, 어벤져스 등 여러 인기 캐릭터의 판권을 쥐고 있는 마블 엔터테인먼트(Marvel Entertainment) 등을 잇달아 인수했다. 외신들은 "이번에 디즈니가 루카스필름을 인수함에 따라 배트맨, 슈퍼맨, 해리 포터 등 막강한 프렌차이즈를 보유중인 워너브라더스(Warner Bros)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게 됐다"고 분석했다.

이번 인수 후 들리는 이야기 가운데 가장 흥미로운 소식은 단연 새로운 스타워즈 영화가 제작된다는 것이다. 디즈니는 오는 2015년 새로운 스타워즈 영화를 개봉하고, 2~3년 간격으로 두 개의 속편을 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약 30여 년 전 제작된 4, 5, 6부와 10여 년 전 제작된 1, 2, 3부에 이어 마침내 7, 8, 9부가 등장하는 것이다.

새로운 시리즈가 어떤 스토리로 전개될지 아직 공개된 바 없다. 4, 5, 6부에 출연한 기존 주인공들(루크 스카이워커, 한 솔로, 레아 공주)이 이어서 등장할지, 아니면 시간과 무대, 등장인물을 일신한 새로운 전개를 선보일지는 오직 조지 루카스 본인과 디즈니 관계자들만 알고 있다. 다만 이후 스토리가 영화로 제작될지조차 불투명했던 예전과 달리, 제작 여부와 개봉 시기까지 알게 됐으니 스타워즈 팬이라면 설렐 수밖에 없다.

한편 이번 인수를 통해 디즈니는 게임 산업 쪽에도 한층 역량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 루카스필름은 자회사로 게임 제작사 '루카스아츠(Lucasarts)'도 거느리고 있기 때문이다. 루카스아츠는 스타워즈 프렌차이즈 기반의 게임과 여러 오리지널 게임을 선보이고 있다.

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