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구글 넥서스10, 안드로이드 태블릿PC란?

지난 2012년 10월 29일(현지시간), 구글은 공식 블로그를 통해 삼성전자와 함께 최신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4.2(이하 젤리빈)을 탑재한 레퍼런스 태블릿PC '넥서스10'을 발표했다. 애초에 미국 뉴욕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구글의 이번 안드로이드 이벤트는 허리케인 '샌디(Sandy)'로 인해 해당 지역이 피난 구역으로 지정되어 취소되었으나, 블로그를 통해 깜짝 발표를 했다.

넥서스10은 구글이 지난 넥서스7에 뒤이어 내놓은 두번째 태블릿PC로 300 PPI(인치당 픽셀 수)를 지원하는 10인치 크기의 디스플레이(WQXGA, 2,560x1,600 해상도)를 탑재해 동영상이나 전자책 등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즐기는데 최적화되어 있는 태블릿PC다.

구글, 태블릿PC를 향한 안드로이드의 도전
(1)
구글, 태블릿PC를 향한 안드로이드의 도전 (1)

넥서스10은 다크 그레이 색상과 전체적으로 부드러운 곡선 디자인이 적용됐다. 제품 크기는 263.9x177.8mm, 두께는 8.9mm이며, 무게는 603g이다. 3G나 LTE를 지원하지 않는 와이파이(Wi-Fi) 모델만 선보였지만, 다중안테나를 적용해 일반 와이파이 전송속도 보다 약 3~4배 빠르다. 또한 NFC 안테나를 전후면에 모두 탑재해 데이터 전송, 모바일 결제 등 이를 활용한 다양한 서비스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기본 사양도 공개했다. 동작속도 1.7GHz의 ARM Cortex A15 기반 삼성 엑시노스 5250 듀얼코어 프로세서(말리 T604 GPU), 2GB 메모리, 9,000mAh 대용량 배터리, 전면 150만/후면 500만 화소 카메라 등 현재 출시한 10인치 태블릿PC 중 높은 성능을 탑재했다. 높은 기본 사양과 개발 단계부터 구글과 함께 협조한 젤리빈의 호환성이 넥서스10이 지닌 강력한 무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구글, 태블릿PC를 향한 안드로이드의 도전
(2)
구글, 태블릿PC를 향한 안드로이드의 도전 (2)

넥서스10의 화면 해상도

넥서스10의 화면 해상도는 WQXGA 2,560x1,600이다. 같은 제조사 삼성전자가 출시한 갤럭시노트10.1의 1,280x800 해상도보다 딱 4배 높다. 인치당 픽셀 수를 뜻하는 PPI는 300에 이른다. 애플이 최근 선보인 레티나 디스플레이의 아이패드4 해상도는 2,048x1,536으로 PPI는 264다. 단순 비교만으로 보면 한층 성능이 높아진 디스플레이다. 지난 주 발표한 애플의 13인치 맥북 프로 레티나와 같은 해상도를 저 작은 크기의 화면 속에 넣었다. 디스플레이만으로 보면, 현재 경쟁상대가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구글, 태블릿PC를 향한 안드로이드의 도전
(3)
구글, 태블릿PC를 향한 안드로이드의 도전 (3)

이처럼 화면 해상도가 커질수록, 프로세서 성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넥서스10에 탑재된 프로세서는 현존하는 태블릿PC, 스마트폰용 프로세서 중 가장 높은 성능의 엑시노스 5250이다. 같은 프로세서를 탑재한 구글 크롬북을 통해 공개된 벤치마크 성능 비교표에 따르면, 엑시노스 5250은 아이폰5에 탑재된 애플의 A6, 모토로라 레이저i에 탑재된 인텔 아톰 Z2460, HTC One X에 탑재된 스냅드래곤 S4 또는 테그라3보다 성능이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는 벤치마크 프로그램에 의해 나타난 수치적 결과로 실제 실행 성능은 차이가 날 수 있다.

제품 출시 가격은?

넥서스10의 출시가격은 16GB 모델이 399달러, 32GB 모델이 499달러에 판매된다. 미국의 경우 11월 13일 출시로 확정되었으나, 국내 출시 시기와 가격은 아직 미정이다. 영국, 호주, 프랑스, 독일, 스페인, 캐나다, 일본 등에 먼저 출시한다.

태블릿PC 중 가장 높은 성능, 하지만…

넥서스10의 기본 사양 및 성능 등이 현존하는 태블릿PC 중 가장 높다는 것에는 이견이 없다. 문제는 얼마나 젤리빈과 잘 조화(?)되어 있느냐는 것. 사실 높은 기본사양 및 성능은 이전까지 태블릿PC 제조사가 강조해 온 부분이다. PC 제조사 1위였던 'HP의 터치패드', 안드로이드 3.0 허니콤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선보였던 '모토로라의 줌' 등이 있었지만, 결과는 썩 좋지 못했다. 최적화 문제 및 앱 생태계의 부재 때문이다. 높은 기본 사양을 탑재했지만, 안드로이드 운영체제가 이를 제대로 지원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리고 앱 생태계다. 스마트폰, 태블릿PC와 같은 모바일 기기의 경쟁력은 사용할 수 있는 앱 생태계에서 나온다. 모바일 기기를 가지고 '얼마나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가'는 곧, '사용할 수 있는 앱은 몇 개인가'와 같게 여기곤 한다.

구글, 태블릿PC를 향한 안드로이드의 도전
(4)
구글, 태블릿PC를 향한 안드로이드의 도전 (4)

물론, 구글의 플레이 스토어에 등록된 앱 개수는 애플의 앱스토어에 등록된 앱 개수를 많이 쫓아왔다. 하지만, 대부분 스마트폰용 앱이다. 태블릿PC에서 함께 사용할 수도 있는 앱이 대다수이긴 하지만, 크기 및 해상도가 다른 두 제품군에서 같은 UI와 기능의 앱을 사용하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일까. 애플이 태블릿PC 아이패드를 발표한 이후, 아이패드에 최적화된 전용 앱의 개수를 매년 발표하는 이유를 생각해봐야 한다.

이번에 구글이 기본 사양과 성능 이외에 발표한 젤리빈의 기능은 사실 그리 많다고 볼 수 없다. 부드러운 그래픽 전환과 빠른 터치감, 향상된 앱 구동 속도와 함께 맞춤형 정보를 제시하는 '구글 나우(Google Now)', 부팅 시 여러 사용자 계정을 지원하고 다양한 오피스용 소프트웨어에 빠르게 접근할 수 있는'퀵 오피스(Quick Office)' 기능 등이 있지만, 대부분 기존에 있던 기능을 개선하는 정도다. 사용자가 원하는 것은 어디에, 어떻게 사용할 수 있는가라는 점을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

IT동아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Creative commons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의견은 IT동아(게임동아) 페이스북에서 덧글 또는 메신저로 남겨주세요.